한국의 선비정신이 깃든

권기로 대나무 사진전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누가 시켰으며, 속은 어찌 비었는가?

저러고도 사계절에 푸르니 그것을 좋아하노라.’

학창시절 배웠던 조선 중기 고산 윤선도 선생의

‘오우가’ 중 대나무를 표현한 구절입니다.

여기서 대나무의 곧은 선비자세를 상징하는데요,

한국의 선비정신을 담은 권기로 작가의

‘대나무 사진전‘이 펼쳐지고 있다고 해 찾아가 보았습니다.

10월 11일부터 15일까지

솜리문화예술회관 전시실 1층에서는

권기로 작가의 사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권기로 작가는 한국사진작가협회 자문위원이자

전라북도 사진대전 초대작가 등

전라북도 사진 발전에 앞장서고 있는

사진작가로 이번 전시는 오롯이 본인이

사랑하는 대나무만을 소재로 삼았습니다.

권작가는 군산 출신으로

군산교육대학을 나와 교직을 퇴직하고,

1977년 한국사진작가협회 군산지부 회원으로

가입하면서 사진인생을 새롭게 시작하셨는데요,

한국 사진문학상 출판상 수상에

홍조근정훈장까지 받을 정도로

그 열정만큼은 남다릅니다.

전시관 입구에는 권기로 작가의

대나무 사진들이 담긴 팸플릿을

예쁘게 부착되어 있었는데요,

작가의 대나무 사랑이 느껴지는 사진들로

(재)익산문화관광재단의

‘2024다이나믹 아티스트 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초록이 주는 산뜻한 느낌부터

흑백으로 인화된 사진까지 서로 다른 느낌으로

다가와 실제 전시가 더 궁금해집니다.

입구에서 이번 익산 사진전 팸플릿과

지난 2020년 전시되었던

‘흑과백 그리고 기다림’이라는

작품집 한권을 받았습니다.

작품집만 펼쳐보아도

작가의 소박한 감성이 느껴지는데요,

흑백사진의 묘미를 잘 아는 권기로 작가는

어떤 마음으로 대나무를 카메라에 담았을까요.

익산 사진전 권기로 작가의 사진에는

예쁜 대나무 숲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쭉 둘러보니 작가의 작품에는

작품 제목이 없는 것도 독특합니다.

혹시나 빠트린 게 아닌가 하고

팸플릿을 살펴보니

모두 ‘Bamboo-001’ 식으로

Bamboo에 번호만 붙였습니다.

작품자체가 제목인 셈입니다.

하나하나 살펴보니 모두 20작품이나 됩니다.

대나무의 선비정신을 표현하기 위해

무려 5년 동안 대나무 사진을 찍기 시작했으며,

어렸을 적 대나무 집에서 살아서인지

대나무들이 더 애착이 간다고 합니다.

역시 권기로 작가가 좋아하는

흑백 대나무도 보입니다.

흑백으로 표현한 작품은 컬러와 다르게

세부적인 색상보다는 형태, 선, 명암에

더욱 집중하게 됩니다.

과거로 돌아간 듯 독특한 분위기와 감정을

전달하는 대나무 밭을 보니

감성적으로 대나무를 바라보게 됩니다.

사계절 대나무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은

사진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초록이 가득한 대나무, 무더위를 함께한 대나무,

가을하늘에 홀로 핀 대나무,

그리고 눈 덮인 대나무까지 다양한 계절과

환경에서 바라본 대나무들은

보는 각도에서 다르게 해석됩니다.

작품 감상을 하다보면 뚝뚝 뻗은 대나무가 주는

선비적 기개가 느껴져 보는

이들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어줍니다.

익산 사진전 작품의 소재가 되는

대나무 촬영지가 궁금해

전시관에 계신 작가님께 여쭈어 보았습니다.

바로 익산 미륵산 자락에 있는

구룡마을이라고 합니다.

이곳은 KBS 2TV 드라마 <추노>와

영화 <최종병기 활>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곳인데요,

구룡마을은 한강 이남의

최대 대나무 군락지로도 잘 알려진 곳입니다.

구룡마을의 대나무 숲은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대나무의

주요 수종인 왕대가 많은 곳인데요,

북방한계선에 위치하여

생태적인 가치가 매우 높고,

다른 지역의 대나무 숲과 다르게

마을 한가운데에 크게 위치하고 있어

사진작가들은 물론이고,

많은 관광객들이 대나무 숲을 보기위해

방문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사진으로 담아놓으니

그 느낌이 더 진하게 전해집니다.

대나무의 곧은 성품과 속이

비어 있는 모습에서는

관직과 재물을 탐내지 않고

마음을 비운 듯한 선비의 자세를,

그리고 늘 푸른 색깔에서는

선비의 기개를 느끼게 합니다.

그래서 옛 선비들은 서당과 서원에

대나무를 심어 제자의 마음속에

선비 정신을 심어 주고자 했습니다.

대나무의 아름다움과 선비의 정신은

현대 사회에 사는 우리에게

귀중한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한국의 선비정신을 담고 있는

권기로 작가의 대나무 사진이 많은 분들에게

소중한 울림을 주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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