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울산시 블로그 기자단 허은선입니다.

무더운 날씨 속 인상적인 전시가 있어 울산노동역사관을 방문해 보았습니다.

울산시 북구에 위치한 울산노동역사관에서 6월 27일부터 8월 10일까지 열리는 울산 민중미술 1세대로 40년 동안 활동 중인 정봉진 작가의 울산 민중미술 아카이브 프로젝트 전시가 열리고 있답니다.

건물 내로 들어서자 정봉진 전시 소개가 곳곳에 안내되어 있습니다.

울산노동역사관1987은 4층에 위치하고 있고 그 안에 기획전시실이 있답니다.

울산노동역사관1987은 저도 처음 방문해 봤는데 노동의 의미와 울산 노동의 역사 등을 살펴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어린이와 학생들을 위한 체험도 진행되고 있는 등 무더운 여름철 울산 실내 가볼 만한 곳으로 좋을 것입니다.

울산민중미술 아카이브 프로젝트에서는 정봉진 작가가 평생 소장해 온 자료집을 비롯해 전시 문서와 사진, 작품들을 한자리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입구로 들어서자 지금도 활동 중인 정봉진 작가의 작품을 만드는 모습을 배경으로 정봉진 작가를 사랑하고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응원 메시지와 애정 어린 글귀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보통은 노트에 방명록을 기록하게 되는데 특별하게도 벽면에 누구나 펜으로 작품을 감상한 후 소감을 적을 수 있답니다.

인상적인 방명록 옆쪽 거대한 벽면에는 십이지신이 그려진 그림이 걸려 있습니다.

소년 정봉진 미술로 빛나다 1959 ~ 1978

전시는 총 6개의 섹션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가장 먼저 그의 탄생과 함께 학창 시절 미술로 주목받고 미술대회에서 많은 상을 받았던 기록들과 함께 학창 시절에 그린 유화 몇 점도 함께 소개하고 있습니다.

바닥에서 일어나는 청년 정봉진 1979 ~ 1987

정봉진은 외항선 생활과 군 복무를 끝낸 후 1982년 청우동인회 전시를 시작으로 전업작가를 꿈꾸게 됩니다.

그리고 민중미술의 흐름을 알게 되자 울산과 경남지역 작가들을 만나 1985년 <바닥전>을 참가. 전시회 이름 '바닥'은 세상의 맨 밑이자 기본이 되는 땅을 뜻하고 있습니다. 엄한 군사독재 시기에 민중미술을 직접 언급하기보다 민중을 연상시키는 단어로 골랐던 것이지요.

바닥전을 계기로 모인 미술동인들은 울산에서 민중미술을 꽃피우는 씨앗이 됩니다.

민중과 함께 현장 속으로 들어가다 1987 ~ 1995

정봉진은 부산경남 청년작가들이 참여한 여러 단체전에 적극 참여하였고 1988년은 노동 현장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고 노동자 투쟁을 지지하는 노동 미술이 활발하였습니다.

정봉진은 1988년 4월 총선, 노동자 후보 선거운동과 울산노동문화한마당을 시작으로 노동조합 홍보물에 배경 그림, 삽화, 만평 등을 그리면서 노동조합과 연대하여 다양한 걸개그림 작업을 주도하게 됩니다.

정봉진은 1987 ~88년에 판화전을 연달아 개최하면서 울산의 특성을 담아 노동과 환경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선보이게 됩니다.

울산미술인공동체, 민예총, 민미협 1996 ~ 2004

정봉진은 울산 예술인을 규합하는 일에 누구보다 앞장섰으며 울산에서 민족예술단체를 결성하는 과정에서 마중물이 되었습니다.

자료들을 통해서 그의 다양한 활동을 알 수 있는데요. 울산의 처용설화, 공업도시 등의 이미지를 형상화하여 만든 작품들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고된 삶 속, 하청노동자와 예술노동자 2005 ~ 2017

정봉진 작가는 작품 활동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워 울산 동구에 미술학원을 운영하며 그림을 가르치게 됩니다.

근데 그마저도 쉽게 되지 않아 2003년 학원을 접고 울산을 떠나 노동자로 일하며 살게 됩니다.

힘든 노동자의 삶으로 인해 작품 활동이 어려워지며 예술을 하는 노동자, 노동하는 예술가로 오랜 시간을 버텨야 했습니다.

수많은 스크랩북 속 빼곡하게 자리한 작품들이 그의 열정을 느끼게 합니다.

생계라는 현실의 벽에 막혀 건강이 악화되면서까지 힘든 삶을 살았지만 그의 재능은 회화를 넘어 목판화, 만평 등 다양한 방식으로 노동, 문학, 연극, 환경 등 울산 문화 예술계에 녹아들었다는 것을 방대한 자료들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특히 현대중공업 작업복에 그려진 "함께 가는 길"은 노동자의 삶이 느껴지는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다시 나무를 고르고 조각칼을 쥐다 2018 ~ 2021

2018년 12월 울산노동역사관에서 회고전 형식으로 전시를 열었으나 신작을 선보이지 못한 아쉬움이 커 새로운 판화에 대한 결심을 바탕으로 2년 동안 준비를 해 2021년 12월에 개인전을 개최하게 됩니다.

하지만 지병으로 급격히 몸이 쇠약해지면서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적은 10점의 신작만 완성하게 됩니다.

2020년 가을, 급격히 몸이 안 좋아지게 되면서 주변의 동료 예술인과 지인 등 모두 이러한 상황을 걱정하며 응원의 목소리가 커져갑니다.

환히 빛나는 촛불처럼. 다시 뜨겁게 2022 ~ 현재

정봉진 작가의 아카이브는 작가 개인의 기록에 머물지 않고 민중미술을 넘어 울산의 민주주의, 노동운동 등의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한 개인의 자료이지만 그의 다이어리와 스크랩북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시대적 흐름과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우리 시대 도깨비라 불리는 정봉진 작가의 또 다른 도약과 활약이 기대되는 전시였습니다.

울산노동역사관 관람안내

※ 해당 내용은 '울산광역시 블로그 기자단'의 원고로 울산광역시청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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