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이야기를 찾아 떠나는 스토리투어, 가양동 마을 여행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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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스토리투어는 전문가의 해설을 들으며 대전의 숨은 명소와 역사를 둘러보는 스토리텔링 기반의 여행 프로젝트입니다. 새벽투어, 야간투어, 테마투어 3개 유형의 11개 코스로 총 60회 운영되며, 이번 글에서는 테마투어의 마을 여행 중 하나인 '가양동 마을 여행' 후기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가양동 마을 여행의 스토리 포인트는 봄꽃, 팽나무 조망, 박팽년, 마을 수호신이었고, 코스는 대전 시청역 1번 출구에서 출발하여 우암사적공원으로 이동해 남간정사 → 팽나무 → 박팽년 선생 집터 → 가양문화공원 → 두껍바위를 둘러본 뒤 점심을 먹고 다시 대전 시청으로 돌아오는 일정이었어요. 스토리투어의 참가비는 1인 10,000원이며, 점심 식사가 포함된 투어는 추가 비용 10,000원이 있으니 참고해 주세요.

우암사적공원에 도착해 가양동 마을 지도를 보며 마을의 역사와 발전을 위해 주민들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설명을 듣고 남간정사로 이동했습니다.

남간정사는 우암 송시열 선생이 말년에 제자들을 양성하며 학문을 대성한 곳으로, 그의 사후에는 유림들이 목판을 새겨 송자대전을 펴냈던 유서 깊은 장소입니다. 남간이란 양지바른 곳에 졸졸 흐르는 개울을 의미하며, 이는 주자의 시 '운곡남간'에서 따온 이름으로 주자를 사모한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흐르는 물 위에 지어진 건물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맑은 물소리와 연못에 비치는 풍광이 어우러져 한층 더 운치 있는 경관을 자아내는 곳입니다.

팽나무라는 이름의 유래에는 두 가지 설이 있는데 하나는 열매를 대나무 총에 넣어 쏘면 '팽'하는 소리가 나서 붙여졌다는 설, 또 다른 하나는 팽이버섯이 잘 자라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고 해요. 가양동의 팽나무는 어느 방향에서 보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데, 특히 주차장 아래에서 올려다볼 때 그 웅장함과 위풍당당함을 더욱 잘 느낄 수 있다고 설명해 주셨어요. 방문하신다면 주차장에서 꼭 한번 올려다보시길 추천합니다.

이후 20분의 자유시간 동안 송자대전판과 유물관을 둘러보았는데요. 송자대전판(대전 유형문화재 제1호)은 우암 송시열 선생의 일대기와 글들이 담긴 목판이며, 선생의 유품과 자료가 전시되어있는 유물관에는 대전시 문화관광 해설사가 상주하고 있어 설명이 필요하면 언제든 요청 가능합니다. 마침 이날은 송시열 선생과 여러 학자를 기리는 춘향제가 열리고 있어 뜻깊은 행사도 함께할 수 있었어요.

다음으로 향한 곳은 대전시 기념물 제1호 박팽년 선생의 집터입니다. 박팽년 선생은 조카 단종을 유배시키고 세조로 즉위한 수양대군의 신하가 되기를 거부하며 죽음을 선택한 사육신 중 한 분입니다. 이곳은 선생이 나고 자란 장소로 과거에는 담장이 쳐져 있고 관리가 되지 않아 출입이 어려웠지만, 주민들의 촉구로 2023년 10월 지금의 모습으로 정비되면서 마을의 공원 역할은 물론 역사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곳으로 거듭났습니다.

가양문화공원은 도심 미관을 해치고 주민 불편이 초래하던 곳을 공원으로 만드는 도시 빈집·공터 공원화 프로젝트 제1호입니다. 이곳에는 족욕 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방문객들이 편하게 쉴 수 있으며, 여름이면 더위를 식혀줄 시원한 분수가 가동되고 작은 소규모 공연들도 열릴 예정이라 주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투어의 마지막 코스는 600년 전부터 마을을 지켜온 두껍바위였습니다. 이 바위는 두꺼비를 닮아 두껍바위라고 불리며, 예전부터 흉년이나 나라가 어려울 때 주민들이 불안을 해소하고자 제를 지내던 곳으로 현재까지도 가양동의 보물로 여겨지고 있다고 해요.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작은 돌을 주워 두껍바위에 비비며 한 가지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고 하여 이날 투어에 참여한 분들 모두 간절한 마음으로 소원도 빌어보았습니다.

점심 식사 후 다시 대전 시청으로 이동하며 투어는 끝이 났는데요. 가양동 마을 여행의 특별한 점은 마을 주민들이 직접 해설사 역할을 한다는 점이었어요. 마을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해설도 좋았고 이곳에 살고 계신 분들만이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는 더욱 생생하고 따뜻하게 와닿았습니다. 가양동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으며 역사와 문화를 체험한 뜻깊은 여행이었고 앞으로 진행될 다른 테마의 대전 스토리투어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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