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산업수도로 알려진 울산에서 정말 특별하게 느껴지는 곳이 있습니다.

과거와 현재가 완벽하게 공존하는, 그래서 그 풍경이 생경하지만 또 한편으론 따뜻하게 느껴지는 곳, 바로 언양읍성입니다.

복원된 남문의 누각 영화루에서 바라본 풍경

울주군 언양읍에 위치한 언양읍성의 역사는 무려 600년이 넘었습니다.

고려 말에 흙을 쌓아 만든 토성으로 만들어졌다가 조선시대에 돌을 쌓아 만든 석성이 되었습니다.

현재도 석성의 모습을 일부 하고 있는데 이는 당시의 것은 아니고 근래 들어 다시 복원한 것입니다.

조선시대 쓰였던 석재들이 모두 온전하게 남아있으면 좋았겠지만 일제강점기에 접어들어 조선시대에 남아있던 성벽을 허물었고 당시 쓰였던 석재들은 뿔뿔이 흩어져 다른 건설공사에 사용되거나 재가공되었습니다.

하지만 발굴조사를 통해 당시의 성벽 일부와 축조기법들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과거의 모습을 복원했습니다.

언양읍의 중심지와 접해있는 이곳만 유일하게 뻥 뚫린 채 공터의 형태로 남아있습니다.

안내소에 들러 언양읍성의 이야기를 듣고 산책을 시작해도 좋다.

과거 읍성은 해당 지역의 행정 및 군사의 중심지였습니다. 지금은 비록 그 흔적을 찾을 수 없지만 각종 행정건물들이 모두 읍성 내에 있었죠.

누군가는 옛 모습을 추정해서 건물들도 다시 세우고 공원처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는 언양읍성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은 공백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읍성이 지나온 시간의 흔적을 그대로 담고 있기 때문이죠.

성벽을 허무는 건 단순히 분리되어 있던 공간을 재조정하는 의미 그 이상을 가졌습니다.

일반 백성들에게 높기만 했던 성벽을 너무도 손쉽게 무너뜨리는 일제의 그 폭력성을 당시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궁금해집니다.

관청 건물들이 즐비했던 읍성은 더 이상 공적인 공간이 아니었고 예전이라면 결코 상상도 할 수 없었을 민가들이 읍성 내에 하나 둘 자리 잡기 시작했을 겁니다.

그리고 그러한 사회적 변화는 시간이 지나서도 계속 이어졌고 지금도 일부 집들이 남아있습니다.

물론 문화유산이기에 장기적으로는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되어야겠지만 이것 역시도 우리의 역사의 한 페이지고 먼 훗날에는 우리가 6~70년대를 사진으로 만나며 과거의 시간을 만나는 것처럼, 그런 변화의 시간이 또 있지 않을까요?

복원된 남문의 누각 영화루

조선시대 건축양식과 현대의 건축물이 한데 어우러지는 풍경

멀리 펼쳐진 영남알프스

아파트와 성벽

노을이 지는 서문쪽 길

복원된 남문에서 시작해 동, 북, 서문터를 둘러보는 데 만해도 한참이나 걸립니다.

당시 언양읍성의 크기가 얼마나 컸을지를 생각해 보는 건 어렵지 않죠.

그리고 네 방향에서 이어지는 길들이 만나는 정 중앙. 이곳에서 바라보는 사방의 풍경은 참 묘합니다. 서쪽으로는 높은 영남 알프스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북쪽과 동쪽으로는 아파트와 각종 현대식 건물들, 그리고 남쪽으로는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누각까지.

눈을 감고 100년 전, 200년 전 같은 자리에서 있었을 누군가를 상상해 봅니다.

시대마다 다른 언양읍성의 모습을 상상해 보면 그 순간은 더욱 특별해지죠.

공존의 공간 언양읍성

현재 언양읍성의 많은 공간은 비어있습니다. 하지만 그 공백으로 인해 과거의 모습을 상상을 통해 나만의 그림으로 채우는 재미가 있습니다.

혼자 산책해도, 아이와 함께 산책하며 이곳에 있었을, 그리고 살았을 사람들의 삶을 상상하며 걷는 길.

언양읍성을 걷는 또 다른 재미가 아닐까 합니다.

사람들과 함께 공존하는 읍성

조선시대 건축물 너머로 바로 보이는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풍경들. 그 모습이 다소 이질적이면서도 동시에 정겹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서로를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공존의 모습이랄까요?

※ 해당 내용은 '울산광역시 블로그 기자단'의 원고로 울산광역시청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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