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시간 전
평택시민기자단 | 평택 덕동산 근린공원 현충탑, 조용한 기억의 길을 걷다
낡은 담벼락 사이, 그리 높지 않은 계단이 조용히 올라가는 길을 안내합니다.
붉은 벽돌 위로 자란 이끼와 풀잎들이 계절의 무게를 담아내듯, 이 길 끝엔 오래도록 기억되어야 할 장소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로, 평택시 비전동 덕동산 근린공원 현충탑입니다.
사진으로 보면 단순한 계단이지만, 직접 그 길을 오르다 보면 자연스레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양옆으로 늘어선 낡은 담벼락과 햇살이 드리우는 벽면, 그리고 점점 가까워지는 초록 숲의 기운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덕동산 정상으로 울창한 나무 사이로 조용한 산책로와 벤치,
그리고 멀리서도 단정한 기운을 풍기는 현충탑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덕동산공원 정상에 자리한 이 탑은 1957년 8월 15일,
6·25전쟁에서 나라를 지키다 전사한 628인의 호국영령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습니다.
그 이름을 다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누군가는 끝까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총 대신 맨주먹을 쥐었던 평택의 청년들을 위한 자리입니다.
그들은 방어선에서, 고지에서, 심지어는 후방에서까지
나라를 지켜내고자 애썼고 어떤 이는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제가 방문한 날은 6월, 현충일 즈음이었습니다. 현충탑 앞에는 하얀 국화가 묵묵히 놓여 있었고
시민 한 분이 더운 날 꽃이 시들까 봐 가지고 온 얼음을 국화꽃이 담긴 통에 모두 넣고는 조용히, 그리고 깊은 예를 올리고 있었습니다.
산책로 옆 벤치에 앉아 있으면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반짝이고 솔향기 섞인 바람이 가슴을 가볍게 스쳐갑니다.
마음 한편엔 이 길을 걷기 위해선 누군가의 희생이 있었다는 조용한 울림이 머무릅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웅장한 추모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저 하루의 어느 순간, 덕동산 근린공원처럼
조용한 숲길을 걸으며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화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님을 떠올리는 것!
그리고 한 번쯤은 자신의 이름 없이 사라졌을
628명의 호국영령에게 속으로나마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것.
그 소박한 기억이야말로 현충탑이 존재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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