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3일,

오후 2시에서 3시를 막 넘어가는

영상 4~5의 온화한 날씨,

점심 먹고 우장산이나 한 바퀴 돌기에

딱 좋은 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간간이

'우장산에 너구리 가족이 산다더라'

'누구는 봤다더라'

듣기는 들었으나

정말 "딱" 하고 마주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몸 길이 50~68cm

꼬리 길이 15~18cm

몸무게 4~40kg

개과 중 원시적인 동물

네이버에 찾아보니

너구리는 대략 이렇게 생겼다고 쓰여있는데,

정말 그렇게 생긴 생명체가

어디선가 슬금슬금 기어 오더니,

사람을 만나도 낯설어하지도 않고,

나는 지가 초면인데,

저는 내가 구면인 양

그윽한 눈빛으로 눈인사를 합니다.

크게 움직이지도

멀리 도망가지도 않는 녀석에

깜짝 놀란 것도 잠시,

강아지처럼 귀여운 모습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경계심이 사라집니다.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개와 곰의 중간쯤으로 생겼습니다.

일본 어딘가에서는 곰이 민가로 내려와

사람을 헤쳤다는데,

순간 등골이 오싹

머리가 쭈뼛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우리 개는 안 물어요'

믿었다가 낭패를 본 사람들이라던가

'우리 개는 꼬리치며 반기다가 확 물어요'라던 말들이

머릿속을 스치며,

너구리는 개랑 비슷하니,

아니 곰에 가까우니 더 무서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습니다.

너무 오래 쳐다보아서

너구리 님 기분이 상할 수도 있겠다.

짐짓 짐작을 해보며 다음에 또 만나자 아쉬운 작별을 합니다.

우장산에 가면 꼭 다시 만나고 싶어

"우장이"라 이름을 붙여주고

몇 차례 불러보았습니다.

우장산에 둥지를 틀고 살아가는 너구리는

네댓 마리 정도 되는 한 가족이라고 합니다.

간혹 어미가 새끼를 데리고 다니는 모습이

몇 년 전부터 눈에 띄었다고 하는데,

어느새 훌쩍 커버린 새끼들이

사람들 산책을 지켜보며 구경을 하러 나온 모양입니다.

주로 다니는 입구,

공항정 활터 위,

황톳길 옆에 마침 쉼터가 있어서 괜히 들어가 몸을 피해봅니다.

잠시 쉴 수 있는 막힌 공간이지만,

유리로 된 창이 넓어

안에서 밖에 있는 너구리를

좀 더 대담하게 관찰할 수가 있었습니다.

만약 우장산에서 너구리를 만났는데,

왠지 무서워 전혀 발걸음을 떨 수가 없다 느껴진다면

우선 쉼터에 들어가 안정을 취하십시오.

너구리가 멀리 가버릴 경우,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나오시면 됩니다.

혹시 만약에,

극한의 대치 상황이 생긴다면

꼼짝 말고 숨어서 핸드폰으로 도움을 청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사진 몇 장 찍다 보면

기분이 한결 나아질 터이니,

잠시 호들갑을 떨었던 상황이 쑥스러워질 수도 있습니다.

우장이가 사는 우장산은

너구리 명소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여기저기 너구리 출몰과 관련된 표지판이 있는 걸 보니,

너구리를 만난 주민들이 예상보다 많은 것 같습니다.

잠시 두고 온 친구처럼 벌써 보고 싶어집니다.

강서까치뉴스 류자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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