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최초의 학생 민주화 운동인 3·8민주의거를 기념하고, 그 역사를 통해 앞으로 민주주의를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함을 알려주는데 기여하게 될,‘3·8민주의거 기념관’이 개관하였습니다.

3·8민주의거 기념관

위치 : 대전 중구 선화서로 46 (선화동)

관람시간 : 09:00~18:00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및 추석

- 3·8민주의거 : 1960년 3월 8일부터 10일까지 자유당 이승만 독재정권의 부정과 부패, 불법적 인권유린에 대항한 대전의 학생 민주화 운동

기념관 1층에는 3·8민주의거 당시의 생생한 사진 자료와 학생백일장 수상작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학생들이 체포되거나 시위하는 사진 자료에서 그 당시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전시자료 중 1960년 4.19의거에 참가했다가, 경찰의 총탄에 맞아 순국한 대전고 출신의 3명의 합동위령제 모습을 담아봤습니다.

기념관 1층은 자료 전시실뿐 아니라 독서를 위해 개방된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서가대에는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역사에 관련한 여러 도서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역사는 곧 근현대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흥미롭게 읽어 볼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도서를 읽어 보기로 하고 2층으로 이동합니다.

기념관 2층 상설 전시실에는 3·8민주의거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느낄 수 있도록, 실사화한 입간판과 1960년 당시 대전의 모습이 담긴 사진, 시위에 참가한 대전고 학생들의 소지품 등을 전시하였습니다.

특히 3·8민주의거에 참가했던 당시 대전고 학생이었던 분들의 육성기록을 실제로 들을 수 있어서, 사실감이 더욱 극대화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전시자료를 눈으로만 보는 것을 넘어 시위에 참가했던 분들의 실제 육성을 들으면서 전시물을 관람하면 어느새 그 현장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3·8민주의거 기념관을 방문하게 된다면, 꼭! 육성기록물을 청취하면서 전시물을 관람할 것을 적극 추천합니다.

17~18세의 어린 나이에 총칼을 들고 있는 진압경찰 앞으로 나서는 것이 정말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당시 중학생이던 문화해설사님의 설명으로는 당시 경찰은 M1-카빈 소총에 대검을 착검했다고 합니다. 또한 백차(현재 경찰순찰차)와 기마경찰대도 운용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전시자료를 보니 경찰이 몽둥이를 학생들에게 사정없이 내리치는 장면도 있습니다. 정말 민주주의를 향한 강렬한 정의감이 폭발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행동이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 전시자료를 봐서 그럴까요? 대전고 학생들의 모습이 촬영된 사진 자료에서는 10대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강렬한 기운이 내뿜어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신문사의 보도자료, 당시 대전고 학생이었던 분들의 기증자료, 각종 육성기록 자료는 여태 보아왔던 역사박물관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여놓았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2층 상설전시관 문화해설사님의 그 당시 대전의 상황을 곁들인 설명을 들으면서 기념관을 관람해 보세요. 3·8민주의거 기념관에서 근현대 역사 드라마 한 편 본 듯한 감동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3·8민주의거 당시 학생들이 시위를 하고자 집결했던 구)충남도청 및 중앙로터리입니다. 현재는 대전 근현대사전시관으로 운영되고 있지요.

당시 시위에 참가했던 대전고 학생들을 연행해서 구금했던 ‘대전경찰서’입니다. 현재는 대전 중부경찰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대전고 학생들은 1960년 3월 8일 오후 2시, 야당인 민주당의 장면 후보가 대전 공설운동장에서 연설함에 따라, 3월 8일을 시위개시일로 선택하게 됩니다. 이는 여당인 이승만의 자유당에 대항하기보다는 야당에 힘을 보태기로 한 전략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3월 10일에 발생한 학생시위는 야당인 자유당이 연설할 때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경찰의 시위진압이 더 강해졌으며, 학생들의 피해도 더 심각했다고 합니다. 당시 대전 공설운동장은 현재, 한화이글스파크로 바뀌었습니다. 한화이글스파크 앞 도로인 충무로는 1960년 당시, 대전천의 지류가 흐르던 곳이어서 논밭이 많았다고 하네요.

이처럼 기념관에서 전시자료를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존하는 지형지물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꼭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여야만 지역 명소인가요? 대전 곳곳에 이런 역사적 사실이 있음을 알고 나면, 그 안에서 현재까지도 존재하는 장소를 찾아내는 것도 충분한 즐길거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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