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전
[블로그기자단] 옛날, 옛날에~ <송파런 이야기교실>
글·사진: 블로그 기자단 장소영
어렸을 적 할머니 무릎에 앉아 도란도란 옛날이야기를 들어본 기억이 있으신가요?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신 할머니의 정겹고 푸근한 음성으로 실감 나는 표현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마치 그림 동화책이 눈앞에 펼쳐진 듯, 나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이야기 속 장면들이 머릿속에 저절로 그려지곤 했는데요, 최첨단 기기와 영상에 익숙한 우리 아이들은 이런 경험을 해볼 수 있으려나요~
태어난 순간부터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 이야기보다는 영상매체에 익숙해져 어릴 적 순수한 상상력이 눈을 떠보지도 못하고 묻혀버리는 건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하는 요즘인데요, 이런 세태에 송파구는 2013년, ‘이야기 어르신’을 선발 과정을 통해 발족하여 13년째 그 활동을 지원해오고 있습니다. 어르신의 활동 나이를 60세부터 75세까지로 규정하고 있다 보니 서른 분으로 시작하였으나 현재는 여덟 분만 활동하고 계시다는데요, 할머니 무릎에서 듣던 옛날이야기의 추억을 불러일으켜 줄 오늘 취재에 설레는 마음으로 석촌유치원을 찾았습니다.
환하고 밝은 표정으로 맞아주시는 엄세나 원장님과 선생님들을 뵈니, 유치원에 들어서는 순간, 행복이 진하게 번지며 설레는 마음이 한층 더 두근댑니다.^^
10시를 알리는 시작 벨과 함께 단아하게 한복을 입으신 어르신께서 만 5세 아이들이 기다리는 교실로 들어서시는데요, 이야기 할머니 감성을 일으키려 일부러 한복 차림으로 오신다는 ‘실버 스토리텔러’ 김종숙 어르신의 등장입니다.^^
“무릎치고 손뼉 치고 무릎치고 손뼉 치고~🎶
할머니하고 인사합시다~🎵🎶
안녕하세요~^^”
🧒 “할머니 몇 살이에요?”
👵 “너는 몇 살이니?”
🧒 “7살요.”
👵 “할머니 나이는 7살의 10배인데~”
🧒 “그럼, 17살?” 😆
👵 “할머니는 70 하고도 하나 더 있지~”
아이들과의 눈 맞춤과 함께 가벼운 율동으로 인사를 나눈 후, 한 아이와의 대화에 큰 웃음이 나기도 했는데요, 초롱초롱한 눈들이 집중되고 이야기가 시작되려는 순간.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시는데, 뭘~까요~
오마나!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한 황금 깃털로 꾸며진 황금 백조를 꺼내셨는데요, 오늘은 ‘황금 백조’ 이야기를 들려주실 거래요. 준비해오신 황금 백조는 김종숙 어르신께서 직접 만드신 작품이라는데요, 평소 이야기에 필요한 소품이나 교구는 연구해서 직접 만들어 오신다고 합니다. 솜씨가 보통이 아니시죠?
풍부한 표정과 생생한 감정이 전달되는 목소리로 엮어가시는 이야기에 아이들이 이야기 속으로 쏘~옥~!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꼼지락거리는 아이 하나 없이 모두 몰입한 모습이 사뭇 진지하게 보이기도 하네요.^^
“맨날 맨날 듣고 싶어요~”라는 아이들의 반응에 미소를 지으시며 꼼짝없이 이야기를 듣느라 웅크렸던 작은 몸들을 기지개로 켜게 하고 몸을 살랑살랑 움직이게도 하며 박수 몸풀기 후 이야기 시간을 마쳤습니다.
어르신은 한 타임에 20분 정도씩 두타임을 하시고서야 오늘 일정을 끝내셨는데요, 어르신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꽃분홍 한복에 어울리는 화사한 미소로 인터뷰에 응해주시는 김종숙 어르신의 부드럽고 온화한 톤에 왠지 노래도 잘하실 거 같단 생각이 들었는데요, 실제로 어르신은 송파문화원 민요 봉사단 소속으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민요 봉사 활동을 하고 계시다 합니다. 이야기 어르신 활동은 13년 전 손녀가 태어날 무렵 우연한 기회에 모집공고를 보시곤 손주들을 위해 배워볼 요량으로 교육 수료 후 활동을 시작하셨다는데요, 1년에 2번, 구청에서 역량 강화 교육이 시행되기도 하지만, 유치원에 오시기 전 현재 6살인 손자에게 준비한 이야기를 먼저 해주고 반응을 살펴 재미 요소를 첨가하시기도 하고, 매번 이야기를 녹음 후 녹음본 내용을 참고해 수업을 준비하신 다셔서 그 꼼꼼함에 놀라기도 했습니다. 분기마다 구청에서 교육할 도서와 그에 대한 교육을 일부 제시해 주기는 하지만, 직접 계절과 아이들 성장에 맞는 도서를 선정하고 그에 맞는 교구도 준비하신대요. 이제는 노하우가 생겨 어렵지 않게 그림도 그리시고 간단한 만들기로 교구를 준비하신다는데, 정말 다재다능하시죠~^^
때론 슬픈 표정으로, 때론 큰 웃음으로 이야기에 호응해 주는 아이들의 공감 어린 표정과 작은 손으로 쓴 감사 편지를 받을 때면 큰 보람을 느끼신다는데요, 70세가 넘은 나이에도 소소한 활동 거리가 있음과 남편분의 응원도 있어 더욱 보람차다 하시며 짧은 인터뷰를 마쳤습니다.
송파구청 교육협력과 이승현 주무관은 어르신들께는 활동의 장이 되고, 영상매체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에게는 독서의 즐거움과 함께, 윗세대에 대한 친숙감과 정서적으로 안정되는 교감의 기회가 되는 송파런 이야기교실 사업을 계속 이어갈 거라는데요, 선생님, 부모님과는 또 다른, 구수한 푸근함과 세대 간의 정서적 유대감을 쌓아가는 송파런 이야기교실이 승승장구하길 응원하겠습니다!^^
※ 본 기사는 블로그 기자단이 작성한 글로, 송파구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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