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칵! 주민의 순간들, 활짝! 지역의 내일을
반짝이는 도전
진안 진심어린청년연합회
봄부터 겨울까지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진안군 부귀면. 소담한 마을 전경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최근 이곳에 잔잔한 변화가 일고 있다. 올 초 마을 청년들이 단체를 결성해 지역 일에 발 벗고 나선 것. 진심 어린 애정으로 새로운 희망을 그려나가는 이들, 진심어린청년연합회다.
소개 부탁드립니다
송완선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개인사업을 하다 2022년 할아버지와 아버지 고향인 부귀면에 내려와 정착했습니다.
손동현
안녕하세요. 오래전부터 약용버섯에 관심이 많았는데요, 홍삼한방특구 진안군을 알게 됐어요. 약용버섯 재배에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해 2018년 대구에서 귀농했습니다.
송병현
이곳에는 친환경 농산물 농장에 취직하며 오게 됐어요. 지금은 직접 농사를 짓고 싶어 준비 중입니다.
단체 결성 계기와 과정
송완선
정착 후 1년 정도는 제 일을 하느라 무척 바빴어요. 2년 차부터 지역 청년들과 소통하기 시작했죠. 이야기를 나누던 중 마을을 위해 봉사하고 생산적인 활동을 해보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다섯 명이 동아리처럼 활동했죠.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마을 아이들과 함께 트리를 만들고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기도 했어요. 이후 손동현 부대표가 전북특별자치도 청년허브센터 청년공동체 활성화사업에 지원해 보자고 제안했어요. 올해 선정되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12명이 활동하고 있어요.
송병현
단체명은 ‘진안을 마음에 담은 어린이’라는 뜻이에요. 이곳에서는 청년 연령대가 되게 높아서 저희는 어린이 정도죠.(하하)
어떤 활동을 하나요
손동현
가장 화제가 된 활동은 주민 사진 촬영이에요. 어느 날 보니 마을회관에 걸린 사진이 무척 오래됐더군요. 주민들 단체사진을 새로 찍어 회관마다 걸기로 했죠.
부귀면 42개 마을과 5개 관공서를 돌아다니며 주민과 직원들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렇게 완성한 사진은 액자로 만들어 회관마다 걸어두었고요. 사진집으로 제작해 나눠주기도 하고 전시해 선보였어요.
지역아동센터 노후시설 보수에도 참여했어요. 페인트칠, 도배, 테이블과 의자 제작 등 회원들이 나서서 보수와 수리를 도왔죠. 바닥에 앉아 밥을 먹던 아이들에게 테이블과 의자를 만들어주니 정말 좋아했어요. 푹푹 찌는 날씨에 구슬땀을 흘렸지만 보람을 느꼈습니다. 진안 티셔츠를 제작해 지역을 알리고 수익을 나눴습니다. 빼빼로 데이에는 아이들과 빼빼로 만들기 체험과 바비큐 파티를 했어요.
촬영 과정은 어땠나요
송완선
처음엔 부정적이었어요. 이장회의에 참석해 설명드렸더니 “영정사진 찍으러 왔냐”, “돈을 내라는 거냐” 등 안 좋은 말씀을 하셨죠. 첫 번째, 두 번째 촬영까지 호응이 거의 없었고요. 그러다 4~5개 마을을 촬영할 때쯤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어요. 먼저 찍은 분들이 좋았다고 주변에 말씀해 주신 거죠. 이때부터 어르신들이 화장을 하거나 한복을 입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셨어요. 덕분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어요.
송병현
과정이 생각보다 더 즐거웠어요. 어르신들도 좋아해 주셨고요. 기간이 길어지고 모집이 어려워 고생도 했지만, 마을과 어르신들에 대한 애정이 커진 계기가 되었습니다.
주민들 반응은
손동현
5월 8일 면민의 날에 다목적구장에서 사진전을 열었어요. 그동안 찍은 사진들을 선보이고 직접 제작한 사진집도 보여드렸죠. 폭발적인 반응이었어요. 많은 분이 “이거 어디서 제작했냐”, “우리 마을도 하고 싶다”며 궁금해하셨어요. 예산 부족으로 사진집을 4부 정도밖에 못 만들었는데 서로 가지겠다고 해 난감했어요. 이 광경을 보신 군수님께서 예산을 지원해 주셨고, 일부 주민분들도 후원해 줘 추가 제작을 할 수 있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사연이 있다면
송병현
마을 어르신들을 한자리에 모으기 쉽지 않아요. 농번기에는 특히 바쁘시거든요. 단체 촬영 때 못 나온 분들은 따로 촬영해 합성하기도 했어요. 어느 마을에서 한 할머니를 먼저 찍고 일주일 후 단체 사진을 찍기로 했는데 그사이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일이 있었어요. 안타까운 마음에 영정사진을 제작해 유가족에게 드렸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송완선
많은 사람이 방문하고 싶은 곳이 되길. 다양한 경험과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마을이 되길 바라죠. 새로운 인구 유입은 어렵겠지만 유동 인구라도 늘려보고 싶어요. 단체 내실을 다져 더욱 재미있고 즐거운 마을을 만들겠습니다.
손동현
귀농한 지 6~7년 정도 됐는데 이제는 농사일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으로서도 잘 자리 잡은 것 같아요. 청년단체 활동을 하며 소속감이 훨씬 커졌어요. 이곳이 제2의 고향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개인적으로는 올해 쌍둥이가 생겼는데 아이들이 커서 고향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도록 마을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송병현
외부에 노출되거나 알려지는 걸 꺼리는 성격이었는데 많이 바뀌었어요. 이곳 분들이 자꾸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시더라구요.(웃음) 그때는 호의가 어색했지만 지금은 정말 감사하죠. 이분들과 함께 오래도록 재미나게 지내고 싶어요.
글, 사진 = 전북특별자치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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