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시간 전
[기회기자단] 경기도 항일 유적지, 안성3.1운동기념관에 가다
[김도연 기자]
‘전국 3대 실력항쟁지’ 안성
“나는 전부터 조선 독립을 희망하고 있었다.”
1919년 5월 4일, 안성경찰서에서 조선총독부 검사의 신문에 대한 최은식의 진술 중
제106주년 삼일절 기념행사가 끝난
일주일 뒤인 3월 8일,
기자는 안성 만세고개에 있는
안성3.1운동기념관을 찾았다.
일제는 1910년 조선을 병합하면서
우리 민족 말살을 위한 강압적인
무단통치를 통해 한민족의 생존을
위협하였고 이에 일제에 대한 분노는
전국적인 항일운동으로 이어졌다.
당시 경성부와 경기도는 한반도에서
가장 치열한 만세 시위를 벌인 지역이었고,
경기도 안성은 황해도 수안군과
평안북도 의주군 옥상면과 함께
시위 규모가 가장 크고 격렬하여
‘전국 3대 실력항쟁지’로 손꼽힌다.
안성에서 일어난 최초의 3·1운동은
1919년 3월 11일,
양성공립보통학교(현 안성 양성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양성면 덕봉리 출신으로
보성전문학교를 다니던 남진우와
성면 동리 출신인 선린상업학교 고원근이
학생들의 시위를 주도하였으며,
읍내에서는 안성장터의 상인들이
만세 시위를 전개하였다.
“오늘 밤 기약함이 없이 이렇게 많은 군중이 집합하였음은 천운이다. (중간 생략) 조선은 독립군이 될 것이므로 일본의 정책을 시행하는 관청은 불필요하기 때문에 우리들은 모두 같이 원곡면, 양성면 내의 순사주재소와 면사무소, 우편소 등을 파괴하라.”
1919년 4월 1일, 안성 4.1 독립항쟁 연설문(출처 : 1920년 3월 22일 고등법원 판결문 기록 발췌)
2일간의 해방
1919년 4월 1일, 안성 원곡면에서
최은식, 이유석 등의 주도 하에
주민 약 1,000여 명이 면사무소 앞에서
횃불을 들고 만세고개를 넘어 양성면으로
행진하였다.
양성면에서도 약 1,000여 명의 주민들이
면사무소와 주재소를 둘러싸고
만세 시위를 전개하다 원곡면 주민들과
합세하여 양성주재소를 방화하고
우편소를 파괴하였으며, 일본인 상점과
대금업자의 집을 부수었다.
다시 원곡, 양성면 주민들은 면사무소를 습격하여
서류, 집기, 일장기를 불태웠으며,
다음날까지 이어진 시위로
이 지역을 이틀간 해방시켰다.
이틀간의 해방을 위해 1,000여 명의
주민들이 횃불을 들고 모인 성은고개는
1991년 ‘만세고개’로 개명되었고
그곳에는 안성 4.1 독립 항쟁을
기념하기 위해 만세고개비를 건립하였으며
안성 지역 순국선열들의 희생정신과 독립정신을
기리기 위해 2001년 11월 17일
안성3.1운동기념관을 개관하였다.
안성3.1운동기념관에는
조국의 독립과 국권 회복을 위해
일제에 항거한 안성 지역의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328분의 위패를 모신 광복사와
3.1운동 기념탑, 만세고개비 그리고 일제가
우리 순국선열들을 심문한 주재소나
고문하였던 벽관이나 감옥 등이 재현되어 있다.
벽관은 사람의 크기에 맞춰
벽으로 만든 관을 말한다.
벽에 사람이 들어가 겨우 서 있을 정도의
크기로 홈을 파고, 그 속에 독립운동가들을
가두어 두는 투옥실이자 고문 도구였다.
내부는 움직일 수 없게 되어 있어
2~3일 갇혀 있으면 근육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이어지다가 끝내는
전신이 마비되었고
정신적으로 폐쇄의 공포를 가하도록
만들어 고통을 극대화하고자
치밀한 계산에 따라
설계되었다고 한다.
기자는 초등학생이라 벽관에 들어갔을 때
벽관 안쪽의 홈이 좀 여유가 있었는데,
벽관의 문이 닫히는 순간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공포감이 밀려왔다.
만일 내가 청소년이나 성인의 몸으로
벽관 안쪽의 홈에서 꼼짝달싹 못하고
2~3일을 갇혀 있었다고 하면
그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극심한 고문에도
조국의 광복을 위해 안성 지역의
항일운동을 이어간 당시의 학생, 상인
그리고 안성 지역의 주민 등 순국선열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안성3.1운동기념관 상설전시실에서는
1894년 청일전쟁의 주요 격전지였던
안성을 나타낸 다색판화를 시작으로
독립선언서, 안성의 2일간의 해방,
2일간의 해방 이후 일제의 만행과 판결
그리고 안성 지역의 항일운동에 참여한
순국선열을 기억하기 위한 영상 등을
볼 수 있다.
기념관에서는 하루에 5회,
무료로 전시안내 해설을 진행하고 있다.
안성3.1운동기념관을 제대로 관람하려면
전시안내 해설을 들으며 관람하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또한 안성3.1운동기념관에서는
3.1절 보훈 문화행사,
3월 11일 안성 첫 만세운동 기념식,
4월 1~2일에는 4.1 만세 항쟁,
2일간의 해방 행사,
8월 15일 광복절 보훈 행사,
11월 17일 순국선열의 날
광복사 제례 행사 등 독립운동을 기념하는
국경일에 다양한 행사를 연중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 1일, 경기도는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광복 80주년을 맞이하여 3.1절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기념식의 주제는
우리가 되찾은 빛, 제대로 반듯하게였다.
2020년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조국 광복을 위해 어느 지역보다
뜨겁고 강렬하게 항일운동을 전개한
도내 항일운동 유적지 121곳에 안내판을,
45곳에 표지판을 설치하였다.
기자는 제암리 학살 사건을 기리기 위해
지난해 4월 개관한 `화성시독립운동기념관`을
취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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