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한 그루가 숲을 만든 곳으로, 신포마을 느티나무를 찾아서
나무 한 그루가 숲을 만든 곳으로, 신포마을 느티나무를 찾아서
의령군 블로기기자 조윤희
의령 신포마을 느티나무
-주소: 경상남도 의령군 칠곡면 신포리 189번지
-주차장: 느티나무 주변에 약간의 공터 있음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간직하고 있는 의령의 마을을 진입할 때마다 그 마을이 가진 모습들이 조금씩 다름에 감동하곤 했는데, 오늘의 목적지인 신포마을에 있는 느티나무와 거리가 좁혀질수록 입이 떡하니 벌어지더군요.
용이 실제로 있다면 저런 모습으로 용트림을 할까 싶을 정도로 가지들이 모두 휘어지고 굽어진 모습이 장관을 이루고 있더라고요.
나뭇잎으로 풍성했을 시간이 낙엽 되어 떨어지고 12월을 울러 맨 느티나무는 나뭇가지들의 모습이 오롯이 드러나 있었기 때문에 나무 자체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었답니다.
느티나무가 있는 신포리(新浦里)는 칠곡면 소재지 바로 남쪽에 위치하면서 지대가 낮은 편이며, 마을 뒤로 좋은 밭이 많고 앞쪽은 물길 좋고 땅심 좋은 논들이 있고 동쪽을 가려야 좋다는 풍수설에 따라 내조천 가에 신포숲이 조성되어 있답니다.
신포리 느티나무
-보호수
-지정일자: 1982. 9.
-수령: 520년
-높이: 25m
-가슴 높이 둘레: 7.5m
1982년 9월에 보호수로 지정받았을 때의 수령이 520년이었는데 2024년 12월에 찾았을 때는 562살이라는 추정을 하게 되니 실로 어마어마한 시간의 결집체처럼 느껴져 저절로 숙연해지더군요.
느티나무는 5월에 암꽃과 수꽃이 한 가지에서 모여 피는 자웅동주로 피기 시작하는데 수꽃은 새로 나온 가지 끝, 암꽃은 새 가지 위에 한 송이식만 나오는 것이 특징인지라 '운명'이라는 꽃말에 공감이 되더군요.
예로부터 오래된 느티나무가 마을을 지켜주는 상징으로 여기고 있어서 가지가 넓게 퍼지는 특성을 가진 느티나무 그늘을 찾아 정자를 지었다고도 하지요.
느티나무, 팽나무, 은행나무를 6대 정자 나무라고 하는데 옛날에는 20리마다 심었다고 해서 스무나무 혹은 시무나무라고 했다고 해요.
느티나무는 여러 그루가 군집으로 자라는 것을 싫어하는 섬세한 성질을 가진 나무랍니다. 즉, 가지가 사방으로을 퍼지는 성질이 있는 느티나무는 한군데 모아서 심으면 가지를 뻗지 못해서 스스로 죽게 된대요.
상부가 퍼진 형태로 자라기 때문에 한여름에 뜨거운 햇볕을 가리고 그늘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느티나무가 우리나라 정자나무의 약 80%를 차지하는 이유도 이 시원한 느티나무 그늘 때문이지 싶네요.
시원한 정자나무 밑으로 마을 사람들이 모이듯, 그 마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나무는 당산나무 역할을 하며 집집마다 어려운 속내를 풀어내는 소원의 나무가 되기도 합니다. 느티나무가 마을의 정자나무와 당산나무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은 그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였기 때문일 테죠.
공동체 의식이 강한 농민들에게 당산나무는 마을 사람들의 건강과 각종 재해, 무병장수,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제사를 올린 나무이자 그들의 소망과 소원을 풀어주는 나무이기에 당산나무는 신령이 길들여 있다 해서 신목이라 불리기도 한답니다.
마을 입구에 있는 느티나무줄기나 잎을 꺾으면 그 마을에 재앙을 불러온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는 나무이기도 하답니다. 또한 이른 봄에 느티나무의 싹이 트는 모습을 보고 그 해 농사의 작황을 미리 예측할 수 있었다고 하네요.
하늘 위로 뻗은 가지와 함께 땅을 끌어안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는 신포리 느티나무가 비록 천연기념물은 아니라 하더라도 신포리 마을은 이 나무를 그 무엇보다 아끼고 위하고 있음이 느껴졌던 시간이었습니다.
600년을 향해 묵묵히 한자리에서 너른 품으로 품어주는 느티나무는 숲이 되었고 사람들의 선한 이웃이 된 게 아닐까 싶어집니다.
의령의 아름다운 풍경 속으로 여러분들의 걸음도 이곳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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