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전
외국인들도 반한 '제주 올레길'! 워킹메이트와 함께 걷는 18코스
제주 올레길
워킹메이트와 함께 걷는 18코스
가벼운 배낭을 멘 프랑스 커플이 제주시 김만덕 기념관 앞에서 두리번거립니다.
함박웃음을 띤 한국 여성이 다가가자 이렇게 묻습니다.
"Are you walkingmates?"
사진 : (사)제주올레
이날은 제주올레가 올레길 18코스에서 운영을 시작한
외국인을 위한 '워킹메이트' 프로그램의 첫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워킹메이트'가 뭘까요? 🧐
워킹메이트는 외국인들을 위한 제주올레의 무료 가이드 프로그램인데요.
지난해까지는 매주 토요일 6코스(쇠소깍~제주올레 여행자 센터)에서만 운영됐는데
올해부터는 매주 일요일 18코스(김만덕기념관~조천만세동산)에서도 운영되고 있어요.
영어, 중국어, 일본어가 가능한 올레길 가이드인 '워킹메이트'들이 함께 걸으며
올레길 위 제주의 문화, 역사 등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에요. 👍🏻
2023년 4월 '워킹메이트' 프로그램이 처음 시작된 이후
지난 2년간 영국, 미국, 싱가포르, 대만, 스페인, 프랑스 등
총 29개국에서 온 330여 명이 워킹메이트들과 함께 제주올레 6코스를 걸었답니다.
앞으로는 더 자주 올레길 18코스에서 외국인들을 볼 수 있게 될 것 같은데요.
18코스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지 여러분도 궁금하시죠?
함께 떠나볼까요? 🏃🏻♂️➡️
제주올레 18코스 (김만덕기념관~조천 올래)
- 전체 구간 : 18.7km (김만덕기념관~사라봉 정상~별도봉 산책길~화북포구~삼양해수욕장~닭모루~연북정~조천만세동산)
- 난이도 : 중
제주올레 18코스는 김만덕기념관부터 조천만세동산까지 총 18.7km로 짧지 않은 거리인데요.
그래서 워킹메이트는 중간 스탬프가 있는 삼양해수욕장까지만 약 10km 정도를 함께 걷는답니다.
제주 올레길에 대해 아직 잘 모르는 분들도 계실 듯해 잠깐 소개해 드릴게요!
제주올레 전체 코스(27개)인 437km를 모두 완주하면 제주올레 완주증을 받을 수 있는데요.
완주증을 인증하는 게 바로 시작 지점, 중간지점, 종료지점에 위치한 스탬프에요.
스탬프를 찍는 곳은 제주올레 안내센터에서
스탬프를 찍는 올레 패스포트를 구입할 수 있고
제주올레 모바일 앱으로도 가능하답니다!
2022년부터는 스페인의 유명한 성지순례길인
산티아고 순례길과 제주 올레길에 대한 공동완주증도 도입돼
최근 들어 공동완주증을 받기 위해 올레길을 찾는 외국인들도 많아졌어요.
참고로 공동완주증은 산티아고 순례길 100km와
제주 올레길 100km를 걷고 두 코스에서
각각 완주증을 받으면 추가로 받을 수 있답니다.
제주올레 18코스는 지난해 말 관덕정 분식에서
김만덕기념관으로 출발 지점이 옮겨졌으니 참고해 주세요!
김만덕기념관 안에 자리한 안내소로 들어가면
다양한 정보도 얻고 깜찍한 제주올레 굿즈도 만날 수 있으니
제주올레 안내소도 잠시 들러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01. 18코스의 시작, 김만덕기념관
김만덕기념관을 출발해 5분 정도 걸으면
김만덕객주터를 만나게 되는데요!
바로 조선시대 제주의 전통 객주와
상단을 재현한 공간인 김만덕객주터에요.
김만덕기념관을 둘러보지 못했다면
이곳에서 김만덕의 일생을 잠시 엿볼 수 있답니다.
김만덕객주터는 당시 객주터를 재현한 곳으로
제주의 전통 초가집과 더불어
객주의 옛 모습까지 비교적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어요.
간단한 정식, 파전 등을 파는 음식점으로
운영되는 공간도 있어 식사도 가능하답니다.
이날은 제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수선화가 정말 예쁘게 피어 있었어요!
김만덕객주터를 지나 또 몇 걸음 더 가면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의 흔적이 담긴 공간을 지나게 돼요.
제주 4·3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4·3 역사관'인 '주정공장 수용소'에요.
02. 제주 4·3 아픈 기억의 현장, '주정공장 수용소'
'주정공장 수용소'는 제주도의 대표적인 수탈 장소인데요.
1943년 준공돼 1970년대 말까지 가동된
도내 최대 규모의 산업시설이었다고 해요.
그런데 이 시설이 1947년부터 약 7년간 제주 4·3의 광풍이 몰아친 기간에는
제주도민들을 수용하고 고문했던 장소로 사용됐어요.
2014년쯤, 올레길 18코스를 걸을 때
'제주 4·3 주정공자 터'라는 안내판만 있어 자세히 보지 않으면
지나칠 수밖에 없었는데 2023년에 정식으로 역사관이 건립됐어요.
안으로 들어가면 해설사의 자세한 해설도 들을 수 있으니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 꼭 한 번씩 들러보세요!
주정공장수용소를 지나면 이제 올레 리본은 사라봉으로 향합니다.
사라봉에 가기 전, 제주의 이야기를 담은 건입동 벽화, 너무 멋지지 않나요?
이날은 살짝 비가 왔는데 촉촉이 젖어 오히려 걷기는 더 좋았답니다.
03. 저녁놀이 멋진 오름, 사라봉
건입동 마을 길을 지나면 곧바로 사라봉이에요.
사라봉은 저녁놀이 멋진 '사봉낙조'로 너무나 유명한 곳이죠?
갈 때마다 운동하는 주민들도 많고
또 사라봉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친구들도 있지요.
이번에도 토실토실한 토끼들을 꽤 많이 만났답니다.
비는 좀 흩뿌렸지만 그래도 사라봉 전망대에
올라서니 제주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사라봉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 유산인 칠머리당영등굿이
치러지는 '칠머리당', 그리고 김만덕 묘비도 있으니
앞만 보고 가지 마시고 주변도 여유롭게 들러보세요!
사라봉을 지나면 올레길은 바로 별도봉으로 이어져요.
두 개의 오름이 이어져 있어 별생각 없이 가다 보면
두 개의 오름을 지났는지도 깜빡하고 말아요.
사라봉을 오를 때는 살짝 버거운 느낌이 들지만,
정상을 찍고 내려오는 길은 발걸음이 정말 가벼워져요.
개인적으로는 송이길이 있는 사라봉-별도봉 구간이
18코스에서 가장 좋아하는 구간이에요.
별도봉을 거의 다 내려올 즘에는 아주 특별한 쉼터가 하나 있는데요.
바로 (사)제주올레의 모작벤치에요.
'모작벤치'는 제주올레가 진행하는 환경 프로그램의 하나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플라스틱 용기를 업사이클링 해서 만든 벤치에요.
‘모작’은 제주어로 ‘묶는 매듭’을 의미하는데요.
'사람, 사물, 자연은 모두 연결돼 있다'는 의미에서 '모작벤치'로 이름 지었다고 합니다.
별도봉을 내려오면 이제부턴 바닷길을 걷게 되는데
그전에 잠시 들러봐야 할 곳이 있어요.
'곤을동 잃어버린 마을'이에요.
올레길은 옆으로만 지나가니
잠시 계곡을 건너 일부러 들렀다 가는 걸 추천해요.
04. 곤을동 제주4·3 잃어버린 마을
'곤을동 마을'은 제주 4·3 당시 마을 전체가 불타 없어져 버린 곳이에요.
현재는 집터만 남아 있는데
자세히 보면 오래전 집들이 어떻게 모여 있었는지 알 수 있어요.
‘곤을동’은 ‘항상 물이 고여 있는 땅’이라는 의미로
예로부터 물이 풍부해 생활하기 좋은 마을이었다고 해요.
하지만 1949년 군인들이 마을로 들어와
주민들을 학살하고 집 곳곳에 불을 질러
67가구가 모두 불타고 주민 30여 명이 희생을 당했다고 합니다.
마을이 전소된 후 이곳을 떠난 주민들 중
지금은 딱 한 가구만 이곳으로 돌아와 살고 있다고 해요.
05. 18세기 이후 제주의 중요한 포구, 화북포구
화북포구 앞에도 산뜻한 무지개 컬러가 입혀졌네요.
'화북포구'는 18세기 이후 제주의 중요한 항구로 사용된 곳이라고 해요. ⚓
화북포구가 자리한 화북 마을은 조선 후기 이후로 상당히 발전했는데,
당시 화북포구가 제주도의 최고 관문으로 역할한 덕분이라고 해요.
을묘왜변(1555년) 이후 제주도를 오가는 선박의 정박지가
조천포구와 화북포구 두 곳으로 한정됐는데
특히 화북포구는 제주목관아와 가장 가까워서 활용도가 높았다고 하지요.
화북포구를 지나 걷다 보면 조선시대 유적인 '별도연대'도 만나게 됩니다!
바닷길을 따라 조금만 더 가면 이제 워킹메이트의 종료 지점인 삼양해수욕장이에요.
06. 건강에 좋은 맨발걷기, 삼양검은모래해변
조금씩 흩뿌리던 비가 삼양해수욕장에 이를 무렵에는 이미 다 사라졌어요.
검은모래로 유명한 삼양해수욕장.
이날은 조금 쌀쌀해서 수영하는 사람은 없었는데
맨발걷기를 하는 분들이 꽤 있었습니다.
검은모래에서 맨발걷기, 건강에 좋다고 하죠?
제주올레 워킹메이트는 이곳에서 중간 스탬프를 찍고 마무리를 한답니다.
18코스를 걸으면서 제주올레 표식은 어떻게 보는지
걷다가 길을 놓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
올레길 관련 정보를 알려드리기 때문에
남은 구간은 참가한 외국인들이 스스로 걸을 수 있어요.
삼양검은모래해변 이후로 이어지는 18코스의 나머지 구간에는
석양이 아름다운 닭머르해안, 연북정, 조천만세동산 등이 있으니
이왕 18코스를 걷기 시작했다면 전체 코스를 걷는 걸 추천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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