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전
영주 부석사 가는 길, 백로와 학의 전설 깃든 감살미 학마을 여행
감살미(학마을)
🏠주소 : 영주시 부석면 상석리 133-9
🅿️주차장 : 학수고대 앞 주차장
🚻화장실 : 상석 2리 노인회관 사용 가능
🚗주변 가볼 만한 곳 : 부석사, 소수서원, 선비촌, 선비세상
생명의 신비를 찾아서
부석 백로 도래지
영주에서 부석사로 가는 길을 가다 보면 오른쪽에 '백로도래지'라는 안내판이 보입니다. 그 길을 따라 조금 들어가면 감살미(학마을)이라는 안내석과 그 옆에 두 마리의 백로가 사이좋게 서있는 조형물이 보입니다. 그 너머로 소나무 위에 하얗게 앉은 백로들이 보입니다.
백로와 학은 서로 다른데 왜 백로 도래지라는 안내판과는 달리 학마을이라는 표지석이 있는지 물어봤더니 옛날에 이곳에는 학이 많이 있었다고 합니다. 학은 떨어진 곡물을 먹고 사는데 요즘 농촌이 기계화가 되다 보니 먹이가 없어 떠나고 그 빈자리를 백로와 왜가리가 찾아와 두 개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마을의 특성에 맞게 건물에 그려진 그림이 마을을 대표하는 것 같았어요. 마을에 들어서니 벽화도 예쁘게 그려져 있네요. 오늘 제가 백로를 관찰하기 위해 온 ‘학수고대’ 앞에 주차를 하고 올라가 봅니다.
학수고대에서 본 생명의 신비
학수고대는 2층으로 되어있는데 그곳에서 백로를 관찰할 수 있어요. 녀석들의 수다가 꽤 시끄러웠는데요, 마치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재잘거리는 어린이들 같았어요. 저 소리 속에 화내는 목소리도, 들뜬 목소리도, 즐거운 목소리도, 어르고 달래는 목소리도 다 들어있겠지요? 2층 건물이라 사방이 탁 트여서 주변 경관을 볼 수가 있어요.
부석으로 가는 도로, 그리고 들판, 그리고 저기 바로 백로들이 살고 있는 백로들의 집을 볼 수 있답니다. 마치 하얀 점처럼 초록 소나무 위에 집을 지었어요.
카메라 줌을 당겨서 찍은 사진인데요, 망원경으로 들여다보면 백로들의 집을 자세하게 볼 수가 있더라고요. 코앞에 와 있는 만큼 가까웠는데요, 5월에는 새끼를 육추하는 모습을 담을 수 있어요. 지난 5월에 갔을 때 한참 새끼들을 키우느라 먹이를 물어 나르고, 또 암컷은 아기들을 보살피고 있었는데요, 정말 사이가 좋더라고요.
수컷이 먹이를 구하러 나갈 때는 서로 꼭 부리를 마주 비비고 나가더니 돌아올 때는 서로 부둥켜 안 듯이 날갯짓을 하며 파닥거리는 모습이 출퇴근하는 배우자를 배웅하고 맞이하는 우리 사람들 같았어요.
그리고 암컷은 가끔 날갯짓을 하는데 그건 새끼들이 더울까 봐 부채질하는 거라고 하네요. 조금 알고 들여다보니 정말 신기하고 예뻤어요. 지금은 새끼들이 많이 자라 서로 부리로 장난을 하면서 노는데 그게 심해지니 어미가 중재에 나서기도 해요. 금방 취재만 하려고 갔다가 그 재미에 빠져 한참을 놀았네요. 생명의 신비롭고도 경이로움으로 백로들의 삶을 들여다봤습니다.
학수고대를 내려가 마을 안에서 관찰하고 싶어 마을로 들어갑니다. 아기 고양이 한 마리가 낯선 방문객을 우두커니 앉아서 봐요.
마을 안에서는 새들의 날갯짓을 조금 더 가까이서 볼 수 있었는데, 참 멋지고 아름다웠어요. 새들의 비상과 그 큰 날개가 퍼덕이며 하늘을 나는 모습이 힘차고 아름다웠어요. 학이 떠나버려서 좀 아쉬웠지만 잊지 않았다면 다시 돌아오리라 믿고 싶어졌습니다.
마을 가장 끄트머리 집은 백로들의 지저귀는 소리로 꽤 시끄러울 것 같았어요. 목청이 꽤 커요. 저는 그 소리가 마치 악기의 연주 소리 같았는데요, 새들의 노래로 들으면 덜 시끄럽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마주친 어르신 한 분은 그 소리 때문에 오히려 안 심심하시대요.
백로들은 아침이면 먹이를 구하려 집을 떠났다가 저녁이 되면 먹이를 잔뜩 목 안에 저장하고 와서는 그때부터 새끼들에게 먹이기 시작한대요. 그래서 저녁 어스름해지면 온 산이 하얄 정도로 백로들이 몰려든다고 합니다. 밤이면 해치려는 동물로부터 보호하려고 산은 전쟁 같다고 마을 어르신이 말씀해 주셨어요. 돌아오는 길 골목길이 아기자기합니다. 머루와, 향기 가득한 백합, 풍경도 바람과 노느라 바쁘네요.
감살미 마을은 살아있는 마을 같았어요. 지저귀는 백로들의 노래와 쉼 없이 날아가고, 또 날아오는 잠시도 움직임이 쉬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새들의 움직이는 모습, 날갯짓, 어린 새끼들의 신비하고도 경이로운 모습이 마음에 긍정의 풍경을 달게 합니다.
돌아오는 길에도 새들의 날갯짓과 명랑한 지저귐이 귓가에 맴돌아요. 아이들과 함께 가보셔도 참 좋을 것 같은 부석 백로 도래지를 영주 여행 꼭 가 봐야 할 여행지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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