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이라도 다녀간 분은 반드시 다시 찾아오는 곡성

곡성세계장미축제 개막과 함께 전국에서 많은 분이 곡성을 찾아주십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곡성섬진강기차마을 장미공원을 형형색색 수놓은 5월 장미는 저희 ‘곡성’을 널리 알려준 주인공입니다. 올해까지 열다섯 번 축제를 치르는 동안 5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곡성을 다녀가셨거든요. 한편으로는 '뭣이 중헌디'라는 유행어로 유명한 나홍진 감독이 제작한 영화 '곡성'도 곡성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크게 한몫했습니다. 다만 많은 분들이 아직도 오컬트물인 이 영화에 등장하는 배경과 현실의 곡성을 혼동하는 부분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진짜 곡성은 영화 배경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밝고 따뜻하며, 평화롭고 아름다운 고장입니다. 곡성을 한 번이라도 다녀가신 분들은 반드시 다시 곡성을 찾아주시거든요.

기차마을 장미공원

곡성은 우리나라 역사 수레바퀴 린치핀

린치핀은 수레바퀴를 축에 고정하는 핀입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아도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역할을 비유하는 표현입니다. 고대 곡성은 동아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철 생산지였습니다. 일본의 국보급 유물인 칠지도가 곡성산 철로 만들어졌다는 것이 학자들의 분석입니다. 신라 말기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변혁의 몸부림도 곡성 태안사를 근거지로 하는 구산선문 동리산파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선불교를 이 땅에 정착시킨 도선국사와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여 왕건을 구한 덕분에 500년 고려왕조를 태동하게 만든 신숭겸 장군도 곡성에서부터 그 발걸음을 시작하였습니다.

태종 이방원이 왕자의 난을 승리로 이끌어 왕위에 등극하고, 세종대왕이 안정된 군권을 토대로 훌륭한 치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이면에는 한평생 충직하게 소임을 다한 곡성의 무신 마천목이 있었습니다. 대중 불교의 선구자 원효대사, 불교를 개혁을 완수한 보조국사 지눌, 무신정권 당시 나라를 안정시키는데 크게 기여한 한림학사 조통, 임란 최초로 의병을 일으켜 호남을 사수했던 의병장 유팽로, 조선 최초 성경 번역가 이수정 등 무수한 인물들이 결정적인 시기에 곡성에서 나타나 우리나라 역사 발전을 이끌었습니다. 여전히 곡성 땅에는 그러한 기백이 섬진강, 대황강과 함께 도도히 흐르고 있어 여전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나라 역사 수레바퀴를 굴러가게 만드는 린치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국보로 지정된 적인선사 승탑과 보물로 지정된 태안사 일주문

곡성은 맛있는 고장입니다.

곡성의 농경지는 섬진강과 대황강으로 인한 퇴적토양으로 대단히 비옥한 땅입니다. 곡성멜론, 곡성 토란 그리고 백세미가 우리나라 최고 품질로 인정받는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곡성멜론과 백세미

남해바다에서 섬진강을 따라 올라온 신선한 어패류, 지리산을 비롯한 청정한 산지에서 자라는 나물, 비옥한 농경지에서 생산되는 곡식과 양념류로 인해 예로부터 곡성은 구례. 남원과 더불어 산해진미의 본고장으로 꼽힙니다. 백반이나 국밥도 곡성의 그것은 클라스가 다릅니다. 은어 요리. 참게 요리. 다슬기 요리는 섬진강을 품은 곡성의 특산 요리입니다. 요즘은 석곡 돼지 숯불 구이도 뜨고 있습니다. 곡성으로 맛 여행 오세요. ^^

백반조차도 클래스가 다른 곡성 음식

외갓집처럼 정겨운 곡성

현대 한국화의 대가인 아산 조방원 선생은 곡성에서 말년을 보냈습니다. 두 개의 강이 흐르고 산너울이 춤을 추며, 인심 좋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곡성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들을 다수 남겼습니다. 곡성은 지금도 소박하고 정겨운 우리나라 토속적인 풍경들을 가장 많이 간직한 고장입니다. 곡성을 찾아오는 여행자들에게는 외갓집 같은 포근함을 선사하지요.

아산 조방원 선생의 작품

5월과 6월, 곡성 여행지 10선

곡성 세계장미축제가 열리는 이번 주는 물론 축제가 끝난 이후 다음 주에 오셔도 절정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장미는 여전히 피어 있을 것입니다. 고향에 왔다 생각하시고 편안하게 머물다 가세요. 지금부터 소개하는 이맘때 가볼 만한 곡성 여행지 10 곳을 찬찬히 둘러보세요.

아미산에서 바라본 곡성 산천의 일출

1 곡성섬진강기차마을과 장미공원

매년 빠지지 않고 한국 관광 100선에 오르는 섬진강기차마을은 이미 국민여행지입니다. 다양한 볼거리와 아름다운 정원으로 가득 채워진 완성도 높은 테마파크라 할 수 있어요. 그중 장미공원은 기차마을이 품은 보석 같은 공원입니다. 장미공원은 장미 수종이나 규모 면에서도 세계 유수의 장미원과 어깨를 나란히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수준을 자랑합니다. 장미에 제대로 취하고 싶다면 지금 곡성으로 오세요. 세계장미축제가 끝난 이후에도 6월 중순까지는 여름 장미가 장미공원을 형형색색으로 수놓을 것입니다.

5월과 6월의 섬진강 기차마을 장미공원

2 섬진강을 달리는 증기기관차

섬진강 증기기관차 탑승은 곡성 여행 필수 탭입니다. 기차를 타고 가정역을 오가는 1시간 30분은 옛 추억으로 향하는 쉼표 같은 시간이 되어줄 것입니다. 섬진강 강물에 속도를 맞추며 굴러가는 증기기관차에 몸을 싣고 기차여행의 낭만을 제대로 느껴보세요.

3 기차마을 동화정원

무려 8만 평에 이르는 기차마을 동화정원은 나만의 동화를 펼칠 수 있는 거대한 도화지 같은 곳입니다. 건물도 조형물도 아무것도 없는 광활한 여백이 압권입니다. 동화 속 주인공이 되어 기분 좋게 거닐어 보세요. 최소한 10살은 젊어집니다. 영원히 잊지 못할 인생샷까지 얻어오시길 기원드립니다. ^^

2024년 동화정원

2025년 동화정원

4 섬진강 침실습지

모진 개발의 광풍 속에서 산천이 난도질당할 때 강인한 섬진강은, 터전을 잃어버린 짐승과 새들과 물고기와 한줄기 풀잎까지 품어서 오롯이 살려냈어요. 그곳이 바로 침실습지입니다. 침실습지 둑길을 걸어보세요. 퐁퐁다리에 앉아 섬진강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뼛속까지 스며드는 청정한 평화가 세파에 찌든 심신을 어루만져 줄 것입니다. 진짜 힐링이 뭔지 알고 싶으신가요? 침실습지가 알려드릴 것입니다.

섬진강 침실습지

5 함허정과 제월섬

함허정이 세워질 당시 그곳에는 섬진강을 통틀어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고 해요. 16세기에 함허정이 세워진 이후 강산이 거의 50번가량 바뀌었어요. 옛 시인들이 그토록 아름답다고 노래하던 풍경들은 죄다 사라지고 없지만, 이곳에 가득했던 풍류의 자취는 정자의 고풍스러운 편액과 기나긴 세월이 새겨진 기둥과 마룻바닥에 시간이 농익은 포도주처럼 진한 향기를 풍기고 있어요. 함허정 마루에 앉아 담장 너머 섬진강을 바라보며 시심에 흠뻑 취해 보심요^^

함허정

섬진강은 끝없이 펼쳐진 새하얀 모래사장 대신 언젠가부터 생겨난 제월섬을 가만히 비켜 흐르면서 새로운 전설을 만들어 가고 있어요. 비 온 뒤 게인 하늘에 뜬 달처럼( 제월의 뜻)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제월섬에 여러분의 전설도 한 조각 보태 보시죠.

제월섬

6 섬진강과 대황강이 만나는 압록

'청둥오리 녹색 머리'를 뜻하는 이름을 지닌 압록은 섬진강과 대황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입니다. 17번 국도와 18번 국도가 만나는 교통의 요충지이기도 합니다. 임진왜란 당시 백의종군을 하던 이순신 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를 제수 받고 수군을 재건하기 위한 대장정에 나서면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마음을 가다듬었던 곳입니다. 고대에는 일본과 중국의 배들이 질 좋은 철광석을 실어 나르기 위해 드나들었던 무역항이었습니다. 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전라도 지역에서 가장 각광받는 피서지이며 유원지였었죠. 지금 압록은 차박과 캠핑을 즐기는 캠퍼들의 천국으로 바뀌었습니다. 압록에 가시거든 마을 언덕에 자리한 정자에 올라가 서로 다정하게 만나서 몸을 섞는 두 강의 어울림을 감상해 보세요.

섬진강과 대황강이 만나는 압록

7 도림사 계곡

도림사 계곡은 곡성읍에서 가까운 곳으로, 접근성이 매우 좋습니다. 계곡물이 널찍한 반석 지대를 흐르고 있어 여름철에는 계곡 피서지로도 사랑을 받는 곳이죠. 도림사 일주문에 들어서면 세상의 번잡한 소리는 사라지고 계곡물 흐르는 소리만 가득하여 저절로 마음이 개운해집니다. 천년고찰 도림사는 계곡 중간쯤에 평화롭고 고즈넉한 산사의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어요. 도림사에 가시거든 대루 마루에 앉아서 바람이 지나가며 울리는 풍경소리, 계곡물 흐르는 소리, 산새 소리 같은 자연의 음향을 감상해 보세요. 머리를 가득 채운 시름이 한순간에 녹아내립니다.

도림사 계곡

도림사

8 대황강 출렁다리

강은 하나인데 이름은 두 개입니다. 보성에서 발원했다 하여 공식 명칭이 보성강입니다. 주암댐으로 상류가 막힌 이후 곡성 땅을 흐르는 강줄기만 남아 있어 곡성군에서는 옛날에 부르던 '대황강'이라는 이름을 소환하였습니다. 횃불을 밝혀 고기를 잡는다는 뜻을 지닌 이름입니다. 강을 가로지르는 출렁다리 이름도 대황강 출렁다리입니다. 강물의 수량은 많이 빈약해졌지만, 주변에 도시나 공장지대가 없어 여전히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강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 강을 처음 본 여행자들은 그런 분위기에 금방 매료됩니다. 대황강 출렁다리에서 이 강의 매력을 만나보세요.

대황강

대황강 출렁다리

9 태안사 가는 길

태안사는 쇠락한 신라에 변혁의 기운을 불어 넣어 마침내 고려의 창건으로 이끌었던 선불교의 본산인 구산선문 동리산파의 근거지로서 대단한 역사성을 가진 사찰입니다. 무수한 변란을 겪었음에도 국보 1점, 보물 4점 등의 국가유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그것을 증명합니다. 태안사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절 입구에 있는 조태일 시문학관에서 태안사까지 약 1.5 km에 이르는 일명 '태안사 가는 길'에 있습니다. 자동차로 갈 수 있지만, 맑은 시냇물을 벗 삼아 사묵사묵 걸어서 들어가기를 추천합니다. 이 길을 걷다 보면 일체의 걱정에서 벗어나 염원, 기다림, 소망이 꼭 이루어질 거라는 자신감이 저절로 샘솟습니다.

태안사 능파각 부근의 작은 폭포

태안사

10 구름 위의 암자 천태암

옛날에 스님이나 도인들이 불편함을 무릅쓰고 왜 높은 산위에 암자를 마련했는지는 그곳에 올라가 봐야 비로소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고 하지요. 높은 곳에 올라 세상을 내려다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활짝 열리거든요. 오늘날에도 남해 보리암, 여수 항일암, 구례 사성암처럼 높은 산위에 자리한 암자들을 찾는 여행지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이유입니다.

곡성 천태암도 그런 곳입니다. 2018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세상에 전혀 알려지지 않는 은둔의 암자였습니다. 지금은 누구나 부담 없이 찾아올 수 있도록 개방돼 있습니다. 일망무제로 펼쳐진 운해는 천태암 여행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입니다. 천태암 운해는 봄에서 여름으로 접어드는 요즘 같은 계절에 가장 빈번하게 나타납니다. 이른 아침 천태암에 올라가 삼대가 덕을 쌓아야 구경할 수 있다는 운해를 꼭 만나보시길 기원할게요.

천태암과 운해

*** 위에서 소개한 10개 곡성 여행지에 대한 상세 여행정보는 [곡성레터 블로그]와 [곡성군청 홈페이지] [남도여행 길잡이] 곡성군 편에 자세히 수록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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