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전
버그내순례길로 이어지는 원시장 원시보우물터와 무명순교자의 묘
버그내순례길로 이어지는 원시장 원시보우물터와 무명순교자의 묘
안녕하세요! 예로부터 당진에는 지역적인 특성 덕분에 천주교 성지와 그곳에 담긴 특별한 이야기가 많은데요. 오늘은 버그내순례길로 이어지는 원시장·원시보 우물터와 무명순교자의 묘를 둘러보겠습니다.
이곳은 단풍이 곱게 물들고 낙엽이 하나둘 내려앉아, 걷기만 해도 종교와 관련이 없는 관광객에게도 힐링이 되는 곳이에요. 지금의 풍경을 즐기면서 과거의 역사와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함께 돌아보겠습니다.
이 길의 시작을 알리는 안내판이에요. 평범해 보이지만 당진여행의 9경과 9미를 함께 소개하고 있습니다. 당진시 천주교 성지를 안내하며 버그내순례길 이야기가 중앙에 담겨 있죠.
이곳은 1866년 병인박해 당시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순교한 장소로, 그들의 신앙과 희생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맑은 하늘과 낙엽이 이곳의 정취를 한층 더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모습이 참 좋습니다.
버그내순례길은 솔뫼성지, 신리성지, 그리고 원시장·원시보 생가터로 이어지는데요. 약 12km의 순례길을 걷다 보면 순교자들의 발자취를 따라가게 됩니다.
걷기에는 거리가 길기 때문에 주요 지점을 골라 둘러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원시장 원시보 우물에 대한 안내판이 입구에 있습니다. 내포지역의 첫 번째 순교자이며 원시장 베드로와 원시보 야고보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이 우물은 성동리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샘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곳 출신인 원시장 베드로(1732~1793)는 내포지역으리 첫 번째 순교자입니다.
1788~1789년경, 사촌 원시보와 함께 입교한 그는 1791년 체포되어 감옥에서 순교하였습니다 사촌형제 원시보 야고보(1730~1799)역시 1788년에 체포되어 청주에서 순교합니다.
그래서 이 우물은 신도들과 거룩한 순교자들이 마셔온 생명의 샘이요, 영혼의 쉼터였다고 합니다. 안내판 옆에는 버그내순례길 스탬프도 있으니, 방문 기념으로 도장을 찍어 보시는 재미도 있습니다.
바로 윗쪽에 설치된 나타난 우물터입니다. 차량이 다니기에 길은 협소하고 규모도 아담한 장소입니다.
과거와 달리 현재는 이곳에 물을 길어 올리는 것은 아니고 과거에 우물이 있던 역사적인 기억의 장소입니다. 과거에 물을 먹고 이 물로 세례를 받기도 하고 또한 했다고 합니다.
우물에 얽힌 이야기는 물을 먹고 살기도 했지만 그 물을 부어서 동사를 했으니 어찌보면 아이러니 하기도 합니다.
우물터 앞에는 작은 쉼터와 조형물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앉을 수 있는 쉼터와 의자들입니다. 조형물은 전체적으로 소박합니다.
가까이서 본 우물터의 모습입니다. 단순한 모습입니다.
우물이 있던 자리를 만들어 놓고 둘레를 벽으로 지키고 그벽에 사연들을 기억한 장소이죠.
우물을 정면에서 바라보면 벽사이 틈새와 우물이 연결되어 있고요. 전통적으로 동그란 모양의 우물 모습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디자인입니다. 가까이 가보겠습니다.
뒷배경의 벽의 틈새와 우물 하단의 틈새를 통일감을 주어 만든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것의 모습이 과거의 있었던 정확한 우물형태를 본딴 모형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우물의 안을 들여다 보겠습니다. 안에는 안전망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물에 대한 수원이 아직 있어서 물이 올라와 있습니다.
우물은 퍼내면 맑은 물이 올라오는 데요. 과거에는 동네사람들이 이것을 나눠서 먹었으니 중요한 샘물의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 물의 안쪽을 들여다보니 우물 내부는 오래된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고 개구리밥이 떠 있습니다.
배경이 되는 같은편 벽에는 원시장 원시보의 초상화와 과거 역사에 대한 기술이 간략하게 적혀 있습니다. 원시장은 1732년에 태어나 내포지역의 첫 순교자입니다.
1788년경 사촌 원시보와 함께 천주교에 입교하여 그는, 1791년 체포된 후에도 홍주 옥에서 순교하였습니다. 그보다 두 살 위였던 사촌 원시보 야고보도 1788년에 체포되어 청주에서 순교합니다.
이들은 당시 내포지역 천주교 공동체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원시장에 대한 행적도 적혀 있습니다.
원시장 베드로(1732~1793)는 현재 충남 당진시 합덕읍 성동리, 옛 홍주 웅정리에서 양인 가문으로 태어났습니다. 60세 가까운 나이에 사촌형 원시보 야고보와 함께 천주교 교리를 접하고 입교하게 되었다고 해요. 참고로 ‘시장’은 이름이 아니라 관명이라고 합니다.
젊은 시절, 원시장 베드로는 성격이 사납고 거칠어서 ‘호랑이’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신앙을 받아들이고 나서 성격이 온순하고 차분하게 바뀌었다고 합니다.
1791년 신해박해가 일어나면서 사촌 원시보는 다른 곳으로 피신했지만, 원시장 베드로는 체포되어 홍주 관아로 끌려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수없이 매질을 당했지만 끝까지 신앙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관장은 결국 그의 몸에 물을 끼얹어 얼려 죽이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물은 차가운 얼음으로 변했고 그의 나이는 61세였습니다.
그 옆에는 우물에 대한 설명이 있습니다.
이 우물은 '주막샘'으로 불리며, 수백 년 동안 지역 주민들에게 생명의 물을 선사해온 소중한 샘입니다. 옛 천주교 신자들도 이 우물의 물로 갈증을 해소하며 활력을 얻었다고 합니다.
원시장의 고향인 '응정'이라는 지명도 매(鷹)와 우물(井)이 합쳐진 이름으로, 물이 풍부하게 솟아나는 마을을 뜻했다고 해요. 그런데 원시장의 순교 이야기도 우물과 묘하게 연결되어 있답니다.
이 우물은 단순히 육신의 생명수를 제공하는 샘을 넘어, 순교자들에게는 영원한 생명의 길을 상징하는 역설적인 의미를 지닌 곳입니다.
과거에 이 우물은 단순히 물을 길어 올리는 곳이 아니라, 신앙을 지키기 위해 사용되었던 공간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최초의 경당에 대한 이야기도 벽에 간략히 쓰여 있습니다.
위에서 바라본 우물터의 모습은 과거와 같이 간소합니다. 지금도 작은 성지의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을의 쓸쓸한 주변 풍경과 어우러져 평화로운 기록들이 함께 공존하는 모습입니다.
이제 둘러봤으니 버그내순례길을 따라서 다음 장소로 가보려 합니다.
마침 조형물에는 말타고 길을 가는 모습이 있네요. 다른 곳으로 향하는 길은 고요하고 평화롭습니다.
이곳의 과거의 일들을 모든 풍경이 마치 순례자들을 품어 주는 것 같았습니다.
하늘의 모습입니다. 실제로는 더 푸르고 깊고 날씨가 좋습니다.
이제 무명순교자의 묘로 향합니다. 안내표시가 보입니다.
작은 무명순교자의 묘 표지판이 보입니다. 과거 순교하였던 이름을 알 수 없는 사람들의 묘입니다.
보통의 묘와는 다르게 흙과 잔디가 아닌 시멘트로 마감되어 있습니다.
묘의 정면 모습입니다.
묘지의 좌측으로 돌아서 바라보면 묘의 뒷편으로 올라갈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무명순교자의 묘의 뒷편에서 바라본 전경입니다. 묘지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평화롭고 고요합니다. 하늘은 맑고 주변의 농작물들은 잘 자라고 있습니다.
국가지점번호가 보입니다. 이것은 안전에 대한 현재 위치를 알려주는 표시라고 합니다. 이 곳에 대한 설명과 관련된 시가 적혀 있습니다.
무명순교자의 묘 좌측 편에 있는 농작물과 하늘이 잘 어울립니다.
그리고 우측 맞은편에는 배추들이 잘자라고 있습니다. 매우 많은데요.
지금 물가가 불안정해서 마트에서 배추 한 포기에 1~2만 원하고 있습니다. 풍성한 배추를 보니 뿌듯합니다. 얘네들이 무럭무럭 자라서 빨리 안정되기를 바랍니다.
무명 순교자의 묘 상단의 하늘 모습니다.
앞에는 신리성지로 가는 마지막 이정표가 보입니다. 매우 가까운데요. 참고로, 신리성지에 관한 재미있는 역사이야기도 아래 링크를 드립니다.
시간이 나시면 꼭 신리성지의 예쁜 모습도 구경해 보시길 추천해드립니다.
오늘 생각해보면 좋은 경치와 역사를 둘러보는 버그내순례길을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 곳 중에서 마음에 드는 곳을 골라서 가도 좋습니다.
또한, 유적지 미션을 깨듯이 여러 역사적인 장소에서 스탬프를 찍어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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