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경상남도 뉴미디어 프렌즈 조윤희

바다를 볼 수 있으면서 산책할 만한 곳이 어디 있을까 생각하던 중 예전에 다녀왔던 노산공원을 다녀왔답니다. 바다가 들려주는 바람 소리 노랫소리에 마음을 내어주며 산책할 수 있는 이곳에서 5월의 시간을 시작해 보지 않으시겠어요?

사천에서의 1박2일의 시간이 얼마나 잘도 가던지 노산 공원을 둘러보러 나온 시간은 해 기운이 저물어 갈 무렵이라 바다 위로 지친 하루의 시간들이 물이 되어 다가오는 것 같았지만 열심히 일하고 쉼 하는 것 같은 배 한 척에게 바다는 휴식의 공간이 될 테다 싶으니 바라보는 제게도 평안으로 쉼 하라 토닥이는 것 같습니다.

숙소 쪽에서 가까운 산책로가 예전과 달리 노산공원과 목섬을 잇는 무지개교 건립 공사로 인해 주변이 어수선한 점이 있었지만 완공이 된다면 사천 여행에 재미가 더해질 것 같아 기대가 되더군요.

노산 공원으로 가는 입구는 네 곳이나 되기 때문에 어디를 출발점으로 삼든지 후회 없는 산책을 할 수 있답니다. 박재삼 문학관, 호연재, 이순신 동상, 팔각 전망대, 지압보도, 잔디광장, 체육시설물, 해안 데크로드, 음수대,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있는 노산공원을 함께 가보실까요?

해안 데크를 걷다 보면 1960년대 부산, 마산, 통영, 여수 등지를 오고 가던 연안여객선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님을 기다리는 아가씨 마음과 삼천포항의 서정을 담아 부르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지점이 있답니다.

연안 여객선은 사라졌지만 그 시절 여객선을 타고 오갔던 청춘 남녀의 애절한 사랑과 이별, 서민들의 애환을 깊이 새긴 가요를 반야월 작사, 송운선 작곡, 은방울 자매의 노래로 남쪽 삼천포항을 전국에 알리게 된 삼천포 아가씨 노래는 그 상징성과 사천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하여 이 아가씨 상을 세우게 되었다고 해요.

노랫소리가 참 구성지고 애절해서 바다를 보고 앉은 아가씨 상의 뒷모습이 감성지게 다가오더라고요.

"비 내리는 삼천포에 부산 배는 떠나간다

어린 나를 울려놓고 떠나가는 내 님이여

이제 가면 오실 날짜 일 년이요 이 년이요

돌아와요 네 돌아와요 네

삼천포 내 고향으로~~~

조개껍질 옹기종기 포개 놓은 백사장에

소꿉장난하던 시절 잊었나 님이시여

이 배 타면 부산 마산 어디든지 가련마는

기다려요 네 기다려요 네

삼천포 아가씨는~"

-작사 반야월 / 작곡 송운선 / 노래 은방울자매

해가 제법 기울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울어진 볕 살에 색이 점점 변해가면서 노산정과 물고기상이 있는 바다도 색이 해를 따라 변해가고 있는 것이 또한 이색적이고 멋지게 다가와 산책의 걸음을 바쁘게 종용하는 것 같이 느껴지더군요.

삼천포 앞바다에서 활기차게 뛰어노는 상괭이와 사천 대표 어종 참돔, 볼락, 전어 모습을 형상화하여 떠오르는 사천의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를 부각시키기 위해 세운 물고기상에 가까이 다가갈 수 없도록 입구를 막아서 예전처럼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던 것이 좀 아쉬웠네요.

해안을 따라 조성된 해안 산책길은 삼십분 정도면 거뜬히 돌 수 있다고 하지만 바다를 바라보며 걸으니 그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 같이 생각이 될 정도로 저희 여행의 속도를 느리게 느리게 발을 붙드는 것 같아 여유에 여유를 더해 보았습니다.

와룡산과 각산을 뒤로하고 앞으로는 한려수도의 크고 작은 섬들을 조망할 수 있는 노산정에 잠시 숨을 돌리면서 정자에서 바라보이는 풍광을 즐겼네요.

노산정에서 바라보이는 풍광 중 케이블카와 아쿠아리움이 있는 맞은편 바다는 미세먼지로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더군요.

정자를 지나 공원의 정상부 쪽으로 이동하면서 본 소나무 군락들이 얼마나 멋진 모습으로 관리되고 있던지요. 노산공원이 사천에서 얼마나 소중하게 관리되고 있는지 엿보게 하는 부분이기도 했네요.

1995년 사천군과 삼천포시가 통합되면서 탄생한 사천시의 중심부인 서금동에 위치한 해상공원인 노산공원은 삼천포를 대표하는 가장 오래된 공원이라지요.

선구동과 동서금동 경계의 돌출한 언덕을 노산이라고 불렀는데 해안 일대를 매립하기 전 이곳에 물이 들 때는 섬이 되었다고 하네요.

노산에는 서당인 호연재가 있는데, 서당을 다니기 위해 돌로 징검다리를 놓아 이곳을 '노다리'라 부르고, 다리 이름을 따서 '노다리산'이라 하다가 노산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해요. 또 하나, 노산을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노를 젓는 노 모양의 비형이라고 해서 노산(櫓山)이라고 불렀다고 전해진다네요. 그리고 다른 설에는 호연재 출신의 유명한 팔문장(八文章) 가운데 한 명의 호가 노(魯)였기 때문에 노산(魯山)이라는 지명을 얻게 되었다고 하지요.

노산 공원의 동백이 SNS를 통해 제법 알려져서 관광 코스 중 하나로 꼽힌다고 하는데, 봄기운이 제법 영근 5월 초인데도 동백들이 다 떨어진 것이 아니라 볼 만한 장관을 이루고 있었답니다.

노산 공원의 길을 쭉 따라 올라가면 박재삼 문학관을 만나게 될 테죠. 해가 제법 길어진 덕에 산책할 만큼의 밝기가 허락되어 감사했답니다. 향기 없는 동백이지만 바닥에 떨어진 꽃송이도 고와서 손 위에 잠시 올려보았네요.

생명 에너지가 가득한 공원의 오래된 나무에 또 다른 생명이 옮겨붙어도 함께 살아가기를 택한 자연의 동거를 바라보면서 경이로움이 앞서 창조주의 섭리를 바라보며 겸손을 배우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동백만 있었을까요?

노산 공원에는 봄을 부드럽게 그리고 화려하게 채우는 겹벚꽃도 피고 있었네요. 얼마나 풍성하게 폈던지,...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개화하는 겹벚꽃은 ‘정숙, 단아함, 절세미인’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지요. 아마 지금쯤 거의 낙화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데 볼수록 탐스러운 모습이 벚꽃과는 다른 봄의 노래를 볼 수 있어 황홀하기까지 하지요.

박재삼 문학관에 도착했습니다.

하늘까지 찌를 것처럼 뻗은 아름드리 굵은 나무들과 얼마 전까지 튤립, 모란 등 꽃으로 가득했을 화단 앞에는 박재삼 선생의 동상이 있어서 노산 공원에서 그의 시풍을 읊조리게 하지요.

박재삼 문학관은 3층 건물로서 어떤 시인보다 우리말의 아름다움이 잘 드러나는 시를 쓴 박재삼 시인의 시문학 세계와 시인의 연보, 시인의 성품, 인간관계 등 인간적인 박재삼을 만날 수 있으며, 그의 일생에 관한 영상홍보물도 관람할 수 있도록 한 박재삼 문학관이 6시까지 운영하다 보니 안을 둘러보지는 못했네요.

조선 영조 46년(1770년)에 건립된 삼천포 지역의 대표적인 학당(서재)로서 지역의 인재들이 모여 학문을 논하고 시문을 짓던 곳이었는데, 일제강점기인 1906년 일본 경찰에 의해 강제 철거되어 사라진 것을 2009년에 지역 원로들의 건의로 사천시에서 복원한 호연재가 참 멋집니다.

박재삼 문학관 주변의 노목들 주변으로도 동백나무들이 제법 있어서 낙화한 꽃들을 모아 남들 다 해 보는, 동백으로 하트를 만들고 있는 것을 지인께서 담으셨네요.

해안산책로를 걸으면서 바라본 사천의 바다는 노산 공원의 정상부에서 박재삼 문학관과 호연재에 이르기까지 잘 관리된 공원의 수목과 꽃들을 바라보며 산책하면서 꽃길을 걸었던 시간이었답니다. 가까이 용궁수산시장도 있어서 싱싱한 수산물을 먹거리로 택하시면 여행의 즐거움이 몇 배나 올라갈 것 같습니다.

5월이 무르익어가고 있습니다. 가정의 달, 사천으로 여행 어떠세요?

사천 노산공원

✅ 주소: 경남 사천시 박재삼길 27

(지번. 서금동 10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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