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어난 부산, 아시아 음악의 별로 키우겠다”

“부산시민 위한 열린 공연장 만들 것”

직접 연주하며 최고 수준 음향 자랑

부산콘서트홀 전경.

부산에 처음 선보이는 클래식 전용 공연장 ‘부산콘서트홀’이 베일을 벗었다. 부산콘서트홀은 지역을 넘어 국내에서도 손꼽힐 고급 시설과 음향으로 클래식 전용 공간의 자부심을 한껏 뽐냈다.

한국 클래식 음악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 클래식부산 예술감독은 지난 2월 17일 부산콘서트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직접 무대에 올라 브람스의 피아노를 위한 3개의 간주곡 1번을 연주하며 부산콘서트홀의 음향을 자랑했다. ‘깜짝’ 연주 뒤에는 부산콘서트홀을 소개하고 부산을 클래식 음악의 ‘아시아 별’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정 예술감독은 “처음 여는 공연장은 시작하는 방향을 잘 잡아줘야 한다. 첫 길을 잘못 선택하면 다시 시작해야 하는 만큼 시작이 중요하다”면서 “1989년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 예술감독을 맡았을 때는 경험이 다소 부족했지만, 지금은 경험을 많이 쌓은 만큼 부산콘서트홀 운영 전반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공연장에 설치한 파이프오르간에 대해서는 “향후 조정을 통해 계속해서 다듬어야 하겠지만, 첫인상은 아주 좋다”면서 “부산콘서트홀을 통해 부산이 아시아의 특별한 음악적인 별, 미팅 포인트(만남의 장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에 대한 사랑과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도 나타냈다.

정 예술감독은 “1953년 부산에서 태어났다”라고 밝히며, “여덟 살에 미국으로 건너갔을 때만 해도 한국은 전쟁이 일어났던 가난한 나라였지만, 이제는 잘 사는 나라가 됐다. 잘 사는 나라에서 훌륭한 나라가 돼야 하는데 그러려면 돈만 가지고는 어림이 없고, 문화예술이 발전해야 한다. 부산콘서트홀의 역할과 기대가 그만큼 높고도 크다”고 말했다.

정 예술감독은 6월 20일로 예정된 개관 기념 공연에서 아시아 필하모니 오케스트라(APO)를 지휘하며 베토벤 9번 교향곡 ‘합창’을 연주할 예정이다.

개관 첫 프로그램으로 ‘합창’을 선정한 것은 “클래식 음악은 뿌리가 깊고 역사가 길어서 전 세계 모든 사람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힘이 있다. 베토벤의 ‘합창’은 마지막 장에 전 세계 사람들이 형제가 돼야 한다는 가사가 나온다. 특별한 힘이 있는 음악이기 때문에 첫 연주곡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정 예술감독은 “한국은 솔리스트 역량은 뛰어난데 오케스트라는 세계 수준보다 다소 얕은 편이다. 20여 년 전 아시아의 연주자들이 모여 오케스트라 공연을 한 적 있지만, 지속적인 활동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면서 “부산콘서트홀 개관을 계기로 아시아 최고의 오케스트라를 부산에서 제대로,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콘서트홀에 부산시민 모두가 자주 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시민을 위한 열린 공연장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정명훈 클래식부산 예술감독은 1974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피아노 부문 2위에 입상하며 주목을 받았고 이후 지휘자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쌓았다. 36세 나이에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 극장(현 파리 국립오페라) 음악감독에 취임할 정도로 일찍이 음악적 역량을 인정받았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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