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민기자단|진재필기자

우리 사회의 차별과 혐오를 극복하는 것과 이주민에 대한 차별을 없애는 것이 다르지 않다.

여주도서관에서 진행된 ‘다민족 사회 대한민국’의 저자 손인서 작가 강연회 Ⓒ여주시민기자단 진재필

지난 24일 여주도서관에서 ‘다민족 사회 대한민국’을 주제로 한 강연회가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도서관 다문화 서비스 지원 사업으로 진행된 강연회는 ‘다민족 사회 대한민국’의 저자 손인서 작가가 강사로 참여했다. 미국 듀크대에서 ‘인종 관계와 국제이주’를 전공하고 서울대 사회학과 강사로 재직하면서 연구해 온 다문화와 이주를 주제로 대한민국 이주 정책을 돌아보는 자리였다.

여주도서관에서 진행된 ‘다민족 사회 대한민국’의 저자 손인서 작가 강연회 Ⓒ여주시민기자단 진재필

강연회는 이민 없는 이민 정책과 다문화 없는 다문화 사회라는 도발적 의제로 시작되었다. 이주민 250만 시대를 맞았다. 저출산과 산업 인구 감소를 이주 정책으로 해결하자고 한다. 하지만 우리 이주 정책에는 이주민을 사회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의지를 담지 않았다. 손인서 작가는 한국 이주사에서 굵직했던 6대 사건을 통해 대한민국 이주 정책의 한계와 위선을 들여다보았다.

여주도서관에서 진행된 ‘다민족 사회 대한민국’의 저자 손인서 작가 강연회 Ⓒ여주시민기자단 진재필

출발은 아리셀 참사를 통해 이주민의 사회적 위치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2024년 6월 24일 화성에 있는 리튬 배터리 공장의 화재로 한국인 5명, 중국인 17명, 라오스인 1명 등 총 23명이 사망했다. 이들은 외국인 동포(F-4), 결혼이주여성(F-6), 방문취업 비자(H-2) 등 합법적 체류 자격을 갖춘 노동자였지만 제대로 된 안전교육은 고사하고 고용과 산재보험조차 미가입된 상태였다. 인건비 절감과 책임 회피를 위해 안전 의무를 하청업체에 전가하는 ‘위험의 외주화’에 더해, 위험을 우리 사회 가장 밑바닥 계급인 이주민에게 넘기는 ‘위험의 이주화’를 보여준 사건이었다.

여주도서관에서 진행된 ‘다민족 사회 대한민국’의 저자 손인서 작가 강연회 Ⓒ여주시민기자단 진재필

이주노동자의 죽음은 아리셀 사고에 국한되지 않았다. 2020년 12월 포천의 비닐하우스 기숙사에서 캄보디아 여성 이주노동자가 얼어서 죽었다. 2024년 11월에는 6살에 한국에 들어와 32살이 될 때까지 26년간 한국에서 살았던 몽골 출신 강태완 씨가 산업재해로 사망하였다. 그의 지위는 미등록 아동, 유학생, 이주노동자로 바뀌었지만 끝내 이방인의 지위를 벗지 못한 채 삶을 마쳤다. 내국인과 이주민을 철저히 분리하고 이주민을 돈벌이 대상으로 제한한 이주 정책의 비극적 결과였다.

여주도서관에서 진행된 ‘다민족 사회 대한민국’의 저자 손인서 작가 강연회 Ⓒ여주시민기자단 진재필

이주 정책의 후진성은 사회 곳곳에서 확인된다. 출생률 제고를 위해 도입한 필리핀 가사도우미 정책도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다. 내외국인 구분 없이 아이를 낳고 키우기 어려운 사회구조를 외면한 채 진행된 탓이다. 경북대 이슬람 사원 건립과 관련된 논란은 이주민 혐오와 이민자 문화에 대한 배타성을 보여주는 극단적 사례다. 이슬람 사원 반대에 동원된 돼지머리와 삼겹살은 이주민 혐오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여주도서관에서 진행된 ‘다민족 사회 대한민국’의 저자 손인서 작가 강연회 Ⓒ여주시민기자단 진재필

작가는 이민자에 대한 혐오는 문화적 차이가 아닌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혐오에서 출발한다고 이야기한다. 도시와 농촌, 지역, 학력, 성별의 차이를 차별화하고 혐오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사회의 최 약자인 이민자에 대한 공격으로 증폭돼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주민에 대한 차별을 없애는 것과 우리 사회의 차별과 혐오를 없애는 일이 결코 다르지 않음을 역설하였다.

여주도서관에서 진행된 ‘다민족 사회 대한민국’의 저자 손인서 작가 강연회 Ⓒ여주시민기자단 진재필

이주민 없는 사회를 상상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직장에서 학교에서 마을에서 외국에서 온 주민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사회는 약자의 희생만으로 유지될 수 없다. 내외국인이라는 차이를 차별 대신 공존의 대상으로 위치시켜야 한다. 이민자를 2등 시민으로 내몰지 않고 동료 시민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구동시킬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다.

여주도서관에서 진행된 ‘다민족 사회 대한민국’의 저자 손인서 작가 강연회 Ⓒ여주시민기자단 진재필

#다민족사회대한민국 #손인서작가 #이주민강연 #여주도서관강연 #다문화사회 #이주정책비판 #이민자혐오 #차별없는사회 #공존의사회 #이주노동자 #아리셀참사 #위험의외주화 #위험의이주화 #산업재해 #다문화이해 #사회적약자 #외국인노동자 #이슬람사원논란 #이민정책 #인권강연 #여주시민기자단 #문화다양성 #지역사회공존 #여주이벤트 #공공도서관프로그램




{"title":"여주도서관에서 진행된 ‘다민족 사회 대한민국’의 저자 손인서 작가 강연회","source":"https://blog.naver.com/yeojuhangul/223918919308","blogName":"여주시블로..","domainIdOrBlogId":"yeojuhangul","nicknameOrBlogId":"여주시청","logNo":223918919308,"smartEditorVersion":4,"meDisplay":true,"outsideDisplay":true,"cafeDisplay":true,"lineDisplay":true,"blogDisplay":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