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런 날이 있다.

딱히 뭐가 힘든 건 아닌데,

이유 없이 머릿속이 복잡한 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지만 멀리는 싫고,

사람 많은 데도 피하고 싶을 때.

그럴 때 나는 동네를 그냥 휘적휘적 걷는다.

생각은 좀 정리되고, 마음도 덜 복잡해진다.

그날도 그랬다.

아무 목적 없이 걷다 보니

익숙한 곳에 도착했다.

장성 탄탄두렁길.

처음 이 길을 알게 된 건

작년 이맘때쯤이었다.

동네에 이런 길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조용하고 한적해서,

그 후론 한 번씩 찾게 되는

나만의 숨은 쉼터가 되었다.

0.1km 남짓한 짧은 둘레길.

동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길은 산을 따라 천천히 돈다.

누구에겐 그저 동네 산책길일 수도 있지만,

나에겐 그 어떤 여행지보다 위로가 되는 길이다.

산책이라기보단 마실 나온 기분으로 걷게 된다.

조금만 걸어도 마음이 차분해진다.

벤치에 앉아 마을도 보고,

산도 보고, 하늘도 바라본다.

그러다 보면 혼자서 빙그레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아무 생각 없이 걷고, 아무 의미 없이 바라보다가

문득 그동안 너무 바쁘게만 살았구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올해 다시 찾은 탄탄두렁길은

살짝 달라져 있었다.

눈에 띄게 달라진 건

바닥에 깔린 야자매트였다.

작년에는 흙길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

비라도 오면 미끄러웠는데

이제는 발걸음이 훨씬 편안했다.

누군가 조용히 다녀간 듯 정비되어 있는 길.

소리 없이 길을 돌보는 사람들 덕분에,

나는 오늘도 이 길을 편하게 걸을 수 있었다.

장성, 탄탄두렁길을 아시나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걷고 싶을 때,

그럴 때 걷기 딱 좋은 길이다.

등산도 아니고 여행도 아니지만,

걷는 것만으로 충분한 위로가 되는 길.

내가 좋아하는 이 길은 특별하지 않다.

하지만 그게 더 좋다.

조용하고, 담백하고, 꾸미지 않은 길.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언제든 다시 올 수 있는 길.

그냥 길이 거기 있다는 사실만으로 마음이 놓인다.

내가 힘들었던 어느 날에도,

별일 없던 평범한 하루에도,

이 길은 늘 그 자리에 있었다.

그래서 좋다.

그때도, 지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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