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시간 전
양천구 용왕산 둘레길 탐방기
키 큰 벚꽃나무들이 대궐처럼 펼쳐진 멋진 산책길 속으로
4월에는 봄과 함께 찾아오는 꽃손님들이 있다.
민들레, 목련, 진달래, 철쭉, 개나리...
그 중에서도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서 봄꽃구경으로 가장 흔하고
친근한 꽃이 벚꽃이 아닌가 싶다.
봄바람과 함께 찾아오는
벚꽃을 안보면 많이 섭섭할 정도.
화사하게 핀 벚꽃도 구경할 겸,
파릇하게 올라온 숲 속을 걸을 겸,
양천구 용왕산으로 산책을 가기로 결정했다.
양천구에는 4개의 대표적인 산들이 있다.
지양산, 신정산, 갈산(칼산), 그리고 용왕산이다.
높이는 100m가 안되는 야트막한 산들인데,
모두 구민들을 위한 근린공원으로 조성되어 있고,
특히 무장애 숲길로 되어 있다.
그 중 용왕산은 높이 78m이고,
산의 모양이 엄지손가락을 닮았다고 하여
엄지산(嚴知山)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1971년부터 근린공원으로 지정된 오래된 산이다.
따릉이를 타고 용왕산을 향해 출발했다.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 있고,
아파트 단지 내에 차가 없는 길이
워낙 넓어서 편안하게 이동이 가능하다.
월천초등학교 삼거리에 있는
따릉이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횡단보도를 건넜다.
용왕산 입구로 걸어가는 길가에
벌써 벚꽃들이 만개해 있었다.
목동우성아파트 옆으로
용왕산을 오르는 입구가 나온다.
총 길이 2.5km로 이루어진 둘레길이
오늘 돌아볼 코스이다.
참고로 이 곳 역시
양천둘레길의 한 코스이기도 하다.
입구에 들어서니 제일 먼저 반겨주는 건
키 큰 벚꽃나무들이다.
여의도나 안양천에 활짝 핀 벚꽃들과는
또다른 멋이 있다. 최소 10m는 넘은 가지 위에
벚꽃들이 만개해 있어,
아지가지함이 아니라 웅장함이라고 해야할까?
고개를 한참 들어야 볼 수 있는
멋진 꽃천지가 대궐처럼 펼쳐진다.
오르막을 조금 오르다 왼편으로
방향을 잡고 걷기 시작했다.
야자수 매트가 잘 깔려있고,
과거에는 농구장이었던 곳에
지금은 작은 벚꽃 나무들과 벤치가 놓여 있다.
용왕산 둘레길의 공식 명칭은
'용왕산 숲이 좋은길'이다.
약간은 적막했던 겨울의 풍경과 달리
초록의 푸른 숲이 되어 있었고,
다양한 새들 지저귐 소리가 귀를 즐겁게 했다.
화장실이 있는 갈림길이 나오고,
용왕산에 대한 안내판이 위치해 있다.
용왕산이라 불리우게 된 옛 고사가 재미있다.
화장실을 기준으로 왼쪽편으로 다시 걸음을 옮겼다.
용왕산 둘레길에서 가장 좋아하는 코스다.
산 옆쪽으로 이어지는 비탈 능선길인데,
흙으로 이루어진 길에
키가 큰 나무 사이를 걷다 보면
등산을 하는 기분이 들어서 인 것 같다.
중간에 데크길이 나오는데
좀 더 편히 걸을 수 있게 만들어졌지만,
개인적으로는 흙길이 더 정감있고
산과 같은 느낌인데 조금은 아쉽기도 하다.
둘레길을 걷기 시작한지 30분여가 지난 시점에
용왕산의 서쪽 능선에 도착했다.
이 곳은 양천 둘레길과도
합류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전체 둘레길의 1/4정도를 걸었고, 오른편으로
방향을 틀어 걸음을 이어갔다.
능선길을 조금 오르다 보면
왼편에 용왕산 책쉼터가 자리해 있다.
이전에 가봤던 넘은들 책쉼터와는 다르게,
아래층이 책쉼터이고, 2층이 화장실로 되어있다.
내부로 들어서면 왼편에 책들이 정리되어 있고,
오른편이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아이들 책이 많은 편이어서
어린 아이가 있는 가족들이 와서
책도 보고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으로
안성맞춤인 듯.
다만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많은 인원이 들어 갈 수 는 없어 보인다.
책쉼터를 나와 다시 둘레길로 합류했다.
얼마 안있어 운동기구가 있는
공터가 나온다. 관리가 잘 되어 있어서
운동기구들의 상태가 무척 깨끗했다.
공터를 지나면 돌길과 데크계단길,
두가지 내리막길을 고를 수 있다.
길 옆으로 개나리가 노랗게 피어서
길의 운치를 더하고 있었다.
배드민턴장을 지나면
아까 지나쳤던 화장실이 있던 갈림길로
다시 합류하게 된다.
왔던 길을 되돌아 처음 용왕산 입구에서
올라오는 오르막으로 되돌아 왔다.
여기서 임도길을 따라 오르면
왼편 내리막과 오른편 데크길이 있는데,
왼편으로 내려가 나머지 둘레길을 돌아보고
데크길로 원점회귀하기로 했다.
내리막을 조금 내려가면 숲속 자연학습장이 나온다.
7군데로 나눠져 여러 식물들을 심어놓고
관찰과 체험을 하는 곳이라고 안내판에 쓰여 있는데,
아직 본격적으로 풀이나 꽃들이 자란 모습은 아니었다.
적당히 구름이 낀 날씨여서 걷기에 오히려 좋았다.
봄바람이 불어오는 가운데 잘 정돈된
둘레길을 천천히 걸었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도 나오고,
작은 약수터가 있는 냇가도 지났다.
길마다 간간히 나오는 봄꽃들도 기분을 좋게 한다.
높지 않은 계단 데크길이 나왔다.
용왕산에 가장 높은 곳인 용왕정으로 오르는 길이다.
계단을 오르면 커다란 바위가 나오고,
오른편으로 꺽인 계단을 좀더 오르면
드디어 용왕정에 도착한다.
용왕정은 1994년에 지어진 팔각형의 정자다.
용왕산에 가장 높은 78m 지점에 위치해 있어,
보통 '용왕산에 다녀왔다.'하면
이곳을 보고 왔다고 보면 된다.
2층에 올라서 밖을 바라보면
멀리 한강이 보이는데, 흐려서인지 잘 보이진 않았다.
용왕정 반대편으로 내려가는 길은
무장애길로 꾸며진 데크길이다.
낮은 경사도로 지그재그로 이루어져 있어서
내리막으로 걷기가 무척 편안했다.
사이사이 개나리가 피어 있는 것도 포인트다.
용왕산하면 용왕정과 더불어
이곳 근린공원이 아닌가 싶다.
가운데 인조잔디가 넓게 펼쳐져 있고,
주변은 조깅이나 런닝을 할 수 있는
트랙으로 되어 있다.
평일이라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주말이면 남녀노소 정말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즐기는 곳이다.
근린공원 옆으로 이어지는 둘레길을 이어 걸었고,
데크길을 지나 마침내 용왕산 둘레길을 시작했던,
키 큰 벚꽃들이 있는 내리막을 내려오며
오늘의 걷기를 마무리했다.
용왕산은 산을 좋아하고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그러나 멀리 깊은 숲과 산을
찾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할 만한 곳이다.
구석구석 즐길 수 있는 것들도 많다.
운동을 하고 싶을 때,
가벼운 산책을 하고 싶을 떄,
잠시 앉아서 명상을 하고 싶을 때,
책을 읽으며 마음을 쉬고 싶을 때,
뭐든지 품어 줄 수 있는 곳이다.
키 큰 벚꽃들이 대궐처럼
반겨줬던 용왕산...
아기자기한 재미를 찾을 수 있는 곳...
기회가 된다면 꼭 가보시길 추천하다.
※ 본 콘텐츠는 SNS 서포터스가 작성한 글로 양천구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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