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8경 중 제1경이면서

우리나라에서 11번째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남한산성

수많은 역사와 국가유산을 간직한

광주의 보물 같은 존재입니다💎

남한산성 산성로터리(옛 종로거리)

하루에 모두 둘러보지 못할 정도로

많은 국가유산이 있지만

그중 남한산성 행궁은 그 중요성에 비해

사람들이 별로 찾지 않는 곳인데요.

눈이 많이 내려 동화 속 궁궐로 변신한

행궁의 모습을 통해 1636년 병자년,

그 어느 때보다 눈보라가 많이 불어왔던

그 당시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행궁은 임금이 서울의 궁궐을 떠나

도성 밖으로 행차하는 경우 임시로 거처하는 곳입니다.

실제로 조선시대 1636년 병자호란이 발생하자,

인조는 파죽지세로 달려온 청나라 병사들을 피해

남한산성으로 피신하여 12월 14일부터 1월 30일까지

47일간 이곳 행궁에서 항전하게 됩니다🚩

행궁으로 들어가는 정문 격인

한남루의 모습이에요.

궁궐은 정전(正殿)까지

3개의 문을 거쳐 들어가는 것이 법도인데,

바로 이 한남루와 외삼문, 중문을 거쳐

비로소 임금이 있는 공간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곳은 바로 임금이 주요 신료들을 만나

정치적 활동을 하던 정무 공간인 외행전입니다.

2010년에 복원된 건물인데 병자호란 당시에는

이곳에서 밤낮없이 주화파와 척화파의

말(言) 전쟁이 벌어진 곳입니다.

또한 병자호란 당시

왕이 병사들에게 음식을 나누어 주는

호궤를 행한 곳이기도 해요🍚

이제 행궁의 가장 깊숙한 곳인

왕의 침소, 내행전으로 들어가 봅니다.

왕의 침전과 세자의 침전이 마주하고 있고

왕의 침소는 궁녀들의 방으로 감싸고 있는 구조입니다.

왕을 상징하는 병풍,

일월오봉도(日月五峰圖)도 왠지 초라해 보이네요.

임금이 머물던 곳이기에 경건함이 느껴져야 하는데

무언가 모를 처연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곳에서 인조는 한파가 몰아치는 한겨울,

그 추위보다 더 참기 힘든 치욕감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며 번민했을 것입니다.

“죽어서 살 것인가, 아니면 살아서 죽을 것인가”

지난가을 제29회 남한산성문화제 당시

행궁에서 진행된 화려한 경관조명 연출, 미디어아트는

바로 그러한 역사적 사실을 담은 퍼포먼스였습니다.

내행전 뒤쪽 조금 높은 위치에 있는 재덕당

왕의 수신이나 제사 공간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입니다.

재덕당 뒤로는 왕의 후원이 펼쳐지고

후원에는 이위정이 있어요.

순조 17년(1817) 광주유수 심상규

활을 쏘기 위해 세운 정자인데

정자 안에 걸려있는 이위정기는

추사(秋史) 김정희

31세에 쓴 것이라 하며 탁본입니다✍🏻

이위정 언덕에서 담 너머로 보이는 건물은

화려한 단청이 없어 단조로워 보이는데

바로 남한산성 행궁에만 있는 좌전이에요.

조선시대 행궁은 전시기에 걸쳐

전국에 20개소 정도가 조성되어 있었는데

남한산성은 전쟁이나 내란 등

유사시 후방의 지원군이 도착할 때까지

한양 도성의 궁궐을 대신할

피난처로 사용하기 위해 만든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남한산성 행궁은

일반적인 행궁에 머물지 않고

유사시 임시수도의 중요한 역할을 하던

매우 중요한 곳인데요.

유일하게 좌측에는 종묘에 해당하는 좌전(左殿),

우측에는 사직단에 해당하는 우실(右室)이 있어요.

좌전은 유사시 종묘의 신주(神主)를 옮겨

봉안하기 위한 곳입니다.

우실은 왕실의 사직(토지, 곡식의 신)을 모시는 곳인데

아직 복원되지 않았습니다.

좌전은 몇백 년이 족히 넘은 소나무들이 둘러싸고 있는데

좌전 뒤에서 바라보는 행궁의 모습이 일품입니다✨

아래쪽으로 내려오면서 보이는 건물들은

임금의 공간이 아니고

광주유수가 사용하던 공간입니다.

내행전 우측으로 광주부 유수의 집무실인 좌승당이 있고,

외행전 우측으로는 광주부 유수가

관아건물로 사용한 일장각이 있습니다.

지금으로 말하자면

광주시장이 머물던 시청사라고 할 수 있어요~

행궁은 인조뿐만 아니라 병자호란 이후

숙종과 영조, 정조, 철종, 고종도

여주, 이천 등의 능행 길에 들러 머물렀던 곳입니다.

치욕스러운 선조 대의 역사를 되새기며

부국강병(富國强兵)의 꿈을 꾸었던 곳이랍니다.

행궁 내행전 우측 담장 넘어 커다란 느티나무는

옛날에는 마을 서낭당 나무였다고 합니다.

450년 이상 묵묵히

지나간 역사를 기억하며 서 있는 저 나무는

약소한 조국의 운명 앞에 삶과 죽음,

절망과 희망이 엉켜 성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의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요?🌲

남한산성은 벚꽃이 화려하게 피는이나

신록이 우거지는 여름, 단풍이 알록달록 물드는 가을,

백설로 뒤덮인 설경, 어느 계절이나

주변의 자연경관과 어우러져

그 아름다움을 뽐내는 곳입니다!

병자호란, 그 한순간의 역사적 사건에 고착되어

우리의 찬란한 문화유산을 비참하고 참담한 마음으로만

바라보는 어리석음은 이제 멈추어야 할 것 같아요.

남한산성 도립공원은 모든 지역이 무료이지만

행궁만 어른 1인당 2천 원,

청소년 1천 원의 입장료가 있어요.

신분증을 지참한 경기도민과 만 6세 이하,

만 65세 이상 노인, 한복을 입은 사람,

군복을 입은 현역 군인 등은 무료입장할 수 있습니다.

매주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도 무료 관람이 가능하니

역사를 품은 남한산성 행궁 구경하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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