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시간 전
온 마을이 함께 키우는 작은학교, 미조초등학교
아이들이 귀해지고 있습니다. 지역소멸이 사회적 이슈가 되었고, 아이가 태어나면 축하 현수막이 걸리는 마을도 종종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나 남해는 지역소멸 고위험지역으로 손꼽히는 곳이죠. 제가 사는 마을의 학교도 눈에 띄게 매년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학생들의 행복지수,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은 작은학교, '미조초등학교'의 깨알같은 매력을 소개합니다!
파도를 넘어 바다를 품은, 미조초등학교
경남 남해군 미조면 미송로 2번길 8
바다가 보이는 학교, 미조초등학교는 전교생이 40명이 채 되지 않는 작은 학교입니다.
1934년 4월, 삼동보통학교 미조분교장으로 개교한 미조초등학교는 미조 내 미남,호도 분교의 통합, 송남초등학교 통폐합 등을 통해 미조면 내 유일하게 남은 초등학교 입니다.
미조초등학교가 더욱 소중한 이유는 저의 사랑스런 세 아이들이 모두 미조초등학교를 다니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구요.
저 또한 미조초등학교를 졸업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전교생보다 저희 학년이 더 많았네요.
그리고 저희 아버지도 미조초등학교, 그 시절 미조국민학교를 졸업하셨습니다.
무려 3대째 대를 이어 다니고 있는 미조초등학교, 정말 특별하지 않을 수가 없겠죠?
미조초등학교 학생들 중 많은 수의 아이들이 저처럼 미조초등학교를 졸업한 엄마나 아빠를 두고 있습니다.
이들이 미조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 미조로 다시 돌아오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미조초등학교의 교육과정 안에서 그 이유를 살펴볼까요?!
마을과 함께하는 미조초등학교 '한마음 운동회'
지난 5월 2일 가정의 달이자 어린이날을 맞아, 미조초등학교에서 한마음 운동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운동회가 진행될 때, 미조초등학교만의 독특한 전통이 있는데요, 바로 마을 어르신들을 학교로 초대하는 것입니다.
마을의 사랑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을 함께 응원하고, 격려하며 마을 어르신들께 감사의 인사도 전합니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미조의 미래이자 희망인 우리 아이들을 온 마을 주민들이 관심을 갖고 돌보아 주시길 바라며 학부모회에서 지역 주민분들을 초대해서 마을 잔치 처럼 열리는 초등학교 운동회
학부모회 부모님들이 전도 부치고 과일도 자르고 회도 썹니다. 이날 아침 미조 앞바다에서 잡힌 히라수와 농어로 싱싱한 회를 준비합니다.
우리가 어릴적 보던 전통적인 운동회와는 다르지만 아이들, 부모님들, 할머니, 할아버지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되었습니다.
선생님도 예외는 없습니다. 교장 선생님, 교감 선생님도 함께 참여합니다. 선생님들의 승부욕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환호 하기도 하고, 아쉬워하기도 하지만 올해는 다행히 분노의 눈물을 흘리는 아이들은 없었습니다. 부상자도요.
체육관 가득 환한 웃음소리와 뜨거운 기운으로 마을 주민 모두가 따뜻한 하루가 되셨길 바라봅니다.
학교의 울타리를 넘어, 논으로 바다로 뻗어나가는 미래교육
아이들의 학교 교육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교실과 교과서를 넘어 스스로 과제와 발표를 준비하는 것은 물론이고 각종 전자기기와 AI까지 활용하는, 교육도 스마트 해지는 시대입니다.
저희 딸도 혼자서 캔바나 미리캔버스를 이용해서 학습 자료를 만드는 모습을 보며 디지털세대 아이들은 다르구나 생각했어요.
학교에서 교육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제공된 개인 노트북과 패드도 있더라구요. 부럽다 너네...
뿐만 아니라 학교 안에서 다양한 과학 체험, 요리 체험, 학년을 넘나드는 통합 활동, 텃밭 활동 등을 통해서 지루할 틈이 없는 창의적인 교육을 제공받고 있습니다.
올해는 새롭게 다랑논 프로젝트를 통해 직접 농사도 짓게 되었습니다. 전통 방식 그대로 손모내기도 하구요, 나중에 쌀도 수확 해 올거라고 합니다.
바다마을 아이들이 수영도 빼 놓을 수 없겠죠. 매년 바다에서 진행하는 생존수영도 올해 계속해서 진행 될 예정이구요, 지난해까지는 꿈빛동아리 지원사업을 통해 스킨스쿠버, 서핑 체험도 진행했습니다.
학교 안에서 진행되는 교과 과정 만으로는 도시의 학교와 학생들의 사교육을 따라갈 수 없겠지만, 남해의 자연을 마음껏 즐기며 오감으로 느끼는 생태교육을 통해 시골 아이들만의 풍부한 감성과 순수한 호기심, 우리 지역의 매력을 발견 해 나가고 있는 미조초등학교입니다.
작고 소중한 미조초등학교만의 색깔로 우리 아이들이 대한민국의 스티브잡스, 크리스토퍼놀란, 그레타 툰베리가 될 수도 있잖아요?
그게아니더라도 최소 사랑이 가득하고, 자신의 삶을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이 될거라 믿습니다.^^
*위 기사는 학교에서 제공한 사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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