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성남동은 예로부터 울산의 문화 중심지 역할을 해오고 있는데요.

언제나 다양한 공연이나 행사, 예술로 울산 시민들의 문화에 대한 수요를 채워줬습니다.

그런 만큼 성남동 내에도 여러 문화 예술과 관련된 청년 창업가들이 있는데요.

이번에 만나본 청년 창업가는 성남동에서 금속 공예로 자신의 브랜드를 만드는 청년 대표입니다.

Q.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저는 성남동에서 금속 공예 공방 ‘온다트’를 운영하는 문다예입니다. 온다트라는 브랜드로 울산에서 왁스 카빙이 재밌게 즐기는 취미가 될 수 있도록 알리고자 열게 됐습니다.

왁스 카빙이 뭔지 모르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일종의 금속 공예의 원본을 만드는 과정인데, 나무나 돌을 깎는 것과는 다르게 녹이거나 붙이는 등 변주가 가능한 제품입니다.

부서져도 다시 붙일 수 있는 매력이 있다 보니 실패하더라도 또 만들 수 있어요. 이런 게 재미있기도 하고 하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줄 수도 있어서, 이런 재밌는 걸 울산에서 더 많은 사람이 즐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브랜딩하고 있습니다.

온다트는 왁스 카빙 공예 작품 판매와 취미반 클래스, 취미반 수강생 작품의 판매 대행, 플리마켓 참여 등을 주요 비즈니스 모델로 하고 있고요. 여러 작가님과 협업해 소품샵 형태로 공방을 꾸며 놨습니다.

제 작업 스타일은 화려하고 앤티크·빈티지한 느낌으로, 콘셉트는 아르누보(19세기 말 유럽에서 유행한 순수미술과 응용미술의 한 양식)의 영향을 받은 곡선적인 스타일인 편입니다.

Q. 왁스 카빙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저도 3~40년 한 장인이 아니라서, 제 의견임을 감안하고봐주시면 좋을 듯한데요. 왁스 카빙은 금속 공예 중 하나인데, 일종의 원본을 만드는 과정이에요.

도자기를 예로 들자면, 물레를 돌려서 만들기도 하고 손으로 직접 빚기도 하잖아요? 금속 공예도 깎거나 두드리는 등 다양한 방식이 있는데, 왁스 카빙은 초보자분들이 보다 더 접근하기 쉬운 금속 공예의 방식 중 하나라고 생각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요즘 액세서리들은 거의 다 캐드로 만들긴 하지만, 좀 더 아날로그적인 방식에 가깝다고 할 수 있죠. 캐드로 하면 더 섬세하고 정교하겠지만, 왁스 카빙은 손맛의 재미 때문에 찾는 분들이 있으세요.

Q. 울산에서 왁스 카빙의 수요는 어느 정도인가요?

울산에서는 아직 왁스 카빙의 수요가 높지 않아서 좀 슬퍼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울산 분들은 거칠거나 스트릿한 스타일보다는 깔끔하고 심플한 걸 좋아하시지 않나 싶은데요.

그래도 톡톡 튀는 스타일을 좋아하는 마니아분들은 많이 찾아주세요. 왁스 카빙 제품을 만들거나 정규 수강생을 통한 원데이 클래스도 꾸준히 하고 있고, SNS를 통해서 온다트를 알고 찾아와 주시기도 하죠.

Q. 처음 브랜드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신 걸까요?

저는 비전공자예요.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바리스타 등 서비스 직종에서 일을 했죠. 서른이 되기 전에 워킹홀리데이를 가려고 계획을 세우던 중 코로나가 터졌는데요. 계획을 철회하고 뭘 해볼지 생각하다가, 주얼리 공예를 국비 지원으로 배울 기회가 있었어요.

6개월 정도 기초 세공부터 캐드·주물까지 모두 배우고 귀금속 가공기능사 자격증까지 땄는데, 왁스 카빙이 너무 마음에 드는 거 있죠! 이걸로 뭔가 시도는 해보고 싶은데, 셰어 공방이 있는 부산과는 다르게 울산은 마땅한 곳이 없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내가 차려야겠다는 생각으로 병영에 개인 작업실을 하나 얻었어요. 작은 상가에 테이블 하나 놓고 100만 원으로 창업을 시작했죠.

첫 시작 환경은 너무 열악했어요. 답답한 느낌의 갈색 샷시에 춥고 유리창도 깨져 있고 바퀴벌레가 나올까 봐 무섭기도 했죠. 다행히 주변 상가 분들이 좋은 분들이셔서 재밌게 운영할 수 있었어요. 1년 반 정도 병영에서 작업을 이어가다가, 개인적으로 오프라인 판매도 해 보고 싶고 알음알음 클래스 문의도 들어와서 지금의 성남동 공방으로 이전하게 됐어요. 성남동에 자리 잡은 지는 1년 정도 됩니다.

Q. 브랜드를 유지하며 힘든 부분이 있으신가요?

창업 아이템이 의식주 중 하나의 분야라면 괜찮다고 봐요. 그런데 주얼리는 이 중 하나가 아니잖아요. 공예는 아름다움으로써 가치를 가지는 거다 보니, 유감스럽게도 경기 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받아요.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느끼면 제일 먼저 지출을 줄이는 게 사치품이기 때문이죠.

저도 그래요. 당장 돈이 없다면 액세서리를 안 사고 밥을 한 끼 더 먹을 거예요. 주얼리·공예·예술은 좋아하지 않으면 오래 할 수 없어요. 온다트도 취미반에서 창업 반까지의 가이드라인이 있는데, 저는 항상 이걸로 대성할 생각은 욕심이라고 말해요.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이 분야에 창업하려고 하는 분도 있겠지만, 솔직히 말해서 큰돈을 벌긴 힘들죠. 수익적인 면을 생각하면 본인에게도 스트레스라서, 그냥 즐기는 마음으로 취미처럼 여기는 게 마음 편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Q.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람을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요?

어느 날 20대 초반 학생이 손님으로 왔어요. 사실 그 나이대가 저희 제품을 구매하기엔 단가가 세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말씀하시는 거예요. “제가 진짜 돈 모아서 여기 제품 다 살 테니까 제발 작품 포기하지 마세요.” 너무 감격스러운 거예요.

첫 구매 때도 장문의 편지를 보내주셨는데, 이같이 리뷰나 후기에서 소비자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때 제일 기쁘죠.

Q. 문화예술 분야의 종사자로서 울산에서 이 분야의 환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울산이 노잼도시라고 많이 말하잖아요. 저는 성남동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성남동에서 매번 버스킹 하는 것도 몰랐고, 제 친구가 문화예술회관 근처에서 일을 하는데 거기서 매달 콘서트가 열리고 무용단 공연이 열린대요. 또 다른 친구는 울산에 자동차 극장이 있고, 매년 태화강 재즈 페스티벌이 열린다고 알려줬어요. 저는 왜 그걸 몰랐을까요?

저는 울산이 노잼도시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렇게 지역 곳곳을 뒤져보면 재밌는 콘텐츠가 많아요. 그런데 왜 울산은 할 게 없다는 인식이 있는지 생각해 봤는데요.

먼저 홍보가 부족한 것도 있지 않나 싶고요. 물론 젊은 인구의 소비를 끌어낼 코어 콘텐츠가 없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긴 하죠. 구매력은 좋은데 늘 인근인 부산에 가서 소비하니까요. 울산에도 콘텐츠가 많은데, 다 못 살리는 느낌이에요.

Q. 울산의 예비창업가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을까요?

공방을 창업하려는 분들에게는 돈을 보고 접근하면 힘들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소비자들은 내가 이걸 팔아서 떼돈 벌겠다고 생각하면 그걸 기가 막히게 알거든요. 물론 창업의 목적이 기본적으로 돈도 있겠지만, 꿈을 좇고 자아실현한다는 느낌으로 다가가면 좀 덜 힘들지 않을까.

돈을 보고 가면 오히려 더 힘들어요. 매일 아침 매출을 보면서 수익을 계산하는 게 스트레스로 돌아올 수도 있기 때문에, 그걸 분석해서 ‘그러면 어떻게 키워나가면 좋을지’가 중요합니다.

또 금전적인 부분에서는 머니 잡(Money Job)과 드림 잡(Dream Job)의 공존이 좋다고 생각해요. 개인 사업의 장점이자 단점이 혼자 있는 건데요. 돈을 버는 게 중점인 머니 잡을 하면서 돈도 벌고, 사람을 만나며 예비 고객을 찾을 수도 있죠.

요즘은 직장인들도 투잡 하는 시대인데, 자영업자도 투잡은 필수라고 생각해요. 저도 주변에서 아르바이트 구한다고 하면 일 시켜달라고 해요. 자영업자라고 투잡 하는 걸 부끄러워해선 안 된다고 봐요. 드림 잡(Dream Job)을 통해 내 작업에 집중하는 모멘트를 마련하다가도, 한 번씩 머니 잡(Money Job)으로 돈벌이도 하고 사람들과 만나 리프레시도 하고 내 작품도 더 알리는 식으로 병행하는 겁니다.

Q.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요?

올해는 브랜딩에 더 치중하면서, 국제 핸드메이드 페어도 나가볼 생각이고, 내년에는 일본 핸드메이드 페어나 수공예 사이트 입점, 미국 판로 개척 등 외국 쪽으로 판매처를 계속 만들고 싶어요. 아무래도 온라인 판매가 원활해져야 꾸준히 매출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저는 작품과 제품의 경계를 팔고 싶어요. 온다트의 캐치프레이즈이기도 한데요. 가볍게 착용할 수 있는 액세서리라고 느낄 수도 있고, 착용이 어려워도 예술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죠. 저는 후자의 가치를 추구해요. 저는 주얼리는 아름다움이 덕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예쁨이 가치이기 때문에 최대한 아름다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고객들이 제품을 사도 작품을 샀다는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장 공감됐던 부분으로 '울산은 재밌는 콘텐츠가 많다'인데요. 당장 우리 눈앞에 띄지 않을 뿐, 많은 청년 창업가나 예술가가 자신의 작품을 대중에게 선보이며 자신만의 수익 모델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예술을 사랑하는 청년 대표가 한마음 한뜻으로 거리를 예술로 채운다면, 문화가 가득했던 그때의 성남동으로 다시금 부흥하는 것도 마냥 꿈은 아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온다트 찾아가시는 길 : 울산광역시 중구 새즈믄해거리 38, 1층

온다트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on_da.t_studio/

※ 해당 내용은 '울산광역시 블로그 기자단'의 원고로 울산광역시청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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