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전
서곶에서 서구로, 서구에서 OO구로!?
서쪽에 있는 것도 아닌데 ‘서구’라고 불리게 된 이유
내년 7월 1일, 인천광역시는 행정구역 개편을 앞두고 있어요. 영종 지역은 중구에서 분리돼 ‘영종구’가 될 예정이고요. 기존의 중구 내륙과 동구는 합쳐지면서 ‘제물포구’라는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됐는데요. 서구에서는 검단 지역을 분리해 ‘검단구’가 신설될 계획이에요. 이와 함께 ‘서구’도 🆕새로운 이름으로 변경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어요.
서구 행정체제 개편, 왜 필요한 걸까?
1️⃣첫 째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행정수요와 민원 대응에 한계를 겪는 중이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지난해 6월 기준 서구의 인구수(외국인 포함)는 65만 1,057명으로 집계됐는데요. 이 기간 서구의 공무원 정원은 1,449명으로 공무원 1인당 담당 주민 수가 449명으로 나타났어요. 이는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최고 수준이라고 해요.
2️⃣두 번째는 검단행정과에서 처리 불가한 민원이 있기 때문인데요. 여권, 대규모 건축허가, 일자리, 복지업무 등은 서구청에서 담당하고 있는데 검단에서 서구청까지 이동거리는 약 10~13km로, 차량으로 왕복 1시간이 소요된다고 해요. 이에 연간 약 2만 시간과 1억 원 이상의 행정비용이 발생하는데요. 심지어 북부권은 향후 약 10만 명 이상의 인구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이라 주민 불편을 해소하고 편의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행정체제 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이에요.
잘 쓰던 이름, 왜 바꾸는 건데요?
🧭방위식 행정 명칭이란, 쉽게 말해서 행정구역을 나눌 때 ‘동서남북(東西南北)’ 위치에 따라 이름을 붙이는 것을 말해요. 이런 명칭은 우리나라의 특·광역시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서울의 ‘중구’, 부산의 ‘동·서·남·북·중구’가 있고요. ‘서구’는 전국 광역시 자치구 중 5곳에서 사용하고 있는 명칭이에요. 문제는 특·광역시마다 이런 방위식 명칭이 있다 보니, 지역 별로 차별화가 쉽지 않다는 건데요. 특히 인천은 방위식 명칭이 붙긴 했지만, 실제 위치와 달라 더욱 혼란스럽다는 지적을 받아왔어요.
*현재 인천 지도(유튜브 채널 ‘서구TV’ 캡처)
지도에서 볼 수 있듯이 인천의 가장 서쪽에 ‘중구’가 있고 ‘서구’는 중구의 동쪽에 또 ‘동구’는 서구의 아래에 위치해 있는데요. 인천 시민들은 익숙해서 특이하다고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인천을 처음 찾는 사람이나 외국인에게는 혼동을 줄 수 있는 이름인 거죠. 이에 서구의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는 지적도 오랫동안 지속돼 왔어요.
‘서구’는 하나인데 이름은 서너개
여러분! 과거 서구가 인천이 아닌 부평군에 속해 있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검단지역이 서구에 편입되기 전 서구 전역은 ‘서곶’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지역인데요. 1914년 3월 1일, 부평군의 남쪽(석곶면)과 북쪽(모월곶면)이 🤝통합되면서 부천군 서곶면이 됐어요. 서곶은 ‘서쪽으로 길게 뻗은 해안’이라는 의미로 부평에서 서쪽에 위치해 있어서 붙은 이름인데요.
이후 1968년 1월 1일, 4구(區) 제도가 시행되며 북구가 설치 되었고, 1988년 1월 1일 북구에서 분구되며 서구가 신설되었어요. 이때 생긴 행정구역 명칭이 지금까지 사용되어 온 거죠. 아마 북구의 서쪽에 있다고 해서 서구라고 지은 것으로 추측되는데요. 처음에는 서쪽이 맞았겠지만 수많은 행정구역 변화를 거치다보니 서쪽이 아닌데 서구라는 이름이 붙는 🤯 뒤죽박죽한 현재의 상황이 발생하게 됐어요.
옛 서구의 또 다른 이름은 ‘개건너’인데요. 이는 ‘갯벌을 건너야 갈 수 있는 곳’이라는 의미로, 과거 인천의 중심지에 사는 사람들이 부르던 명칭이에요. 현재의 남구 도화동과 서구 가좌동 사이에 길고 깊은 해협이 뻗쳐 있어서 이곳에 🌊바닷물이 들어와 있을 때는 나룻배로, 물이 빠져 있을 때는 갯벌에 놓인 징검다리를 통해 건널 수 있었기 때문인데요. 당시에는 교통 여건이 좋지 않아 인천 중심지에서 소외되는 경향이 있었고, 이런 이유로 ‘개건너’라는 명칭은 서구 사람들에게 열등감으로 다가왔다고 해요.
‘방위식’ 행정 명칭 이젠 안녕🖐️
*개편 후 인천 지도(유튜브 채널 ‘서구TV’ 캡처)
인천의 방위식 명칭은 차츰차츰 사라지는 중이에요. 먼저 지난 1995년 3월 1일 경인고속도로를 기준으로 ‘북구’를 부평구와 계양구로 분할한 적이 있고요. 2018년 7월 1일에는 ‘남구’가 미추홀구로 이름을 바꿨는데요. 내년에는 ‘중구’와 ‘동구’가 '제물포구' '영종구'로 통합 조정될 예정이죠. 이렇게 되면 인천에서 ‘서구’만 방위식 명칭을 쓰는 자치구로 남게 되는데요. 이에 서구도 방위식 명칭이 아닌 지역 정체성을 담은 새로운 이름을 🔎찾기로 한 거예요.
물론, 명칭을 바꾸는 건 적법한 절차를 따라야 하는데요. 현재는 주민분들을 대상으로 한 명칭 공모(2025.1.20. ~ 2.9.)와 구 명칭변경 추진위원회 회의를 통해 총 4개의 후보가 나온 상황이에요. 앞으로 최종 후보 선정을 위한 주민설명회, 의회 등의 의견이 수렴되면 행정안전부에 명칭 변경을 위한 법률 개정을 건의할 방침인데요. 한 번 명칭을 변경하면 오랫동안 쓰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정할 수밖에 없죠! 앞으로 서구가 어떤 이름으로 거듭나게 될지 궁금해지네요🤔
*외부 필진이 작성한 기사입니다.
신아롬 작가
MBC <PD수첩>, EBS <부모>, MBC <14F> 등에서 방송작가로 활동하며, 사회 문제에 대한 깊은 관심을 바탕으로 다수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며 대중과 소통하는 데서 큰 보람을 느끼고, 누구나 쉽게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따스한 글을 쓰기 위해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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