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자락, 깊은 숲길을 지나면

고즈넉한 사찰 하나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소박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천년의 세월을 품은 거조사.

아미타불이 머문다는 뜻을 품은 이곳은

고요하고 부드러운 바람이 머물다 가는 곳입니다.

오래도록 ‘거조암’이라 불렸지만,

그 이름 아래 감춰진 역사가 다시금 빛을 보았습니다.

2021년 3월, 문화재청은 문헌과 발굴 조사를 통해

이곳이 수행을 위한 작은 암자가 아닌 대중 사찰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음을 밝혀냈습니다.

그리하여 오랜 세월 잊혔던 본래의 ‘거조사’라는 이름을 되찾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세월을 견디며 전각과 석탑이 함께 숨 쉬던 그 시절의 영광을 기억하듯

거조사는 여전히 천년고찰로서의 위엄을 드러냅니다.

푸른 하늘 아래 고즈넉한 기와지붕과 오랜 세월의 흔적을 품은 돌계단은

지금도 거조사를 찾는 이들에게 깊은 깨달음과 평온한 쉼을 선물합니다.

천년의 숨결 영천 거조사는

1190년, 고려의 혼란 속에서 보조국사 지눌 스님이

세속에 물든 불교를 바로잡고자 정혜결사를 실행하기위해 자리잡은

깨달음을 향한 수행과 실천의 출발점이었습니다.

그리고 7년 뒤 정혜결사는 순천 송광사로 옮겨졌지만,

이곳은 선불교 부흥의 중심지로 역사에 기록되고 있습니다.

고려의 숨결을 담은 영산전은

고려 우왕 원년(1375) 축조된 국보 제14호로

부석사 무량수전, 봉정사 극락전, 수덕사 대웅전과 함께

고려 시대 목조건축의 정수로 오랜 세월 속에서도 그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전각 안으로 들어서면

오백나한상이 한 사람 한 사람 다정한 얼굴로 반깁니다.

어떤 이는 미소 짓고 어떤 이는 깊은 사유에 잠긴 그들의 생생한 표정에서

수행의 길을 걸었던 이들의 흔적이 느껴집니다.

영산전 가운데는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빚어졌다는 석가여래 삼존불이 자리합니다.

법화 화상의 손길이 닿은 신령한 돌, 상언(尙彦)이 그린 탱화와 함께

이곳은 정성을 들이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기도처로 전해집니다.

영산전 앞 묵묵히 서 있는 경북 문화재자료 제104호 삼층석탑은

통일신라의 장인들이 한 층 한 층 쌓아 올린 돌 위로

아침이면 햇살이 내려앉고 저녁이면 달빛이 어립니다.

그 오랜 세월 동안 기도하는 이들의 바람을 담고

오늘도 조용히 세상을 굽어봅니다.

거조사는 크지 않지만 천년의 시간이 흐르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바람 한 점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마저도

부처님의 가르침처럼 깊이 다가오는 곳.

팔공산 자락 거조사의 고요 속에서

당신의 마음도 함께 머물러 보시길 추천합니다.

거조사


※ 본 글은 새영천 알림이단 정동찬님의 기사로 영천시 공식 입장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title":"고즈넉한 사찰 하나 국보제14호 거조사 영산전","source":"https://blog.naver.com/yeongcheonsi/223819569836","blogName":"아름다운 ..","domainIdOrBlogId":"yeongcheonsi","nicknameOrBlogId":"영천시","logNo":223819569836,"smartEditorVersion":4,"meDisplay":true,"lineDisplay":true,"outsideDisplay":true,"cafeDisplay":true,"blogDisplay":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