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물건 넉넉한 인심, 논산화지중앙시장

안녕하세요. 논산시 소셜미디어 서포터즈 김순동입니다.

주말 오후 시장 앞에는 장을 보고 돌아가는 분들이 시내버스를 기다리면 나란히 앉아 있습니다. 시내권에 사는 사람이야 걸어서도 쉽게 가는 곳이 시장이지만 멀리 논산의 시골 마을에 사는 어르신들은 시내버스로 한 시간은 가야 합니다. 논산화지중앙시장은 논산의 대표 전통시장입니다. 2004년 화지시장과 중앙시장이 통합되어 새롭게 얻은 이름으로 점포 수가 330개나 되는 대형 시장입니다.

저는 시장 구경을 좋아합니다. 시장 골목을 돌며 구경하며 이것저것 장을 보는 것도 좋은데요. 무엇보다도 시장표 길거리 음식도 매력이 있지요. 논산화지중앙시장은 입구부터 고소한 기름냄새가 진동합니다. 겨울철이 되면서 붕어빵과 호떡은 손님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몇 달 만에 들렀더니 시장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손님들이 골목에 가득합니다. 무엇보다도 전체적으로 깔끔해졌습니다. 간판도 정비가 되었는지 시원스럽고, 천장의 조명도 더 밝아진 것 같습니다. 전통시장은 대형 마트로 향하는 손님들을 불러 세우기 위해 오래된 건물을 정비하고 주차장을 확충하는 등 손님을 끌기 위한 노력을 쉬지 않습니다. 2000년 이후 몇 차례 현대화 사업을 진행한 결과 논산화지중앙시장은 2004년에는 전국 최우수 전통시장으로 선정되었고, 2005년에는 전국에서 가보고 싶은 시장 12곳에 선정되기도 했답니다.

젊은 사람들은 전통시장에 갈 일이 별로 없습니다. 시장 주변의 복잡한 교통과 불편한 주차 때문에도 그렇지만 크고 깔끔한 대형 마트가 많이 생긴 이유도 있겠지요. 전통시장이 나름의 노력을 한다지만 작은 도시의 전통시장은 어르신들이 주로 찾는 곳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인지 역설적으로 어르신들은 옷을 사려면 시장에 가야 합니다.

겨울철에 눈길을 끄는 곳은 알록달록 색깔이 에쁜 과일 가게입니다. 요즘은 겨울철 대표 과일인 감귤이 가장 많은데요. 가격도 저렴해서 한 상자 사는데 부담도 없습니다. 논산 딸기가 생산은 된다고 하는데 아직 가격이 비싸서 그런지 아직 시장에는 없네요.

간식 가게를 지나칠 수 없어서 좌판에 앉았습니다. 겨울엔 역시 어묵이죠. 따뜻한 국물을 한 컵 천천히 마시면 속도 따뜻해집니다. 직접 구워서 파는 떡갈비나 구이김 냄새가 시장 골목에 퍼져서 이 골목은 지나가는 내내 입맛을 다시게 되는 것 같습니다.

논산화지중앙시장 골목은 1구역부터 10구역까지 나누어져 있는데 시장 입구에서 계속 들어가면 1부터 5구역이 이어집니다. 몇 년 전 10구역에 청년상인 거리를 만들어서 인기를 끈 적이 있었는데요. 전통시장에서 청년들이 살아남기는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밝고 시원스러운 길을 천천히 걸어 들어갑니다. 정육점과 수산물 가게도 깔끔하게 외관을 정비해서 그런지 골목 전체가 정갈해 보입니다.

요즘 시장에 많이 보이는 곳이 아시아마트인데요. 문을 들어서면 낯선 외국 향신료가 많아서 동남아시아에 온 듯한 느낌이 듭니다. 요즘은 시장 좌판에서도 외국 야채와 과일을 파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좀 더 지나면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분들도 많아질 것 같습니다.

반찬 골목에 접어들면 먹음직스럽게 부쳐 놓은 전들이 보입니다. 전집이야 모든 시장에 다 있을 텐데요. 이곳에는 가오리 찜이나 조기 구이 등의 반찬도 있습니다. 명절 전에는 전집이 늘어서 골목 전체에 기름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떡집에는 팥으로 속을 넣은 찹쌀떡이 참 맛있어 보이네요.

김장철이 지나면서 채소가게는 손님이 좀 뜸합니다. 가게마다 초록색의 채소가 신선해 보입니다. 가을까지 비쌌던 채소 가격이 김장철이 되면서 평년 수준으로 떨어져서 다행이라고 합니다. 채소 골목엔 특유의 흙냄새가 스며 있습니다. 지인은 겨울이 올 때쯤 대추를 사서 건강원에서 달여 먹는다고 하는데요. 덕분에 약재상 구경까지 했습니다. 갖가지 몸에 좋은 나무들이 많은데, 푹 곤 백숙이 생각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