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글을 읽고 도를 배우는 것은 천하의 인명을 살리기 위함이다.”

조선 최고의 학자이자 뛰어난 유의(儒醫: 유학자로서 의학 지식을 갖고 있는 선비의사)였던 정약용의 ‘홍익인간’의 정신으로 민초들을 돌보던 마음가짐이다. 당시에는 가장 위험했던 전염병인 홍역 처방서인 「마과회통」을 편찬하고 책의 서문에서 인용한 말이 무척이나 가슴에 와닿는다.

강서구는 허준의 업적과 애민 정신을 기리고 한의학의 세계화를 목표로 2005년 3월 허준박물관을 개관하였다. 우리나라 최초의 한의학 전문 박물관인 허준박물관이 지난 3월 23일 개관 20주년을 맞이했다. 우리 강서구는 ‘의성’으로 칭송되는 허준이 태어나고 동의보감을 집필한 곳이다.

허준박물관에서는 개관 20주년 기념 특별전으로 ‘조선의 의사들, 인仁을 실천하다’라는 주제로 9월 7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하고 있다.

유교 사회의 덕목 중 하나인 인(仁)을 의술로써 실천한 조선시대 의사를 주제로 유의(儒醫)와 의관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조선의 의사들은 ‘박시제중 ’<(博施濟衆) 널리 사랑과 은혜를 베풀어서 구제함 (논어 옹야편)>을 덕목으로 하여 국가의 의료체계와 더불어 자신들이 속한 향리에서 다양한 의술활동을 펼쳤다. 오늘날 우리네 전통 한의학도 조선의 의사들이 추구했던 인仁을 바탕으로 하는 ‘애민정신’에 사상적 기반을 두고 있다.

개관 기념 특별전은 유의들이 세상의 질병과 백성의 아픔을 같이하면서 이를 치유하기 위해 노력한 발자취를 따라간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이 조선시대 의학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의학 관련 소장 자료를 마련했다. 허준박물관 소장 유물 78점을 비롯해 상주박물관, 한독의약박물관, 한국국악진흥원 유교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27점 등 총 105점의 유물이 전시되었다.

전시는 4개 부분으로 나뉜다.

△유의들의 의학 사상과 의서

유의들이 편찬한 주요 의서를 소개한다. 보물로 지정된 ‘구급간이방’, 의학 백과사전 ‘의방유취’, 유성룡이 편찬한 침구학 ‘침경요결’ 등을 통해 유의들의 애민 정신을 조명한다.

△궁중 의관들의 활동

조선 왕실 의료기관 내의원과 국가 의료기관 전의감의 역할을 살펴본다. 내의원 출신 허준의 ‘동의보감’, 의관들의 대외활동을 보여주는 ‘통신사 행렬도’ 등도 전시된다.

△지방에서 활약한 유의들

지방에서 활약한 유의들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상주지역 사설 의료기관 존애원, 빈민구휼 의료기관 활인서와 보제원의 운영 기록과 관련 유물이 공개된다.

△전염병에 맞선 유의들의 업적

전염병 치료에 앞장선 유의들의 업적을 다룬다. 정약용의 ‘마과회통’, 허준의 ‘신찬벽온방’ 등 전염병 전문의서가 전시되며, 조선시대 의료인들의 헌신을 조명한다.

강서구를 대표하는 문화시설로 자리 잡은 허준박물관은 보물로 지정된 ‘신찬벽온방’, ‘구급간이방’, ‘동의보감’ 등 2600여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한의학 관련 정보를 폭넓게 제공한다.

국내 최고의 한의학 전문 박물관의 위상에 맞게 상설전시로 허준기념실, 약재실과 의약기실, 어린이 체험실, 내의원, 한의원실 등 다양한 전시실과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공간도 구비하고 있다.

실내 전시관을 두루 둘러본 후 노약자나 몸이 불편한 관람객을 위해 개관 기념일에 맞춰 새롭게 벽면을 단장한 손잡이가 길게 설치된 옥상과 이어지는 연결 길을 지나면 향내가 그윽한 넓은 약초원을 만난다.

약초원에는 ‘신토불이’가 실감 나는 우리네 산야에서 자생하는 약초들이 저마다 이름과 효능을 알리는 명패를 달고 자랑스럽게 자라고 있다. 약초원을 한 바퀴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약재사의 기본적인 의학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옥상에서는 유유히 흐르는 한강 너머 수도 서울이 진산 북한산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담을 수 있는 ‘포토존’이 있고, 자신의 뱃살 나이를 알 수 있는 ‘통과목’ 쉼터에서 잠시 망중한을 즐길 수 있다.

허준박물관은 상설전시를 비롯해 매년 2회의 특별전을 기획하고 학술세미나 및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또한 VR 전시 및 디지털라이징을 통한 E-BOOK 제작, 유튜브 콘텐츠와 SNS 이벤트를 통한 홍보 등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 사업을 통해 의학전문 박물관의 현대화를 위해 나아가고 있다.

의술은 모름지기

음양오행의 서로 상생하는 것과

대립하는 것들의 이치를 연구하고

아는 자라야 능히 병을 진찰하고 약을 쓸 수 있습니다.

또 옛적 좋은 약방문이

유의 손에서 많이 나왔습니다.

옛날에도 이치에 통달한 문인이 의사를 겸하여 다스렸습니다.

세종실록 65권, 세종 16년 7월 25일 경자 2번째 기록

강서까치뉴스 명예기자 이상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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