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있찌"

통영의 술 문화로 술을 주문하면

해산물 안주와 같이 푸지게 나오는 한 상을

뜻하는 다찌를 일컫는 우스갯소리입니다.

일본어로 "서서 술 마신다"의

타치노미(立ち飮み)에서 유래한 다찌는

이제 통영을 찾는 이들에게,

특히나 애주가들에게는 빠질 수 없는

천국으로 가는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경남 진주에서 통영은 1~2시간 거리라

보통 1박을 하지 않고 당일치기로 다녀옵니다.

하지만 통영 다찌를 접하려면 잠을 이곳에서

청하기도 합니다. 오직 통영 다찌를 맛보기

위해서만은 아니지만 다찌가 주는 넉넉함에

우리 부부는 하루를 여기에 머물며 낮에는

통영의 명승지를 돌고 밤에는 통영의 밤을 즐겼습니다.

통영은 낮 못지 않게 밤이 더욱 운치를 더합니다.

강구안 일대에 해가 지고 어둠이 내려 앉으면

또 다른 신세계가 열립니다.

이런 신세계를 거니는 재미도 좋습니다.

또한, 밤이 주는 색다른 맛과 멋도 통영에는 있습니다.

통영 여러 곳에 다찌를 합니다.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강구안 일대에 많습니다.

여느 다찌집에 들어서자,

테이블에 하나 둘 안주가 차려집니다.

통영지역 다찌집에

요즘 기본 한 상 차림에 1인당 3~6만원,

술값은 5,000~1만원 내외입니다.

반다찌는 가격을 절반으로 줄이고 나오는

음식 가짓수를 줄여 술값의 부담을 덜었습니다.

보통 기본이 나온 뒤 추가되는 술에 따라

진짜 안주가 나온다지만

기본도 벅찰 정도로 차려지는 게 여간 아닙니다.

경상남도 지역에는 통영의 다찌와 비슷한

식문화가 있습니다. 창원(옛 마산)의 '통술'과

진주와 사천의 '실비'가 그러합니다.

요리 방식을 셰프에게 맡기는

오마카세(お任まかせ)처럼

주방에서 그날 그날 요리가 나옵니다.

주인장 손맛과 그날 식재료에 따라 나오는

음식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요즘은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려진 곳들은 대체로 계절별

음식을 제외하고는 코스요리처럼 나오기도 합니다.

본디 '서서 마시는 술집'이라는 선술집의 의미를

가지는 다찌는 통영 어부들의 식사에서

비롯되었다는 게 정설로 알려져 있습니다.

술의 힘을 빌려 고된 뱃일의 시름을 잠시 잊으며

양동이 등에 술병을 잔뜩 채워 먹던

술 문화에서 비롯되었다는…

통영 다찌의 유래 등을 떠올리며

통영이 품은 맛을 음미합니다.

곁들인 술은 그저 술술 넘어갈 뿐입니다.

음식은 생선회에서 화룡점정처럼 꽃처럼

화려한 색으로 우리의 입과 눈을 즐겁게 합니다.

생선구이가 나오고 매생이전이 나오면서

화려한 무도회 같은 다찌집의 음식들도

이제 끝을 향해 내달립니다.

하지만 끝일까 싶을 때도

음식은 지치지 않고 계속 나옵니다.

결국 매운탕이 나오자 화려한 막을 내립니다.

통영을 찾는 이들이라면 빠질 수 없는 게

통영 다찌문화입니다. 주당들의 천국인

통영 다찌집은 비단 애주가는 물론이고

술은 그저 핑계요 나오는 음식에 취할

미식가들에게도 그만입니다.

일상의 고단함을 통영 어부처럼 내려놓고

싱싱한 활어를 비롯해 강구안 야경도 구경하면서

넉넉한 남해 바다를 품은 통영이

우리에게 전하는 맛에 빠져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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