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전
과천시 어르신은 말과 함께 힐링한다! 과천시노인복지관, 시니어를 위한 힐링승마 프로그램
“제가 동물을 좋아하지만 말이 저보다 커서 겁이 좀 났어요. 그런데 만져보니 따뜻하더라고요. 말도 걸고 칭찬해주니 좋아하는 반응도 보이고요.
이제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는데 빗질도 하고 목욕도 시키면서 많이 교감하고 싶어요. 기대되고 재밌을 것 같아요.”🐎
과천시는 대형 승마장이 위치한 몇 안 되는 도시입니다.
렛츠런파크 서울은 과천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수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지요.
이곳에 오면 수많은 말들을 만날 수 있고 말을 활용한 여러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중 우리나라에서 흔치 않은 승마 프로그램이 존재해 그 현장을 찾았습니다.
과천시노인복지관은 지난 20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과천시 노인들(60세 이상)을 대상으로 2025년 힐링승마 무료강습을 진행했습니다.
재활승마로도 불리는 힐링승마는 한국마사회와 연계한 건강증진 프로그램으로
기승 활동과 비기승 활동(말 행동 관찰, 손질 끌기, 목욕 등)을 펼쳐 어르신의 정서적, 신체적 건강을 향상시키는 목적으로 운영됩니다.
올해 3년차를 맞이한 힐링승마 프로그램은 상, 하반기로 나눠 진행됩니다.
이번 상반기 교육은 총 10회(비기승 6회, 기승 4회), 매주 1시간씩 운영됩니다.
최종 선발된 시니어는 총 12명. 시간에 따라 4명씩 한 조가 되어 1시간 동안 코치의 지도로 말과 교감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렛츠런파크 서울에 입성한 시니어들은 긴장 반, 기대 반 어린 표정으로 교육 장소로 향했습니다.
같은 조로 편성된 시니어들은 서로 처음 본 사이였지만 복지관 담당자가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며 시니어들의 긴장을 풀어주었습니다.
유호근 과천시노인복지관 관장도 함께해 자리를 빛냈습니다.
오리엔테이션으로 치러진 첫 수업은 10회간 함께 호흡할 시니어들과 지도를 담당하는 전문 코치들이 인사를 나누며 시작했습니다.
이어 최상아 코치가 아이스 브레이크 겸 어떻게 신청하게 되었고 힐링승마를 통해 어떤 점을 기대하는지에 대해 물어보며
시니어들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자칫 딱딱할 수 있는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든 최상아 코치는 PPT와 함께 힐링승마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내용과 과정들을 설명했습니다.
말의 특징에 대해서도 전했습니다.
말이 주로 먹는 음식부터 특징, 습관 심지어 오른발잡이, 왼발잡이 판별하는 법 등 말과 관련된 여러 상식들을 친절히 알렸습니다.
이어 최상아 코치는 “말은 초식동물이고 섬세한 동물이에요. 그렇다보니 말은 경계하는 마음을 항상 지녀요. 본인들을 방어하기 위해서 어떠한 방어 행동들이 나타나거든요. 그래서 제가 안전을 위해 말 뒤에 가지 말라는 말을 자주 할 거예요.”라며 주의해야 할 점들도 언급했습니다.
간단한 설명을 마치고 최상아 코치 안내에 따라 앞으로 함께할 말들의 거처, 마방으로 향했습니다.
직접 말을 만질 수 있다는 말에 몇몇 어르신들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한 반면 다른 어르신은 기대에 부푼 모습이었습니다.
제주마 ‘맑음이’와 처음 마주한 시니어들. 그들은 도우미들의 지도 아래 따뜻한 말을 전하면서 맑음이를 천천히 쓰다듬었습니다.
이어서 코치의 안내로 각자 맑음이와 같이 걸어다니기도 했습니다.
짧은 거리였지만 말과 함께 호흡하는 첫 시도인 만큼 시니어들은 진지하게 임했습니다.
이동이 끝난 후에는 맑음이에게 칭찬하며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교감했습니다.
다시 교육 장소로 돌아간 시니어들은 이날 느낀 점들을 적으며 힐링승마 1회차를 마무리했습니다.
앞으로 말과 함께 다양한 경험들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모두 흐뭇한 미소가 입가에 번졌습니다.
이번 상반기 힐링승마 프로그램을 담당한 최상아 코치는
“제가 15년차인데 그동안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했지만 시니어 대상으로 하는 교육은 이번이 처음이다.”라면서
“승마가 순발력과 대처 능력이 필요한 운동이다 보니 안전상 괜찮을까라는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첫 날 교육에서의 어르신들의 좋아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앞으로의 교육이 더 기대되고 재밌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저도 배우는 마음으로 남은 교육들 재밌게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힐링승마 프로그램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자
처음 시작할 때부터 프로그램을 담당한 과천시노인복지관 박소희 사회복지사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김 : 김진흥 기자, 박 : 박소희 사회복지사)
김 : 과천시노인복지관 힐링승마 프로그램은 언제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박 : 힐링승마 프로그램은 2023년부터 시작됐어요. 2023년 시범 운영한 이후 2024년부터는 정식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시작은 한국마사회 신정순 교감님이 저희 기관에 연락하면서 추진하게 됐어요.
한국마사회는 이전까지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재활승마 사업을 벌였는데
노인 대상으로 하는 실버승마 교육을 하고 싶다고 연락이 온 거죠.
연락받고 나서 저희 내부에서 논의하면서 고민이 되게 많았어요.
김 : 어떤 고민이요?
박 : 안전 문제가 가장 컸죠. 좋은 프로그램인 건 분명한데 자칫 다치거나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선뜻 추진하기 쉽지 않았어요.
저희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프로그램이다 보니 예상하기 쉽지 않아서 더 보수적으로 생각했어요.
김 : 여러 우려 속에서도 힐링승마 프로그램이 진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박 : 한국마사회에서 잘 설득해주셨어요. 그리고 저희 기관 내 조직 문화도 한몫했던 것 같아요.
저희 복지사들이 안건이 있을 때 바로 윗 상사에게 말하기도 하지만 관장실에 방문해 바로 전달하기도 해요.
관장님과 저희 복지사들이 힐링승마에 대해 함께 논의하면서 정말 큰 문제가 없는 이상 최대한 긍정적으로 추진해 나가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점은 저희 기관이 선도적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들이 대거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김 : 2023년 힐링승마 1기와 2기가 실시된 후 어떠했나요?
박 : 우선 한국마사회에서 정말 안전하게 잘해주셨어요. 2023년(1, 2기)과 2024년(3, 4기) 2년간 안전사고가 한 건도 없을 정도였죠.
그리고 어르신들로부터 매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어요.
말과 함께 사진 찍으며 정서적 교감을 나누었고 집에서 당근과 사과를 깎아 수업때마다 가져와 먹이기도 하며
수업을 잘 받고 싶어서 헬스를 다니는 어르신까지 긍정적인 부분들이 많아서 저희도 깜짝 놀랐어요.
김 : 이후에 입소문이 퍼져서 더 많은 어르신들이 신청했을 것 같아요.
박 : 맞아요.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많은 분들이 지원해주시는 편이에요.
올해 상반기 교육생인 5기 어르신들도 높은 경쟁을 뚫고 선발되신 분들이죠.
김 : 그러고보니 힐링승마 모집 때 온라인, 전화가 아닌 방문 접수만 받는다고 되어 있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박 : 아무래도 사고를 미리 방지하고자 신청하는 분이 어떤 분인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키와 몸무게 그리고 조금의 장애가 있다거나 귀가 잘 들리지 않는 등 우려할 점이 있는지
대면 대화로 판가름하고자 대면 접수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청할 때 꼭 말을 타는 횟수가 적다고 강조해요. 그럼에도 하실지 여쭌 후 추첨을 통해 최종 12명을 선발하는 거죠.
김 : 그럼 지난해까지 프로그램을 수강한 분들 중 기억에 남는 어르신이 있나요?
박 : 지난해 하반기때 한 어르신이 기억나요. 처음에는 말을 되게 무서워하셔서 가까이 갈 엄두도 못 낸 어르신이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 마음이 조금씩 열려 한 번 두 번 만지더니 마지막에는 수강생들 중 가장 말을 예뻐하셨어요.
그냥 옆에 있기만 해도 좋아할 정도로 바뀌셨죠. 제게 말과 같이 찍은 사진들도 보내주고요.
당시 4기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힐링승마 연구가 진행되어서 교수를 비롯한 연구진이 어르신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봤어요.
본인의 생각들을 솔직하게 풀어낸 모습이 지금도 기억에 선명합니다.
김 : 복지사님도 지난 2년간 힐링승마 프로그램을 지켜보면서 어땠는지 궁금해요.
박 : 어르신마다 각자의 방법으로 즐긴다는 점을 깨달은 것 같아요.
제가 힐링승마 외에 필라테스 등 다른 건강 프로그램들도 담당하고 있는데
전에는 동작을 잘 못 따라하는 분들을 보면 안타까움도 있었어요.
그러나 각자 말과 함께 즐기는 어르신들을 지켜보면서 동작을 잘 따라하지 못해도 그것만으로 행복해하는 어르신의 표정들이 보였어요.
어르신들이 복지관 프로그램을 통해 행복해하는 모습에 제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 : 힐링승마 프로그램 외에 말을 활용한 다른 프로그램도 생각해 둔 게 있나요?
박 : 아직은 계획으로만 생각한 게 있는데,
힐링승마 프로그램을 수료한 어르신들 중 자원봉사에 관심이 많은 분들 위주로 실버승마봉사단(가칭)을 운영하고 싶어요.
수료한 분들은 적어도 말에 대한 이해와 기승까지 다 해보셨잖아요?
그 분들이 도우미 역할이나 손질이나 말을 끌고 가는 역할을 충분히 하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한국마사회와 계속 논의해보면서 추진할 수 있으면 추진해보고 싶습니다.
박소희 사회복지사와 얘기하면서 과천시노인복지관 힐링승마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는 요인들로
승마장과 가까운 환경, 반려동물에 대해 관심 많은 과천시 시니어들, 한국마사회의 요청 및 안전한 관리,
평소 긍정적인 방향으로 추진하여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과천시노인복지관 조직 문화 등을 꼽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 요인들이 어우러지면서 과천시 힐링승마 프로그램은 과천시와 과천시노인복지관만의 시니어 시그니처 프로그램으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4년 하반기에 진행된 힐링승마 4기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는데요.
한국마사회는 정신적 웰빙, 신체적 자기개념, 노화 태도에서 모두 긍정적인 변화가 확인됐고
특히 정신적 웰빙 지표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증가세를 보였으며 노화 태도는 ‘보통’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상승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시니어 대상으로 한 힐링승마 교육이 시니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효과가 입증되고 있는 만큼
말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개발되어 과천시 시니어들에게 새로운 활력소가 되었으면 합니다.
김진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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