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시간 전
진주놀거리 농익은 봄맞이 여행, 진주시립국악관현악단 정기연주회
겨울을 지나 봄으로 향하는 길목,
추위가 여전히 몸을 움츠러들게 합니다.
아직 봄을 보진 못했지만,
봄을 들을 기회가 있어 찾아갔습니다.
바로 진주시립국악관현악단의 봄 마중,
진주놀거리 신춘음악회입니다.
3월 6일 저녁,
경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펼쳐진
아름다운 봄의 선율을 만나보았습니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공연 시각인 오후 7시 30분보다
한 시간여 일찍 도착했습니다.
이미 사위는 어둠에 물들었지만,
경남문화예술회관만은 진주처럼
환히 빛나고 있었습니다.
주차장에는 하나둘 차량이 도착해
질서 정연하게 자리를 잡아갑니다.
곧장 공연장으로 들어가도 좋지만,
회관을 에둘러 흘러가는 남강과
아름다운 뒤벼리 절벽이
발길을 붙잡습니다.
봄이 온 듯,
마음이 절로 넉넉해집니다.
콘테스트(contest.co.kr)에서 예약한
접수 번호를 이야기하고 표를 받았습니다.
공연 시각보다 일찍 도착한 사람들은
로비 한편의 카페에서 차 한잔하며
여유를 즐기고 있습니다.
이들을 지나 진주놀거리 신춘음악회가 열리는
대공연장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계단을 오를수록,
마치 하늘에서 내려오는 듯한 발레리나의 그림이
천천히 다가와 곁을 스칩니다.
공연장 앞에 다다랐지만,
자꾸만 주변 풍경에 시선이 머뭅니다.
뒤돌아 내려다보는 뒤벼리의 풍경,
우뚝 솟은 공연장의 기둥,
그 웅장함이 마음을 북돋아 줍니다.
숨을 고르고 공연장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마치 마실 나온 듯 천천히 둘러보다가
문득 녀석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우리 지역 화가 최태문의 작품
‘황소’였습니다.
공연장 앞 로비에서 본격적인 공연에 앞서
‘로비 음악회’가 열렸습니다.
가야금 선율이 공간을 가득 채웁니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가네~’
이어서 울려 퍼지는 판소리.
북을 치는 고수의 장단과
소리꾼의 깊은 소리가 어우러지자,
관객들도 덩달아 흥이 올라 어깨를 들썩입니다.
어느새 일상의 긴장을 내려놓은 관객들이
하나둘 공연장으로 들어가
공연을 맞이할 준비를 합니다.
어두웠던 무대 뒤편,
무병장수를 상징하는 십장생 그림이 떠오릅니다.
이어서 집박(執拍)으로 분장한
이건석 진주시립국악관현악단
상임 지휘자가 등장합니다.
폭 7cm, 길이 40cm 남짓한
박달나무 여섯 개를 묶은 박(拍)이
그의 손에서 힘차게 울려 퍼집니다.
그 신호에 맞춰
맨 앞줄의 연주자들이 가야금 줄을 뜯기 시작하며
각종 국악기가 잔잔한 듯 울립니다.
‘무르익은 봄’을 의미하는
염양춘(艶陽春)이 흘러나옵니다.
관악과 현악이 어우러져,
마치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라고
주문을 외우는 듯합니다.
이어서 무대 뒤편 화면이 연둣빛으로 물듭니다.
그 싱그러움 속에서
남도민요 ‘육자배기’가 울려 퍼집니다.
가야금 병창 ‘풍류랑’의 소리와 함께
마치 연둣빛 잔디밭을
힘차게 내달리는 듯한
상쾌한 기분입니다.
진주의 전통 풍물을 재해석한
진고풍장(辰鼓風杖)이 3번째 곡으로 울려 퍼집니다.
타악기 소리가 경쾌하게 터지며,
마치 팝콘이 매화꽃처럼 툭툭 터지는 듯합니다.
마음속에 남아 있던 망상들이 하나둘 흩어집니다.
푸른 하늘 위 떠다니는 구름처럼,
어디론가 부드럽게 흘러가 버립니다.
10분간의 휴식이 지나고, 2부의 문이 열렸습니다.
네 번째 곡은 중국 요족 무곡과 몽풍으로
‘얼후’ 연주자 방달화가 함께했습니다.
잔잔한 선율과 함께,
무대에서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옵니다.
뺨을 어루만지는 듯 따뜻하고 곱게 다가오는 소리.
마치 몽골 초원을 말 타고 달리는 듯한 기분입니다.
넉넉하고, 자유롭습니다.
다섯 번째 곡
가야금 병창 풍류랑과 협연,
‘심 봉사, 황성 가는 길’이 이어집니다.
심 봉사가 시각장애인 잔치가 열린다는
황성(지금의 서울)으로 가는 길.
그 여정 속에서 뺑덕네는 도망가고,
심 봉사는 신세를 한탄합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동네 아낙들의 방아 찧는 소리,
그 장면이 선명하게 소리로 펼쳐집니다.
심 봉사는 황성으로 향하고,
관객들은 성큼 다가선 봄으로 갑니다.
마지막 곡은
작곡가 윤학준이 허림 시인의 시에 곡을 붙인 가곡 ‘마중’,
국악관현악으로 새롭게 편곡했습니다.
“그리워지는 날에는 그대여 내가 먼저 달려가
꽃으로 서 있을게 꽃으로 서 있을게”
잔잔한 선율 속에서,
그리움이 따스한 봄바람처럼 스며듭니다.
공연장의 공기마저
부드럽고 포근해집니다.
봄 마중 가는 줄 알았더니
사실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던 봄을
미처 느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농익은 봄을 한가득 가슴에 안고 돌아왔습니다.
벌써 다음 진주놀거리 공연이 기다려집니다 :)
※ 본 포스팅은 SNS 서포터즈가 작성한 글로서 진주시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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