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 명소,

변혁의 땅 둔곡동에서 찾은 시간의 흔적

'용머리공원'

둔곡동은 과거와 미래가 맞닿은 땅으로, 유성구 북쪽에 자리한 마을입니다. 청운저수지에서 흐르는 천동천과 바로 옆 마을 구룡저수지에서 흐르는 구룡천이 만나 삼성천이 흐르는 이곳은 오랜 역사와 자연이 공존하던 곳으로, 이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거점 지구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개발의 바람이 거세게 불며 현재 방치된 옛 추억 속 청운저수지, 다랭이논과 마을의 흔적을 찾아 나선 여정에서, 과거의 추억과 미래의 꿈이 교차하는 둔곡동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다랭이논과 청운 저수지의 추억 있는 이곳은 구룡 2통으로 이곳은 한때 사진작가들의 성지였습니다. 뒤에 보이는 산은 금계산 일광봉입니다. 저 산 너머에는 자운대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청운 저수지 아래로 펼쳐진 다랭이논은 가을이면 금빛 물결로 장관을 이뤘었습니다. 이 멋지고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으로 담으려고 한 때에는 수많은 사진작가가 찾아왔었습니다.

직장동료가 이곳에 살고 있어서 찾아온 이후로 저수지 옆 버드나무 아래 돗자리를 펴고 휴식을 취하던 시절, 저수지의 잔잔한 수면에 비친 벚꽃은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동료가 직접 기른 버섯과 옥수수 등을 챙겨줘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아직도 떠오른답니다. 이곳 구룡동이 둔곡지구로 개발되면서 지금은 공원화 사업이 진행 중이지만, 아직 방치된 저수지는 옛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몇 해 전 정비된 정려각은 개발 속에서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병득 효자비 정려각의 현판에는 송탄미술관 전안원 선생의 글씨가 새겨져 있어 역사의 깊이를 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려각 주변은 아직 공사가 한창이며, 200년이 훌쩍 넘은 수령의 보호수는 앙상한 가지만 남아 세월의 무게를 말없이 견디고 있었습니다.

과학과 자연의 공존을 꿈꾸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미래를 품은 땅인 이곳 둔곡동은 외국인 투자 지역으로 지정되며 첨단기술 기업과 연구소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중이온가속기와 연계된 기술 혁신 클러스터 조성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합니다. 옛 구룡동 길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는 세종시까지 이어질 예정으로 과학벨트의 혈관 역할을 할 것입니다.

이곳 둔곡동에서 사라진 것과 남은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옛 추억을 떠올리면서 사진 촬영하는 중에 청운 저수지에서 두 팀의 시민을 만날 수 있었는데, 한 팀은 저수지 근처에 살았고, 한 부부는 조금 아래쪽에 집이 있었다고 합니다. 개발로 고향을 잃고 완전히 변해버린 풍경에 이곳엔 뭐가 있었고, 저곳에는 뭐가 있었고 하는 그들의 대화 속에는 작은 떨림이 있었습니다.

개발로 사라진 다랭이논 대신 공원이 조성되고, 저수지는 자연 친화적 공간으로 재탄생될 전망입니다. 그러나 옛 모습을 떠올리기엔 변화가 너무 빠릅니다. 이 길에 마을이, 저 언덕에 논이 있었던 데라며 발길을 돌리는 이들의 안타까움은 개발의 이면에 남은 숙제입니다.

용머리 근린공원은 놀이시설과 인공폭포를 갖춘 현대적 공간으로 변모했지만, 아직 미완의 모습입니다. 아파트 단지와 원룸형 주택이 들어서며 주거 환경은 개선되었으나, 국제과학벨트다운 완성도를 기대하기에는 추가 개발이 필요해 보입니다. 공사 현장 곳곳에 세워진 이정표는 미래를 향한 약속을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둔곡동 유래비는 신라 김인문 장군의 진영이 있었던 곳으로, 백제 부흥군과의 전투 현장이었다는 기록을 담고 있습니다. 삼성천은 천동천과 구룡천이 합류하며 마을의 생활과 문화를 키웠고, 지금은 그 물줄기가 공원과 산책로를 적시며 새로운 이야기를 품습니다.

둔곡동은 이제 과학벨트의 심장으로 자리매김하려 합니다. 하지만 개발의 속도에 맞춰 사라지는 자연과 역사적 흔적은 영원한 숙제로 남을 것입니다. 청운 저수지의 수면에 비친 벚꽃, 다랭이논의 황금빛 물결이 모든 것이 기록되지 못한 채 사라진 아쉬움은 미래를 위한 교훈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기록해 두었던 자료는 아쉽게도 대부분 관리 소홀로 소실되어 안타까운 마음이 더 큽니다.

개발은 필요하지만, 기억과 마을과 관련된 역사는 지켜져야 합니다.

둔곡동은 과학의 미래와 자연의 과거가 공존하는 실험장입니다. 300년 느티나무의 그늘 아래에서, 우리는 변하는 풍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찾아야 합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완성될 그날까지, 둔곡동은 과거의 추억과 미래의 꿈을 함께 품은 채 기록하고 보존해야 합니다.


{"title":"대전 유성구 명소, 변혁의 땅 둔곡동에서 찾은 시간의 흔적 '용머리공원'","source":"https://blog.naver.com/yuseonggu/223821695145","blogName":"유성구 공..","domainIdOrBlogId":"yuseonggu","nicknameOrBlogId":"yuseonggu","logNo":223821695145,"smartEditorVersion":4,"meDisplay":true,"lineDisplay":true,"outsideDisplay":true,"cafeDisplay":true,"blogDisplay":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