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전
[블로그기자단] 장승근 개인전 <살에 붙는 그림> 에브리데이몬데이 갤러리에서 무료 관람하세요!
글·사진: 블로그 기자단 노경희
석촌호수에서 멀지 않은 주택가에 위치한 에브리데이몬데이 갤러리, 건물 외관부터 멋스러워서 눈에 띄었습니다. 멀리 가지 않아도 가까이에서 미술 작품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 송파구는 사랑입니다^^ 장승근 작가의 작품이 전시 중인데요, 작가는 중앙대학교 예술학부 서양화 전공을 졸업하고 현재 과학기술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으며 서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장승근 개인전 <살에 붙는 그림>
* 관람 기간 : 2025. 3. 27 ~ 5. 4
* 관람시간 : 화~일 12:00~19:00(매주 월요일 정기 휴무)
* 관 람 료 : 무료
작가는 회화를 통해 감각적이고 유동적인 조형 언어를 탐구합니다. 일상의 장면을 빠르게 드로잉 한 후, 선과 색을 겹쳐 새로운 형상을 만들어냅니다. '작업실', '그림을 그리는 사람', '회화적 즐거움' 작품을 보며 그림이 실시간으로 빚어지고 지워지는 풍경과 작업실 주변에서 보는 사물들, 지인의 모습과 자화상 등 안과 밖을 오가며 만나는 대상들을 눈으로 쓰다듬듯이 종이에 드로잉 하였습니다. 유독 살에 다가와 척척 달라붙는 그림들이 있는데 어눌하지만 진실한 붓질로, 현실의 삶과 크게 격리되지 않는 방식으로 드러나는 그럼 그림들입니다. 작가는 그러한 그림을 <살에 붙는 그림>이라 부르며 그것에 접근하며, 삶과 회화를 겹쳐 보기 위해 탐구했던 회화 형식들을 전개하고 한 가지의 기법으로 국한되지 않는 회화들이 하나로 향하는 지점인 <살에 붙는 그림>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무제' 옆에 있는 '콜라텍 부루스'에서 할아버지의 옷매무새라는 사소한 순간을 클로즈업하여 단정하게 차려입은 모습 속에서도 끝까지 올라가지 않은 지퍼 틈 사이로 빨간 속옷이 살짝 드러납니다. 이는 일상 속에서 종종 스쳐 지나가는 빈틈이며 동시에 인간적인 모습이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작가는 이러한 미세한 균열을 포착하며 그 속에서 웃음과 서글픔이 공존하는 해학적인 감각을 회화적으로 풀어냈습니다.
'뒤 도는 사람', '역겨운 수컷 모기' 작품에서 그어진 선들은 종이에서 캔버스로 옮겨지는데 엉성한 드로잉 선을 표면 위에 짙은 물감으로 다시 긋고 갱신하며 화면을 구성합니다.
'그림도구'라는 동일한 부제의 두 가지 작품에서 작가의 그림도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는 일상의 풍경이 모티브가 되어 충실히 재현하기도 하고 기억에 남은 잔상이나 감각의 흐름을 따라 화면 위에서 해체되고 재조립되는 과정을 통해 회화가 형성된다고 합니다.
'커피와 베이글' 작품에서 느긋하고 여유 있는 일상이 느껴지고, '사람이 사는 일' 작품에서 빨랫대 위 옷가지처럼 도시인들의 내밀한 표피를 은근하게 전시하며 삶의 단면을 상상하게 만듭니다. 사람은 없지만 그 부재의 자리에 더욱 진한 사람의 삶과 태도가 남아 있는 걸 표현한 작품입니다.
에브리데이몬데이 갤러리는 지하 1층을 관람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이동합니다. 1층에 있는 작품 중 '땅에 떨어진 붉은색'과 '쓰로잉'에서 우연성과 신체성이 강조된 선과 붓질을 통해 신체와 시간, 감각과 기억이 중첩되어 나타나는 독특한 회화적 조형 언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책상', '여자', '사타구니', '화병', '케이크', '부르스타', '고양이' 그리고 '머리 깎아주는 엄마, 사진 찍어주는 아빠' 작품에서 작가는 선 하나에서 출발하기도 하고 감정의 흐름에 따라 색의 인상이 화면을 주도하기도 합니다. 살에 붙는 그림은 유동적이며 어떠한 결론을 명료하게 내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인과적이며 비합리적입니다. 본 전시의 그림들이 농담에서 진담으로, 직설에서 은유로, 경쾌한 선에서 느린 선으로 향하듯 끊임없이 유동하며 연속적으로 지속되는 상태에 놓이고자 합니다. 삶과 회화적 형식이 미끄러지듯 매개되어 서로를 견주어 볼 수 있는 그림, 세계와 어떻게 관계 맺고 지속되는지 드러내고 제시하는 육체적 언어, 그것이 살에 붙는 그림이라고 합니다. 삶을 사는 것도 과거의 선을 현재와 견주어 보며 엉성하게 획을 긋고 화면을 만들어 나가는 것과 다르지 않기에 살에 붙는 그림은 곧 삶에 붙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쁜 현대사회에서 잠시 일상을 벗어나 삶에 예술을 붙여 보는 건 어떨까요?
※ 본 기사는 블로그 기자단이 작성한 글로, 송파구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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