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도심 속, 초록 물결이 넘실거리는 청보리밭 '장동만남공원'

따뜻한 햇살에 마음도 들뜨는 요즘,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꼭 멀리 가지 않아도,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풍경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곳은 바로 대전 도심 속에 자리한 ‘장동만남공원 청보리밭’입니다.

시골 외갓집 앞 논밭이 떠오를 만큼 평화로운 이곳은, 바쁜 일상에 지친 마음을 살포시 달래주는 그런 공간이랍니다. 또한 빠르게 지는 봄꽃이 아쉬웠다면, 초록으로 물든 청보리밭을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청보리밭 사이사이로 양귀비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건 관상용 양귀비라고 합니다. 일부러 심은 건 아닌 것 같고, 바람에 날린 씨앗이 이곳에 정착한 것 같았습니다. 초록빛 청보리밭 사이로 붉은 양귀비가 불쑥불쑥 얼굴을 내밀고 있는 모습이 참 예뻤습니다.

원래는 없던 풍경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 자연스러움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조화롭게 어우러진 색감 덕분에 사진 찍기에도 정말 좋은 포인트였고. 뜻밖의 선물을 받은 기분이 들었던 그런 하루였습니다.

청보리는 원래 가축 사료용으로 많이 심는 작물입니다. 겨울철에도 재배가 가능해서 농한기에도 땅을 놀리지 않고 활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한편으론 토양을 건강하게 만들어주고, 잡초도 덜 자라게 해서 친환경 농업에 딱 맞다고 합니다.

대전 장동만남공원에 조성된 청보리밭도 이런 청보리의 특성을 살려 만든 거라고 합니다. 덕분에 봄이면 황금빛 청보리 물결이 넘실거리고, 동네 분들은 산책도 하고 사진도 찍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청보리는 단순한 농업용 작물 그 이상으로, 도심 속 자연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공간이 되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장동만남공원은 원래부터 시민들이 산책하고 소풍 오는 명소로 유명한 곳입니다. 봄이 되면 공원 한쪽에 청보리밭이 넓게 펼쳐지면서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줍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청보리가 일렁이는 모습은 마치 초록빛 파도가 치는 것 같고, 그 한가운데 서 있으면 어느 시골 마을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듭니다.

장동만남공원엔 청보리밭 외에도 이팝나무꽃과 철쭉 같은 봄꽃들이 함께 피어 있습니다. 하얀 꽃, 분홍빛 꽃, 초록 청보리가 어우러진 색감이 참 예뻐서 산책하다 보면 계절이 얼마나 풍성한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사실 저는 대전에 이렇게 시골 감성이 느껴지는 장소가 있다는 걸 전혀 몰랐습니다. 작년에 우연히 본 대덕구 사진 공모전 대상작이 장동만남공원 청보리밭을 배경으로 한 사진이었는데, 그때부터 꼭 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와보니 기대 이상으로 평화롭고, 바람결에 출렁이는 청보리밭이 정말 힐링 그 자체였습니다.

나무 그늘 아래 돗자리 깔고 앉아 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곳에서는 모든 게 천천히 흘러가는 기분이 들고, 점심 먹고 가볍게 산책하듯 다녀오기에도 딱 좋은 거리라 더 만족스러웠습니다. 이런 풍경이 가까이에 있다는 게 참 고맙고, 새삼 대전이 더 좋아졌습니다.

초록 청보리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절로 편안해지는 것 같습니다. 살랑이는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도, 초록빛 색감도 힐링 그 자체입니다. 자세히 보면 벌써 조금씩 익어가는 보리들도 보입니다.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황금빛으로 변할 텐데,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초록도 좋지만, 황금보리밭도 정말 멋질 것 같아서 다음엔 꼭 그 모습도 담으러 다시 와야겠습니다.

조용한 길을 마을 주민 두 분이 나란히 걸어가고 계셨습니다. 말없이도 정겨운 분위기가 느껴지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너무 빠르지 않게, 풍경에 스며들 듯 천천히 걷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장면 하나를 완성해 주는 느낌이어서 좋았습니다.

빠르게 피고 지는 봄꽃이 아쉽게 느껴진다면, 청보리를 보러 오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짧은 순간의 화려함보다는 길게 이어지는 초록의 잔잔함이 주는 위로가 있기 때문입니다.

바람 따라 일렁이는 청보리밭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봄을 즐길 수 있게 해줍니다. 특히 요즘처럼 햇살 좋은 날엔 걷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져서 초록 물결 가득한 풍경 속에서 천천히 봄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2025 대덕구민 기자단 '김은영 기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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