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협곡을 굽이쳐 흐르는

'갈산천구곡길'을

소개합니다.

2️⃣

5곡(골래골, 화천)

골내골, 화천이라는 지명이 있는 오곡은 강변을 따라 핀 진달래 꽃잎이 하천을 따라 흘러 강물 위에 어리며 꽃 냄새가 난다고 하여 골래골이라 부르기도 했다고 합니다.

통일신라 시대 후기 마지막 태자가 천년 사직을 고려해 고려에 넘겨주어야 하는 비운을 짊어지고 이곳을 지나던 중 진달래꽃이 가득한 개울에서 빨래하는 처녀가 일국의 태자보다 훨씬 행복하다는 말을 남겼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한 가구가 살고 있으며 한 사람이 겨우 건널 수 있는 다리가 있고, 물이 적을 때 하천을 가로질려 경운기가 간신히 다니는 정도의 산골입니다.

겨울 동화의 한 장면처럼 아껴두고 기억하고 싶은 깊은 오지의 여행은 누구나가 꿈꾸는 일이 아닐까? 바로 이곳이 때묻지 않은 깨끗함과 깊은 산, 흙길을 터벅터벅 발품 팔아 걸으며 욕심 없는 풍경 속에 빠져보는 낭만을 가져봅니다.

6곡 (무너무)

마을 앞으로 갈산천이 흐르는데 장마철이나 폭우로 물이 자주 넘어 물너머 동네라고 불렀는데 시간이 흘러 쉬운 발음으로 무너무가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큰 다리가 있으며 이곳에 도착하니 간이 화장실도 보입니다.

이곳은 나름 넓은 밭도 보이고 가끔 사람이 왔다가는 집도 보이면서 징검다리를 건너면서 포장도로가 시작됩니다.

계곡 따라 길게 뿌리내린 절벽이 절경이라서 눈에 띄고, 얼어붙은 바위 틈새로 또랑또랑 흐르는 물소리에 봄을 담고 있는, 산천경개의 오묘한 조화를 한 잔 술맛의 뒤끝처럼 음미해 봅니다.

평지 길이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할 필요가 없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면서 더없이 걷기 좋은, 혼자 걷기 아까운 길입니다.

7곡 (새골)

바람이 적고 기후가 온화하여 새들의 서식지로 알맞아 새들이 많이 살고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골로 몇 가구가 살고 있습니다.

꽁꽁 언 바위 틈새로 구술 같은 물방울을 튕기면서 얼음장 속에는 봄을 품고 흐르고 있습니다.

물길을 따라 이어지던 길이 마을 쪽으로 500m 정도 오르다 내려갑니다. 평지 길이나 다름없던 갈산구곡길이 이 부분만 유일하게 오르내리게 됩니다.

굽이굽이 계곡마다 비단같이 흐르는 물길에 조금은 떨어져서 볼 수 있는 구간으로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8곡 (농바위, 선바위)

언덕 위에 우뚝 선 바위로 옛날에는 이 바위에 갓 모양의 바위가 있었고 전설에 의하면 갓 모양의 바위를 떨어뜨리면 밤에 도깨비가 나타나 올려놓았는데 세 번째 떨어뜨리자 도깨비가 화가 나서 어디론가 사라지고 갓이 없는 바위가 우뚝 서 있는 재미난 이야기가 전해져 옵니다.

칠곡을 지나면 낙엽송 가로수가 촘촘히 늘어선 또 다른 풍경이 되어 반겨주고,

학다리교가 나오면서 일곡부터 걸었던 고생한 다리 쉬어가라고 약수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리를 건너면 도로변 쪽으로 갈산 캠핑장과 갈산 1리 마을회관이 나오고, 물줄기를 따라가는 길 좌측으로는 수박 하우스가 9곡까지 이어집니다.

유명한 봉화 재산 수박 재배지입니다.

9곡 (갈천정)

학다리교에서 다음 나오는 갈산교까지 구간으로 갈산천 구곡이 끝나는 갈천정입니다.

갈천정은 병조판서, 대사간, 영흥부사를 지낸 갈천 김희주(1760~1830)가 1808년

재산면 갈산리 선영 아래에 지은 정자로 대청에는 수월현(서영보, 글), 온돌방에는 족한재(김노경,글 /추사 아버지)라는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갈천 김희주는 갈산천 구곡을 정하고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정자 아래 개울물은 일월산 동쪽으로 흘러와서 정자를 지나 십 오륙리를 가서 큰 강에 유입된다, 갈천에 이르러 기암괴석이 있고 굽이마다 서리고 구불거리는 곳이 있다,

크기는 주회옹의 무이구곡 (중국)과 같지 않으나 이리저리 굽이치는 것이 열에 여덟 아홉은 흡사하다.

1826년 (순조 26년)에 석수장이를 불러 9곡을 새겼는데 1곡부터 5곡까지는 큰아들 제공이 썼고 6곡부터 9곡까지 둘째 재익이 썼다.

그 사이에 폭포가 있고 폭포가 만든 못이 산속의 빼어난 경관이 되는데 이름을 짓지 않을 수 없어 광영대(光影臺)라 하고 재익이 쓰게 했다.

뒷사람들이 이것을 보면 반드시 산중에 전해지는 신기한 이야기로 여길 것이라고 갈천옹이 기록한다.“

산길은 물길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고 계곡엔 크고 작은 바위들이 빼곡히 앉아 나직나직하게 층을 이루고 물줄기는 소를 만들어 절경을 만들었습니다.

널따란 반석 같은 바위에 앉아 명경같은 맑은 물에 기암괴석의 비경을 보노라면 이곳이 바로 신선이 노닐던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람이 아닌 자연을 따라가는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흐르는 풍경, 누군가에게는 아련한 향수로 다가오는 곳, 아껴두고 기억하고 싶은 깊은 오지로의 여행 여러분 한번 꿈꾸어 보세요.


*9곡: (갈천정) 봉화군 재산면 갈산리 2018 번지

*제5기 봉화군 서포터즈

류중천 님의 글과 사진입니다.

{"title":"[제5기 봉화군 서포터즈] 오지 협곡을 굽이쳐 흐르는 갈산천구곡길 -2편-","source":"https://blog.naver.com/bonghwagunchung/223771474346","blogName":"봉화군 공..","domainIdOrBlogId":"bonghwagunchung","nicknameOrBlogId":"봉화군","logNo":223771474346,"smartEditorVersion":4,"outsideDisplay":false,"lineDisplay":true,"blogDisplay":true,"meDisplay":true,"cafeDisplay":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