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은 음력 4월 초파일이라 보통 5월 초에 있는 불교의 명절입니다.

그런데 가톨릭계도 5월은 중요한 달인데요, 바로 성모성월이라고 합니다.

장미꽃 피는 5월에 성모성월을 맞은 논산부창동성당을 돌아보았습니다.

입구에는 논산부창동성당이 논산시 향토문화자료(2022년 6월 27일 지정)라고 되어 있고, 성당 명칭 아래 '루르드의 성모성당'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논산부창동성당 부설 성모대학은 논산지역 어르신을 위한 문화공간이라는 설명도 있고, 다문화가족과 이주 노동자를 위해 일요일에 무료 진료실을 운영한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논산부창동선당 본당 앞에 전에는 보지 못했던 연노란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가까이 가서 읽어보니, 바티칸에서 콘클라베를 통해 이번에 새로 교황으로 선출되신 레오 14세를 축하하는 내용입니다.

레오 14세는 미국 출신으로 제267대 교황입니다.

레오 14세는, 4월 21일에 선종하신 프란치스코 교황의 후임으로 5월 8일(현지 시간) 선출됐는데, 18일 오후 5시에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즉위식을 거행한다고 합니다.

같은 종교가 아니어도 미국인 새 교황님 선출과 즉위식은 세계적인 이슈이니까 이 정도 내용은 상식으로 알아두는 게 좋겠죠?

부창동성당 왼쪽에는 성모님 상이 있습니다.

다른 때도 항상 화관을 쓴 모습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지금은 성모성월이라서 그런지 화관을 쓰고 있습니다.

본당 오른쪽 종탑 아래세는 두 팔을 활짝 벌린 예수님상이 있습니다.

예수님상 앞의 오른쪽에 있는 소나무는 부창동성당 100주년 기념으로 심은 나무라고 합니다.

2021년이 100주년이었다고 하니 올해는 104주년 역사를 바탕으로 하는 유서 깊은 부창동성당입니다.

본당 오른쪽 옆으로 루르드 성모성당 건축 연혁이 있습니다.

부창동성당의 역사는 100년이 넘었는데, 지금의 본당 건물은 1956년 기초 계획을 세우기 시작해서 1961년 10월 11일에 봉헌식을 거행했다고 합니다.

프랑스 건축가 루시앙 번과 당시 유명했던 이희태 건축가가 설계했는데, 이희태 건축가의 설계비는 당시 부통령이었던 장면의 동생 장발 루도비꼬가 지원했다고 합니다.

본당을 새로 짓던 1956~1961년은 6.25 한국전쟁을 휴전하고 한창 재건 사업으로 나라가 어려웠던 시기입니다.

성당 건축 공사비는 당시 주임신부였던 프랑스인 피에르 생제 신부(한국 이름 성재덕)의 고향 에댕지역과 교황청의 도움 등으로 충당했다고 합니다.

본당 안으로 들어가니 로비에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사진이 있고, 벽에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2014년에 천주교 성모 승천 대축일에 대전교구를 방문했을 때 남긴 축복 서명을 새긴 석판이 벽돌벽 위에 박혀 있습니다.

지금 본당이 생기기 전의 본당 사진과 1959년 논산 루르드 성모꾸리아 창립기념으로 촬영한 사진이 있습니다.

논산부창동성당은 1921년에 출발했는데 사진 속의 옛 성당은 1927년에 건립한 성당이라고 합니다.

성당은 역시 스테인드글라스(유리화)가 명물인 것 같습니다.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에는 성경 속 스토리를 담고 있어서 마치 사찰의 벽에 그린 부처의 일대기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부창동성당 본당으로 들어가는 좌우 문의 손잡이가 열쇠 모양인 것도 인상 깊습니다.

수십 년 전에 읽었던 A.J. 크로닌이 1941년에 발표한 소설, '천국의 열쇠'를 보는 느낌입니다.

중앙에 있는 문은 좌우 손잡이가 아래와 같습니다.

어떤 것이 연상되시나요?

장미꽃을 조형화한 모습입니다.

장미는 성모마리아의 순결을 뜻하며 천국의 꽃을 상징하기도 하고, 하느님과 그리스도에 대한 마리아의 사랑을 상징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붉은 장미는 순교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성모마리아 성상에는 장미 화관을 씌운다고 하니 외부에 있는 성모마리아상이 장미 화관을 쓰고 있는 것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천주교에서 기도할 때 사용하는 묵주는 로사리오라고 합니다.

로사리오도 장미 화관이란 뜻이라고 합니다.

기둥이 없이 넓게 트인 실내로 건축한 부창동성당입니다.

전등을 켜지 않았는데도 실내가 환합니다.

지금의 본당을 지었을 때 대전교구장이 내린 강복장과 역시 1961년 십자가의 길 건립 증명서도 있습니다.

위에 있는 내용은 본당 설립 100주년을 맞이해서 당시 대전교구장이었던 유흥식 라자로 대주교의 서명이 담긴 축복도 있습니다.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은 논산에서 태어나 부창동성당의 주임 신부인 피에르 생제 신부가 설립한 대건고등학교 출신입니다.를 현재 바티칸 교황청의 성직자부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성당 전면에 있는 유리화는 외부의 성당 건축 연혁에 있는 것처럼 프랑스 스테인드글라스 장인인 앙투앙 베샤크가 제작한 작품으로, 루르드의 성모 발현 장면을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본당 좌우로도 길게 만든 창에 모두 유리화가 있고, 성당벽 왼쪽에는 부창동성당의 역대 주임신부 이름을 새긴 돌판도 있습니다.

성당 안의 앞쪽에서 뒤를 돌아보니 2층 성가대석의 뒤에 있는 유리화도 아름답습니다.

성당을 나오면서 보니, 외부 출입문 위에는 역대 주임신부님 22명의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성당 외부 꽃잔디가 예쁘게 핀 곳에 '기억의 정원'이 있습니다.

묘비가 두 개 있는데, 왼쪽 묘비는 줄리앙 공베르(한국 이름 공안세) 신부의 묘비이고 오른쪽 묘비는 지금의 본당 건물을 세운 피에르 생제(한국 이름 성재덕, 1910~1992)입니다.

공베르(1877~1950) 신부는 1923년에 논산성당으로 부임해서 1927년에 부창동성당 옛 본당을 설립했으며 신사참배 거부 운동(1924)도 했는데 1950년에 북한의 중강진 수용소에서 옥사했다고 합니다.

기억의 정원에서는 논산지역 연산, 은진, 노성, 강경의 순교자의 성함도 볼 수 있습니다.

레지오 마리애 도입 기념비로 세운 성모석상 아래에는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이 대전교구장이었던 시절에 남긴 친필 기도문도 새겨져 있습니다.

피에르 생제(한국 이름 성재덕, 1910~1992) 신부의 묘비 뒤에는 주임 신부 시절에 했던 여러 활동을 볼 수 있습니다.

성재덕 신부는 1949년에 논산본당에 부임해서 논산대건고등학교 설립(1951. 8.31), 쎈뽈 양로원 설립(1953.1.3), 대건유치원 설립(1953.1.3), 천주교 구제회 급식소 운영(1955), 루르드 성모동굴 건립(1955. 12.8), 새 성당 건립(1961), 그리고 쎈뽈여중고(당시에는 해성여중고, 1961. 12.30)도 설립했습니다.

한국이 어려웠던 1950년대에 논산에서 정말 많은 일을 하셨군요.

성당 구내에 있는 아름다운도서관과 부창동성당역사관은 다음에서 다뤄야 하겠습니다.

쎈뽈여중고는 바로 부창동성당과 가벼운 울타리로 분리돼 있습니다.

학생들이 지나가는 모습도 보이는데, 쎈뽈은 '세인트 폴(성 바오로, 바오로 성인)'을 말합니다.

쎈뽈여고 교문 기둥에 박힌 명패에서 수십 년 역사가 느껴집니다.

쎈뽈여고 울타리에는 5월의 꽃이며 성모마리아의 꽃인 장미가 아름답게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논산 10기 서포터즈 주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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