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은 예부터

나라가 전쟁 등으로 위기에 처할 때

우국충정으로 목숨을 바쳐 싸웠던

위인들을 배출한 도시이기도 하며,

때론 한반도 역사의 주요 변곡점에

서 있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광양역사문화관은 광양의 옛 지명인

마로(馬老), 희양현(晞陽縣)으로부터 시작해

오늘날의 광양에 이르기까지.

옛 삼국시대부터 시작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승전지인 노량해전,

진주성에서 목숨을 바쳐 왜군과 싸웠던

강희보와 강희열 형제 의병장,

1910년 일제에 의해 강제로 나라를 빼앗기자

순국하여 충절을 마친 매천 황현 선생 등

특히, 시대에 따라 충의와 지조를 잃지 않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운

순국선열의 기록을 담았습니다.

광양역사문화관을 막 들어서자마자

초입에는 로비 한 가운데

거대한 석상을 마주하는데요.

바로 광양의 보물인

‘중흥산성 쌍사자석등’의 모형입니다.

올해 광양시에서

“중흥산성 쌍사자석등 제자리 찾기” 사업을

시민 서명운동과 함께 추진했는데요.

중흥산성 쌍사자 석등은

국보 103호로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에 의해 중흥산성에서

옛 전남지사 관사로 처음 옮겨진 뒤

덕수궁, 경복궁을 거쳐 현재는

국립광주박물관에 소장, 전시되고 있는데요.

최근 국립중앙박물관 측에서 중흥산성 쌍사자석등을

제 자리로 돌려놓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중흥산성 쌍사자석등이 광양시민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정유재란 시기, 노량해전의 치열한

전투 현장이 있었던 옛 광양만은

지금은 광양제철소와 광양항 등 세계로 뻗어나가는

동북아 물류허브 항구가 되었습니다.

광양의 옛 모습을 담은 흑백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는데요.

평생에 걸쳐 격동의 대한민국 현대사를

사진으로 담은 광양 출신 사진작가

이경모 선생님(李坰謨, 1926-2001)의 사진임을

단번에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 광양시 블로그 기자단 활동을

시작하며 첫 취재지였던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

소개해드린 바 있습니다.

백영 정병욱 박사

(白影 鄭炳昱, 1922년 3월 25일 ~

1982년 10월 12일)는 윤동주 시인의

다섯 살 아래의 후배이자 친구

오늘날 연세대학교의 전신인 연희전문 학숙에서

기숙사 생활을 같이하였으며

윤동주 시인으로부터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원고를 증정받게 되는데요.

이후 정병욱 박사마저

일제에 의해 강제징집으로 끌려가게 되자

당시 망덕포구에 계셨던 어머니께 부탁하여

이곳 정병욱 선생의 가옥에서

일제의 감시를 피해 보관하였다가

해방 이후 윤동주 시인의 전문학교 동기였던

강처중, 그의 동생 윤일주 등과 함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발간하게 됩니다.

옛 광양의 모습이 담긴 사적지가

지금도 광양 곳곳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최근에 다녀왔던 광양 서울대학교

남부학술림 관사는 적산가옥의 형태로

옛 경성제국대학의 산림연구원의 관사로

활용되었던 곳이며 원 광양군청과 해태조합 등

일제강점기 치하의 가슴 아픈

우리 민족의 수탈사를 대변하는

상흔이기도 합니다.

매천 황현 선생의 생가와

매천역사공원도 빠질 수 없는데요.

매천 황현 선생(黃玹, 1855~1910)은

구한말 문인으로 <매천야록>과 <오하기문> 등

구한말의 주요 사건들을 기록한

저술서를 쓴 분으로도 알려진 분입니다.

1910년 경술국치로

나라를 일제에 의해 빼앗기게 되자

황현 선생은 나라를 잃은 슬픔에 절명하여

그의 우국충정을 기리는 정신을 본받아

광양시에는 그의 호와 이름을 딴

매천로와 황현로가 있습니다.

이후 광양에서는 3·1운동과

여수순천사건에서의 광양, 한국전쟁,

민주화운동 등 근대역사에서 출발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격동어린 근현대사의 중심에 서 있기도 했습니다.

강희보·강희열 형제 의병장을 기린 사당인

쌍의사와 그들의 호칭을 본떠 지은

형제의병장마을을 다녀온 기억도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임진왜란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전투인

제2차 진주성 전투에 참여하여

10만 명에 달하는 왜군 병력에 맞서

9일 동안 치열하게 싸우다

형제 의병장은 그만 장렬하게 전사하고 마는데요.

그들의 충의 정신을 기려

만든 사당이 쌍의사로

이곳 광양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광양역사문화관은 대부분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인물들과 기록 위주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특히, 해발고도 500여 미터가 넘는

구봉산 정상에 있는 구봉산 봉수대는

옛 조선시대까지만 하더라도 외적으로부터

침입을 막기 위한 봉화 시설의 역할로

지금은 멋진 광양 시내와 야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아름다운 전망대로 거듭났는데요.

차량으로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는 곳이니

여러분도 나중에 시간이 나시거든

구봉산 전망대로 꼭 한 번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광양의 마로산성, 중흥산성, 불암산성,

광양 진월 신아리 보루 등

광양의 대표적인 4대 산성이 있으며

4대 산성과 더불어 광양역사박물관을 돌아보니

광양은 나라가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할 때마다

앞장서서 나서는 인물들을 배출한 그야말로

‘호국’과 ‘충의’의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끝으로 광양역사문화관의 기획전시실에는

광양의 백운서각회 회원전인

‘새김의 미(美)’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올해로 6회차를 맞는 전시라고 합니다.

민화 속 한 장면을 새겨 넣거나

개성 있는 표현 방법으로

다양한 서각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서각에는 본디 그림이나 무늬를

새겨 넣기도 하지만

의미 있는 멋진 고사성어나 문구를

새겨 넣기도 합니다.

첫 번째 사진의 ‘장락무극(長樂無極)’이란 작품은

말 그대로 “즐거움에는 끝이 없다”라는 말로

서각을 통해 느끼는 보람과 즐거움을

표현한 작품인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해서 광양역사문화관을 둘러보았는데요.

광양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공간으로

광양이 어떤 도시인지 전체적으로

와닿게 해주는 곳이었습니다.

광양읍에 있는 광양역사문화관 건물도

옛 광양 군청 건물로 사용되었던 곳으로

등록문화재 제444호로 지정된 곳이기도 합니다.

광양이라는 도시가 궁금하신 여행객이라면

이곳 광양역사문화관을 꼭 찾아보실 것을 권합니다.

찾아오시는 곳 : 전남 광양시 광양읍 매천로 829


광양의 모든 역사를 돌아보는 시간. 광양역사문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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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인 광양시 블로그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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