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시간 전
[경남/함양] 용추사와 문화유산
2025년 경상남도 뉴미디어 프렌즈 김혜영
경남 함양의 고요한 문화유산 여행 다녀왔어요
지리산 국도를 따라 달리는 길, 햇볕이 강렬하지만 바람이 시원했던 날에 경남 함양 안의면에 자리한 용추사를 다녀왔습니다.
용추사가 위치한 기백산군립공원은 여름철이면 여름 휴가를 즐기는 계곡 나들이객들로 북적이는 곳이라 조용히 다녀오기 어려운 곳인데요. 본격적인 여름이 시간되기 전 용추사의 문화유산을 찾아보았어요. 이제 ‘문화재’ 대신 ‘문화유산’이라는 말이 더 자주 들리죠. 문화유산이라니 시간의 흐름을 이겨낸 것들에 대한 존중과 깊이가 담겨 있는 것 같아 참 좋아요.
지리산 자락 길의 끝에서 마주한 일주문
용추사 일주문 앞 큰마당에 주차도 할 수 있고 군내버스도 이곳까지 닿는다고 합니다. 지금은 용추사의 시작을 알리는 문이지만 원래는 장수사의 일주문이었답니다. 1711년 조선 숙종 때 호남사혜 스님이 세운 문으로 한국전쟁으로 장수사는 사라졌지만 이 일주문만은 꿋꿋이 남아 지금의 용추사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단칸의 팔각지붕 건물로 서까래와 부연으로 구성한 겹처마 구조로 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된 귀한 구조물이에요.
사실 위치가 조금 애매해서 처음엔 길을 헤맬 수도 있어요. 왼쪽으로 가면 용추폭포와 용추사가 바로 보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용추자연휴양림을 따라 계곡을 걷는 조용한 길이 나옵니다. 양쪽 모두 매력적인 코스입니다. 용추사 아래 용추폭포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약간의 언덕을 걸어 올라갑니다.
소원을 비는 범종과 작은 체험의 기쁨
용추사에는 소소한 체험거리들이 있습니다. 소원돌, 소원연꽃, 소원범종 등 종교와 상관없이 간절한 마음으로 체험할 수 있는데요. 그 중 범종은 보리수잎에 소원을 적어 걸은 후 범종을 울리며 소원을 발원하는 체험입니다. 직접 범종을 울리다니 묵직하고 울림 깊은 종소리에 잠시나마 마음이 정돈되는 느낌이었어요.
고요한 마음을 주는 대웅전의 그네
용추사 대웅전 앞에는 작고 단정한 그네가 놓여 있어요. 하늘과 푸르른 산을 향해 있어 산멍하기에 너무 좋아요. 무심히 앉아있기 참 좋은 자리. 햇살과 바람, 멀리서 들려오는 새소리.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저 그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그 시간이 그렇게 좋더라고요. 요즘 같은 바쁜 일상에 이런 고요는 정말 소중하죠. 여름 휴가가 너무 간절해 지는 때이죠.
명부전, 그리고 용추사의 진짜 보물들
대웅전 옆 명부전에는 보물 같은 문화유산이 모여 있습니다. 함양 용추사 건륭18년 천룡도, 지장시왕상, 고승 진영 등 귀중한 우리 경상남도 문화유산자료이 여기 있는데요.
목조지장시왕상, 경남의 문화유산
명부전에는 목조지장시왕상이 있습니다. 지장보살과 시왕상들이 봉안된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에요. 본존인 지장보살은 단정한 자세에 부드러운 표정이지만, 무언가 단호하고 깊은 마음을 품은 듯한 인상이 있어요. 이 불상은 1694년 조선 숙종 20년 하천이라는 조각승이 만들었다고 해요. 당시 조성발원문이 발견되어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하니 함양에서 보기 드문 귀중한 유산입니다.
지장보살의 왼쪽에 도명존자, 오른쪽에 무독귀왕의 지장삼존상과 시왕상 등 여러 존상이 봉안되어 있는데요. 익살스럽게 웃고 있거나, 손에 홀을 들거나, 수염을 만지거나, 경서를 들고 있거나, 코끼리를 밟고 있거나 등받이와 팔걸이 등 다양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천룡탱, 조선의 섬세함이 깃든 불화
또 하나의 문화유산은 천룡탱. 정식 명칭은 건륭18년명 천룡탱으로, 1753년에 그려진 불화입니다. 크기는 크지 않는데 천룡팔부중이 화려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바탕이 모시라고 하니 참 신기하고 아직까지 잘 보존되어 있다니 신기합니다. 그림 아래엔 조성 당시 참여한 화승들의 이름도 남아있는데, 당시 불교 예술의 생생한 숨결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 합니다.
고승의 진영, 그리고 시간이 머문 사찰
용추사에는 고승 진영도 전해지고 있어요. 무학대사, 청허대사, 송운대사, 각연대사 등 경남 함양 용추사라는 단순한 절터를 넘어서 수백 년 불교문화의 중심지였음을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명부전과 대웅전 어디에도 고승의 모습을 볼 수 없어 종무소 보살님께 여쭤보니 아쉽게도 고승영장은 보관 중이라 일반 공개는 어렵다고 하셨지만, 우리의 귀중한 문화유산 보물인만큼 이해가 되었습니다.
오르고 함양, 용추사에서 계곡까지
용추사는 기백산 군립공원 내에 위치해 있어 함양 등산과 함께 계획하면 더욱 알찬 여행이 됩니다. ‘오르고 함양’ 이라는 산악 완등 인증사업과 함께 근처에 용추폭포, 용추계곡, 연암 박지원 물레방아 공원도 있어서 하루 종일 둘러보기 딱 좋은 코스입니다.
특히 여름철 계곡은 경남 함양 계곡 명소로 손꼽히는데요, 가족 단위 여행객도 많고, 물놀이 후 들르기에도 좋은 코스입니다. 무더운 여름날 그늘아래 선선한 숲길을 걷고 싶다면 자연휴양림 코스를 따라 천천히 걸어도 참 좋지요.
함양 드라이브, 문화유산을 품은 곳
경남의 산좋고 물좋은 지리산 깊숙한 용추사에서 사찰 문화유산을 눈으로 직접 보고 드라이브를 하며 만족스러웠던 하루입니다.
여름도 좋아, 사계절 매력이 있는 용추로 오세요.
계곡물 흐르는 소리와 바람, 그리고 천천히 걸으며 만나는 문화유산을 이번 여름 휴가와 계곡 나들이에서 꼭 경험해보시길 바랍니다.
용추사
✅주소 : 경상남도 함양군 안의면 상원리 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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