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시간 전
[경남/진주]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 나무를 새기며
2025년 경상남도 뉴미디어 프렌즈 김혜영
나무와 우주에 대한 상상
경남에 우주항공청이 개청하기 전부터, 우주를 향한 예술적 상상력을 펼쳐온 이성자 화백이 있었습니다.
우주항공청 개청으로 경남은 항공 제조 중심지를 넘어 우주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하고 있는데요. 이런 변화 속에서 오래전부터 우주를 탐구한 이성자 작가의 작품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의 기획전 <나무를 새기며>는 우주로 작품 세계를 확장하기 전 자연에 대한 작가의 깊은 관심을 조명하는 전시입니다.
이번 전시는 ‘나무’를 주제로 다루며, 1970년대 이성자 작가의 목판화를 비롯해 동시대 작가들이 나무와 관련된 다양한 시각을 탐구한 작품들로 구성되었어요. 네 개의 섹션을 통해 나무의 고정관념을 해체하거나, 숲에 들어온 듯한 서정적이고 편안한 감성을 전달하며,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깁니다.
이성자 작가가 바라본 자연으로서의 나무를 시작으로, 무한한 자연의 생명력을 표현하는 작가들이 모여 나무의 의미를 탐구하고 있어요.
Section 1. 이성자의 나무
이성자 작가는 1960년대 중반부터 숲속을 산책하며 나무의 형태를 관찰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목판화로 새겨냈습니다. 목판화가 육체적 노동이 많아 창작의 보람을 느낀다고 했는데요. 이성자 작가는 2중, 3중 판화 기법을 활용해 에어브러쉬로 배경을 만들고, 전통적인 기법으로 문지릅니다. 경남 예술가 이성자의 작품 속 나무결은 은하수처럼 흐르고, 음양의 모티브들이 길을 안내하듯 유영합니다.
Section 2. 나무의 현대적 시각
이성자 작가의 작품세계를 살펴보았다면 두 번째 섹션에서는 동시대 작가들이 나무를 어떻게 재해석하는지 감상합니다. 회화, 조각, 설치 등의 형태로 나무를 탐구하는 이은정, 박준우, 조현수 작가의 작품이 전시됩니다.
동박을 활용한 변화하는 자연을 표현하는 조현수 작가
조현수 작가는 전통 한국화 재료와 현대적 조명 설치를 결합해, 관람자가 작품 속을 산책하듯 경험할 수 있도록 합니다.
화첩에 자신만의 언어로 자연을 그리는 박준우 작가
박준우 작가는 사생화를 통해 나뭇가지와 잎줄기의 유연함을 표현하며, 그림일기 같은 형식으로 자연의 특별함과 웅장함을 담아냅니다. 길게 그려진 창원국제사격장을 보고 있으면 작가의 하루를 훔쳐보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나무의 몸으로 품어낸 삶의 의미를 찾는 이은정 작가
이은정 작가는 실로 꿰매기와 펜촉 드로잉 기법을 활용해 나무와 인간의 삶을 연결짓는 작업을 해왔으며, 입체, 조각, 콜라주 등 다양한 기법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이어지는 계절의 결을 표현했습니다.
Section 3. 1980년대 판화
세 번째 섹션은 1980년대 한국 예술계에 등장한 민중미술과 목판화 작품을 조명하는 공간입니다. 오윤, 안한수, 이철수, 김종억 작가의 판화를 감상할 수 있어요.
동양화에 뿌리를 둔 목판 작업을 하는 김종억 작가
김종억 작가는 국토를 여행하며 부감법을 활용해 지역의 일상과 풍경을 세밀하게 담아냅니다. 빼곡하게 채워진 작품속에서 사람들의 모습을 찾는 재미가 있습니다.
민중 중심의 은유적 표현하는 안한수 작가
안한수 작가는 신안, 완도, 강진 등지에서 본 바다와 어부, 마을의 모습을 판화로 표현하며 민중미술운동에 기여했습니다.
목판 민중미술에 큰 영향력을 미친 오윤 작가
오윤 작가는 테라코타 기법과 목판화를 활용해 농민과 빈민의 삶, 한국사의 단면을 담아냈습니다.
간결한 그림에 평범하지만 소중한 진리를 담은 이철수 작가
이철수 작가는 민중판화 운동을 통해 미술을 시작했으며, 이후 생명의 본질과 자기 성찰을 담은 작품을 선보이며 많은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Section 4. 삶과 나무
이 섹션에서는 전통 목공예 기술을 계승하는 장인들의 작품과 아카이브 공간을 만날 수 있습니다. 대목장 이형찬, 소목장 정진호 작가의 작품을 통해 나무가 주거와 생활 속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살펴볼 수 있어요.
전통 건축물 공사의 총괄 책임자 도편수, 이형찬 대목장
이형찬 대목장은 30년 이상 사찰과 한옥 등 전통 건축물을 지어왔으며, 경남 통도사 극락암, 경남 남해군 무량암 대웅전, 서울 봉은사 매화당 등의 건축에 참여했습니다. 현재 국가유산청 기술전문위원을 역임하며 후진 양생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경남무형유산 기능장, 정진호 소목장
정진호 소목장은 경남무형유산 소목장 기능보유자로, 전통 가구 제작 기법을 연마하며 진주에서 단원공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소목의 아름다움과 전문성을 널리 인정받고 있는 경남의 대표적인 목공예 전문가입니다.
이번 전시는 이성자 작가부터 이은정, 박준우, 조현수, 오윤, 안한수, 이철수, 김종억 작가와 대목장 이형찬, 소목장 정진호 작가까지 동시대 작가들의 다양한 시각을 함께 볼 수 있어서 뜻깊은 시간이었어요. 예술과 자연, 삶이 나무라는 매개를 통해 어떻게 연결되는지 경험할 수 있는 전시였습니다.
이번 경남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 <나무를 새기며> 전시는 오는 3월 30일까지 열리니 꼭 방문하여 자연에 대해 자유롭게 상상해 보시길 바랍니다.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
✅ 주소 : 경남 진주시 에나로128번길 14
⏰️ 운영 시간 : 화~일 0:00 ~18:00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 문의 : 055-749-5898
- #경상남도
- #경남
- #경남여행
- #경남문화
- #경남가볼만한곳
- #진주
- #진주여행
- #진주가볼만한곳
-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
- #진주미술관
- #나무를새기며
- #나무
- #우주